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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깨비> OST로 유명해진 인디밴드

에이프릴 세컨드

글·사진 : 서경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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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순간을 오래도록 각인시킬 때가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은 그런 면에서 극적이다. 음악이 더해진 시퀀스는 시청각을 넘어 오랜 잔향으로 남는다.
왼쪽부터 조성열, 김경희, 문우건, 문대광
지난 1월 말 인기리에 종방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한 신(神)-도깨비>. 극 중 어린 지은탁과 엄마가 생일 케이크를 앞에 두고 눈물을 흘렸던 일명 ‘케이크 신’은 시청자가 뽑은 베스트 장면 중 하나다. 이 장면을 더욱 돋보이게 했던 것은 모녀의 눈물 뒤로 흐른 OST ‘앤드 아임 히어(And I'm Here)’가 아닐까. 이 노래를 부른 에이프릴세컨드 보컬 김경희의 애잔한 음성은 드라마에 녹아들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인디밴드 에이프릴 세컨드가 드라마 OST로 목소리를 알리며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도깨비>뿐만 아니라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공효진과 고경표의 러브 테마곡 ‘녹아내린다’를 불러 이미 화제가 된 바 있다. 또 MBC <한 번 더 해피엔딩>의 ‘독보적으로 아름답소’, tvN <기억>의 ‘More than a memory’, KBS <빨간 선생님>의 ‘그리워하네’ 등 드라마 OST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성열, 김경희

왼쪽부터 문우건, 문대광

올해로 활동 8주년, 4월 2일 데뷔

에이프릴 세컨드는 문대광(기타), 김경희(보컬), 문우건(베이스), 조성열(드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2010년 미니앨범 <시부야 34℃>로 데뷔해 2014년 첫 정규앨범 <플라스틱 하트>를 냈고, 지난해 2집 <슈퍼 섹시 파티 드레스>를 발표했다. 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프로젝트 ‘헬로 루키’에 선정되며 주목받았고, ‘KT&G 밴드디스커버리’에서 우수상, 홍대 가요제에서 금상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홍대 라이브카페 언플러그드에서 에이프릴 세컨드를 만났다. 드라마 <도깨비> 이후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리더 문대광이 제일 먼저 입을 열었다.

“주변에서 돈 많이 벌었냐고 물어봐요. 하하.”
보컬 김경희가 말을 덧붙였다.
“정산이 아직 안 됐어요. OST는 확실히 팬층이 달라요. 밴드로 활동하면 주 무대인 홍대 클럽이나 뮤직페스티벌에 오는 사람들로 한정적인데, 드라마는 인디음악을 듣지 않는 시청자들에까지 알려지게 되니까 범위가 다르죠.”


에이프릴 세컨드의 전신은 고교 동창인 문대광과 신재영이 2008년에 만든 밴드 ‘블루스타’다. 보컬로 김경희(보컬)를 영입해 활동하던 중 베이스를 맡은 문우건이 들어오며 지금의 멤버가 모였다. 조치원 출신의 김경희만 빼고 모두가 대전이 집이다. 그렇다 보니 서울 공연이 없을 때는 보통 대전에서 활동한다. 문대광은 ‘우리에겐 극적인 게 없다’고 말한다. ‘처음 만난 날이 4월 2일이라 이름도 에이프릴세컨드라 지었을 정도’라며 싱겁게 웃는다. 최근 밴드에게 가장 큰 변화라면 원년 멤버였던 신재영이 건강상의 이유로 빠지고 지난해 10월부터 새로운 드러머 조성열이 합류했다는 거다.

멤버 넷은 나이나 혈액형, 성격, 음악적 취향이 제각각이다. 맡형 문대광이 35세이고, 두 살 터울로 조성열, 그 밑이 김경희다. 막내 문우건은 28세이다. 혈액형도 각각 B형, A형, AB형, O형이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음악은 통틀어 하나의 장르로 규정하기 어렵다. 신스 팝과 얼터너티브 록, 전자음악의 균형 속에서 대중성을 겸비한 노래가 그들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장르에 대한 질문에 김경희가 입을 열었다. 그는 앨범 수록곡 대부분을 작사, 작곡했다.

“가장 어려운 질문이 장르에 대한 부분이에요. 우리 대표곡은 주로 팝이에요. 일렉트로닉과 록에 기반을 둔 팝이죠. 2집보다 1집은 더 중구난방이었어요. 첫 앨범이다 보니 음악색이 안 살았어요. 그 전에 했던 음악도 섞여 있고. 1집을 낼 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많아서 다 집어넣었어요. 평론가가 너무 다양한 것을 추구했다는 말도 했죠. 맞는 말이에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구별했어야 했는데 그걸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영국에서 작곡과 보컬을 공부한 김경희는 멤버들이 인정하는 싱어송라이터다. 드럼을 맡은 조성열은 그를 두고 ‘하드 리스너’라 말했다. “핀란드 차트에도 못 들어간 노래를 찾아 들을 정도로 다양한 음악을 듣는다”며 “음악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칭찬한다.

보컬의 색은 밴드 분위기 전체를 아우른다. 밀어서 부르는 김경희의 창법(레이백)은 요즘 인디 신에서 많은 이들이 시도하고 있다. 도리어 김경희는 ‘자신의 창법이 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톤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죠. OST 작업하며 많이 배웠어요. 다른 사람들과 작업하다 보니 색과 뉘앙스가 중요하더라고요. 요즘은 노래에 따라 톤을 달리해요. 2집에서는 창법도 바꿨죠. 1집에서는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부분이 있었어요. 가사 전달력을 높이려고 발음을 더 신경 썼어요.”


철학적 사유가 담긴 가사와 선율

욕심이 많았던 1집에 비해 2집은 밴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대중적 멜로디를 살리면서도 철학적 사유가 담긴 가사로 음악의 깊이를 더했다. 주목할 점은 외부 프로듀서의 영입이다. ‘브링 잇 업(Bring it up)’은 스웨덴 프로듀서 겸 작곡가 다비드 프렘베리가 공동 작곡한 곡으로 유럽 신스팝의 매력을 살렸다. 부활의 김태원도 참여했다. 문대광은 그가 만든 노래 ‘학교’에 애착을 갖는다.

“예전에 강원MBC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특집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만들었어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밴드를 만들어 악기를 가르치고 앨범을 만드는 프로젝트였는데, 김태원 선생님이 멘토였죠. 여름 내내 거기서 먹고 자고, 재밌었어요. 그때 만든 곡이 맘에 들어서 허락을 받고 앨범에 넣었죠. 김태원 선생님이 항상 ‘홍대에서 한번 봐야지’ 했는데, 잡지가 나가면 꼭 술 한번 사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

인터뷰가 무르익을수록 농담 섞으며 답하는 것이 딱 그들의 음악 같다. 에이프릴 세컨드의 노래는 전반적으로 에너지가 넘치고 흥이 돋는다. 드러머 조성열은 팬들이 남긴 댓글 중에 ‘귀가 행복한 밴드’라는 말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고 말한다. 에이플릴 세컨드의 주된 테마는 ‘행복’이다.

“밴드의 일상을 그린 ‘금요일 늦은 10시’는 제가 가장 아끼는 곡이죠. 금요일 10시는 항상 공연하는 시간이거든요. 힘든 일로 지쳤을 때, 기분 좋은 일들을 상상했죠. 공연하고 있으면 행복하거든요. 저희 노래에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 현장을 떠올리며 쓴 곡이에요.” (보컬 김경희)

밴드를 시작하고 근 10년을 호형호제하며 함께 보낸 멤버들이다. 막내 문우건은 “부모님보다 더 자주 만나서 형들이 가족 같다”고 말한다.

“지난해 마지막 날 누워 있다가 ‘밴드를 계속해야 하나’하고 잠깐 생각했어요. 그때 경희 형이 혼자 OST로 활동하면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고 성공에 대한 확신이 들었죠. 밴드는 1+1이 2가 되면 안 되고 4가 되고 5가 되는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밴드의 화합은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 된다. 리더인 문대광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정규 1집 전에 낸 앨범이 하나 있어요.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죠. 돈 들여 믹싱도 해보고, 큰맘 먹고 1000장을 찍었는데 유통을 못 했죠. 귀가 얇았어요. 주위에서 프로모션을 제대로 해서 앨범을 내야 한다고 하니까. 소속사 문제도 있다 보니 아예 판매를 안 했어요. 100장은 지하 합주실이 장마 때 물에 잠겨 젖어버렸죠. 그때 마음고생 많이 했어요. 헬로 루키로 선정되며 주목은 받았는데 앨범은 없고. EP앨범에 발표한 4곡이 전부였으니. 그런 시기가 있어서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는 4월 2일이면 에이프릴 세컨드가 데뷔한 지 만 8년이 된다. 그날은 정식 생일파티로 서울 홍대의 스테이 라운지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 공연 이름은 ‘4월의 돌고래’. 에이프릴 세컨드의 곡 ‘분홍돌고래’를 부를 때 팬들이 환호하는 소리가 마치 한 무리의 돌고래 소리 같다 해서 붙인 애칭이다. 매해 생일파티를 했지만 서울에서 공연은 처음이다. 앞으로 어떤 밴드로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더니 한참을 고민하던 멤버들이 한 목소리로 답했다.

“이름 앞에 수식어가 붙기보다 나 그대로이길. 에이프릴 세컨드는 에이프릴 세컨드였으면 좋겠어요. 그 자체로 말이죠.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밴드가 되길 바랍니다.”
  • 2017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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