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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사는 세상

화제의 웹툰 - 나노리스트

안드로이드라고 불리는 기계인간에게 관심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본체를 구성하는 어떤 부분도 인간과 같은 것이 없지만, 인간과 닮은 외형을 지녔기 때문일까? 인간의 이룰 수 없던 바람과 욕망을 인간과 꼭 같은 외모로 이루어내기 때문일까? 아니면 인간이 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 안드로이드를 창조했기에 갖는 우월감 때문일까?


〈나노리스트〉는 편의점 점원, 스타 인터넷 강의 강사, 경호원, 운전기사, 가사 도우미, 교장선생님, 인기 아이돌도 안드로이드(인공지능 로봇)가 인간만큼 활동하는 미래 한국 사회를 그렸다. 거대 자본을 소유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이라도 자동차값 정도의 비용을 치르면 안드로이드를 소유할 수 있다. 주인공, 이제 막 열일곱이 된 소년 안도진은 안드로이드 공학박사였던 하나뿐인 피붙이인 누나 안도희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후 가사 안드로이드 ‘산’과 서로 의지하고 아끼며 살고 있다. 누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천재였지만 어딘가 인간다운 감정이 결여되어 있었고, 동생인 도진을 아꼈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렀다. 그래, 마치 인간의 탈을 쓴 로봇 같았다고나 할까? 〈나노리스트〉의 안드로이드들은 ‘딥 러닝’ 기능이 탑재된 듯 인간과의 생활을 거듭하며 인격이 형성되고, 희로애락을 인간과 나누는 존재로 성장한다. 그런 안드로이드를 설계하고, 만들어낸 장본인은 아이러니하게도 감정적인 면이 결여된 인간이다. 누나가 죽은 후 도진이 건네받은 조그마한 상자에는 그가 생활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금액이 든 통장과 누군지 알 수 없는 어른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 몇 장, 편지 한 통이 들어 있었다. 열일곱 생일 선물을 보내겠다는 유언이 적혀 있었다. 시간이 흘러 열일곱을 맞은 소년 안도진. 사랑스러운 소녀가 집으로 찾아온다. “내 이름은 나노. 나는 안도화 박사가 만든, 안도진의 열일곱 살 생일선물”이라는 멘트와 함께. 도진과 산, 둘의 생활에 나노가 끼어들면서 평범하고 안온한 삶이 서서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그녀의 정체를 둘러싸고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나노리스트〉의 안드로이드들은 하나같이, 아름답다. ‘천상의 피조물’이라는 표현은 그들을 위해 준비된 것처럼 느껴질 만큼. 180cm가 넘는 큰 키에 섹시한 얼굴과 몸을 가진 산, 도진 또래의 소녀같이 앳되고 귀여운 외모의 나노. 그들을 둘러싼 주변의 안드로이드들 또한 미모와 개성을 겸비했다. 극중 세계 안드로이드 산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굴지의 한국 기업 MSA에는 생산된 지 70년 넘은 여성형 안드로이드 ‘차차’가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에반게리온〉의 헤로인, 레이를 연상시키는 은발에 붉은 눈동자가 인상적인 미녀.

내용의 묵직함은 뒤로하고서라도 〈나노리스트〉에 즐비한 매력적인 안드로이드 캐릭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다.

거기에, 그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모들이 기묘한 드라마를 연출해낸다. 기계인간인 그들은 당연하게 인간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오랜 기간 주인과 함께하며 쌓인 감정이 ‘혐오’나 ‘증오’가 된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다. 그것은 애증이다. 인간 이외에는 이해할 수 없을. 영원히 인간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그들에게 부여된 ‘2등 시민’의 운명이 그들을 더욱 인간에 가깝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이 ‘운명’에 순응하는 다수와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소수가 있다. 인간인 우리 독자들은 어느 쪽을 응원할 것인가. 창조주라는 우월감으로 바라보든, 그들에게 공감하며 눈물을 펑펑 쏟든 확실한 건 한번 보기 시작하면 최신화까지 놓지 못할 거라는 것. 각오가 되었다면, 1년치 쌓인 연재 분량을 따라잡아보자.

글·그림 : 민송아 / 네이버 토요웹툰
  • 2017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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