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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영화인들에게 충무로로 향하는 등용문”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이끄는 최동훈·엄태화·허정 감독

글·사진 : 서경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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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와의 전쟁〉의 윤종빈 감독, 〈해결사〉 권혁재 감독, 〈미스 홍당무〉 이경미 감독, 〈추격자〉 나홍진 감독, 〈늑대 소년〉 조성희 감독. 이들 감독에게는 공통분모가 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신 감독이라는 점이다. 영화인들에게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충무로로 향하는 등용문과도 같다. 2002년 영화인들의 관심과 기대 속에서 시작한 영화제가 어느덧 16회를 맞이했다. 올해는 어떤 감독의 참신한 작품이 우리를 놀라게 해줄까.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최동훈 감독과 부집행위원장을 맡은 허정 감독, 엄태화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엄태화, 최동훈, 허정 감독.
영화 〈암살〉, 〈도둑들〉로 2500만 관객을 모은 최동훈 감독. 그는 2004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한 이래 〈타짜〉, 〈전우치〉 등을 발표하며 개성 있는 캐릭터와 박력 있는 전개, 화려한 액션으로 흥행성과 완성도를 갖춘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최동훈 “그동안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다양하면서도 놀랍고 발칙한 단편영화들을 소개하며 신인 감독을 발굴해 왔습니다. 단편영화를 본다는 건 흥미롭고 짜릿한 순간이죠. 영화를 만든 감독과 관객, 심사를 하는 기성 감독 모두가 영화제의 주인공입니다.”

부집행위원을 맡은 허정 감독과 엄태화 감독은 본 영화제 출신이다. 허 감독은 9회 때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고, 영화 〈숨바꼭질〉로 데뷔했다. 엄 감독은 11회 대상 수상자다. 그는 지난해 영화 〈가려진 시간〉으로 충무로에 발을 내디뎠다.

허정 “제가 영화를 시작할 즈음에 이 영화제가 처음 열렸어요. 관객으로 참여하다가 상영감독, 심사위원을 거쳐 지금은 집행부를 맡고 있으니 여러모로 의미가 있죠.”

엄태화 “한국 단편영화 감독들에게 이 영화제는 하나의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해요. 단편영화 탄생의 원동력인 셈이죠. 영화제에 참여하는 감독들이 제 또래가 많은데 좋은 자극이 됩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작은 첫해 500여 편에서 계속 증가해 올해는 1163편이라는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의 단편영화 제작 편수가 곧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 편수와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

최동훈 “한국에서 단편영화가 1000편이 넘게 만들어진다는 데 놀랐습니다. 영화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성과입니다. 좋은 단편 영화를 볼 기회가 늘어가니까요. 올해는 장르도 다양해졌어요. 영화제가 한 가지에 치중하지 않은 거죠. 각각의 장르를 재밌게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영화제는 장르 개념을 도입해 관객이 쉽게 단편영화를 접하고 이해하도록 돕는다. ‘비정성시’(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멜로드라마),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포, 판타지), ‘4만 번의 구타’(액션, 스릴러) 등 장르별로 최우수작 5편을 선정한다. 올해는 16 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률을 통과한 70편이 본선에 올랐다. 6월 29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롯데시네마 홍대점에서 상영된다.

단편영화는 기본적으로 상영 시간이 40분 이하의 짧은 영화를 말한다.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기에 함축적이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단편영화의 감독은 대부분이 연출자며 동시에 작가다. 영화감독들은 장편영화로 진입하기 전 단편영화를 만들어봄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로 삼기도 한다. 그렇다면 장편과 달리 단편영화를 만들 때는 어떤 점에 집중해야 할까.

허정 “단편은 감독의 색깔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영화 속에서 감독이 보입니다. 이 점이 단편을 보는 재미죠. 나중에 상업영화에 가서도 자기 색이 있어야 유니크한 지점이 생기고요.”

엄태화 “영화는 일기를 쓰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일기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쓰게 되잖아요? 감추기보다 솔직하게 만들면 보는 사람에게도 전달이 잘 되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흔히 말하는 ‘영화 흥행 공식’이 단편영화에도 있을까.

최동훈 “사람들은 흥행을 위해 ‘이런 영화를 찍어야 해’라는 착각을 해요. 그런 건 없어요. 만듦새가 허술하더라도 신선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거나, 1cm라도 남들과 다른 영역에 서 있으면 관심을 끌죠. 정해진 관습이나 공식이 존재한다고 생각 안 했으면 좋겠어요. 온통 자기가 좋아하는 걸로만 채워서 이상하거나 삐딱해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알아차립니다. 영화를 자기 맘대로 만들라는 말이죠. 내 영화에서 흥행 공식이라 하는 부분은 나중에 사람들이 만든 거예요. 영화 〈도둑들〉만 봐도 여자 4명, 남자 6명이 나와요. 보통의 그런 영화에서는 남자 9명에 여자 1명이 나오는 게 공식이라면 공식이죠. 홍콩 갔다가 마카오 갔다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찍었어요.”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즐기는 포인트는 무엇일까.

허정 “단편영화를 보면 감독의 다양한 색이 보입니다. 상업영화에만 익숙한 관객이라면 자기와 맞는 영화를 찾거나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동훈 “장편영화에는 스타 배우들이 나오잖아요. 우리 기억에는 스타의 표정과 말투가 남아 있어요. 영화를 보는 것은 그 기억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반면 단편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배우들이 주로 나와요. 연기도 잘하고. 배우에 대한 정보가 없다보니 연기가 아닌 배역을 그 사람 자체로 보죠. 캐릭터 몰입도 면에서는 탁월해요. 단편영화에서 나온 배우들을 늘 주목하고 있습니다. 단편영화는 보물창고 같아요. 신인 감독뿐만 아니라 미래의 스타도 발굴해 내는 재미가 있죠.”

영화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엄태화 “요즘은 영화를 찍기가 쉬운 시대예요. 휴대폰으로도 찍을 수도 있고요. 뭐든지 한 편을 찍어보면 이 세계를 간접 체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유튜브에 올라오는 고등학생들의 작품을 보면 놀라워요. 이 친구들이 나중에 영화를 하면 정말 제대로 만들겠다 싶죠. 다듬어지지 않은 것들이 영화제를 보고 새로운 영감으로 다가올 수 있으면 좋겠어요.”

최동훈 “군 제대하고 처음 본 영화가 〈펄프픽션〉이었어요. 영화를 마음대로 찍었는데 좋은 느낌? 그때 느꼈죠. 영화는 자기 마음대로 찍어야 좋은 영화구나 하고요. 그때부터 영화를 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에게 있어 좋은 영화의 기준은 재미예요. 저는 아버지가 제 영화를 보고 재밌다 말씀해주시는 게 기분 좋아요. 아버지는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를 싫어하셨죠. ‘뭐 이리 복잡하냐’며. 〈도둑들〉을 보고 나서는 본격적이라며 좋아하셨어요. 〈암살〉을 보시고는 ‘우리 동네에도 저런 놈이 있었어’라고 하셨고요. 그런 반응이 재밌어요. 10년 후에도 또 보고 싶은 영화 그런 영화가 좋은 영화 아닌가요?”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되는 대상작은 지난 2012년 엄태화 감독의 〈숲〉 이후 4년 동안 나오지 않았다. 올해 경쟁부문 본선 진출작 중에서 영예의 대상이 선정될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동훈 “이런 영화제도 없을 거예요.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가 아니면 대상을 주지 않는. 대상은 그만큼 아껴서 주겠다는 의미니까요. 지금까지의 대상작이 훌륭했다는 방증이기도 하죠.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대상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오셔서 후회는 안 할 겁니다.”
  • 2017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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