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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소리를 내는 마림바의 매력을 알리고 싶어요

17세 타악기 연주자 공성연

2017년 1월 21일 저녁, 색다른 소리가 서울 금호아트홀을 꽉 채웠다.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로 열린 공성연의 타악기 독주회였다. 타악기 연주자 공성연은 마림바와 비브라폰, 드럼 셋업을 연주하면서 관객들을 새로운 음악세계로 이끌었다. 마림바는 나무로 된 건반들이 피아노같이 배열되어 있는 타악기로, 말렛(Mallet : 둥근 고무를 실로 감싼 헤드가 달린 스틱)으로 건반을 때려 연주한다. 건반 아래 공명관이 달려 있어 투명하면서도 깊고 부드러운 소리를 낸다. 비브라폰 역시 피아노처럼 배열된 건반을 말렛으로 때려 연주하지만, 금속 건반이라 금속성의 밝은 소리를 낸다. 공성연은 양손에 두 개씩 네 개의 말렛을 네 손가락처럼 사용하면서 좌우로 춤추듯이 움직이며 연주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조기 입학한 음악영재

17세인 공성연은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조기 입학한 음악영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원에 선발돼 교육받아왔고, 2015년 뉴욕 아티스트 국제콩쿠르에서 1위, 2016년 노스웨스턴 타악기 국제콩쿠르에서 2위, 부산마루국제음악제 콘서트 콩쿠르에서 2위를 했다. 2015년 뉴욕 아티스트 국제콩쿠르 직후 링컨센터에서 첫 독주회를 열었던 그는 오디션을 거쳐 선발하는 금호영재콘서트,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무대에 연이어 올랐다. 김선욱, 손열음, 조성진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젊은 음악가들이 섰던 무대다. 고등학교 2학년 나이에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공성연을 만나 어떻게 타악기 연주자가 되었는지 물었다.

“제가 다니던 분당 정자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가 있었습니다. 정기연주회를 열 정도로 실력 있는 곳이라 꼭 들어가고 싶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그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타악기를 연주했습니다. 원래는 플루트 연주를 하고 싶었지만, 호흡이 달려서 포기했지요.”

오케스트라 타악기 담당 선생님을 통해 초등학교 5학년 때 마림바를 처음 접한 그는 영롱한 소리에 금방 빠져들었다고 말한다.

“맑고 투명하면서도 부드럽게 감싸는 소리가 너무 색달랐어요. 마림바 앙상블 공연을 보러 갔다 앙코르 곡으로 연주하는 찬송가를 듣고 더욱 감동받았습니다. 천상의 소리 같은 마림바로 연주하니 정말 잘 어울렸거든요. ‘이 소리는 내가 꼭 연주하고 싶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독주회에서도 앙코르 곡으로 ‘주기도문’을 연주했지요.”


초등학생 딸이 타악기 연주자가 되겠다고 우기자 부모는 처음에 반대했다고 말한다. “그냥 취미로 하는 줄로 생각했거든요. 평소 순종적이던 아이가 강하게 주장하니 무조건 반대만 할 수도 없었습니다”라고 어머니는 말한다. 부모는 ‘그러다 포기하겠지’라는 심정으로 ‘이번 대회에서 1등 하면’ ‘영재교육원에 합격하면’이라면서 조건을 달았고, 성연이는 그 조건을 계속 충족시켜나갔다. 2011년 전국관악타악실기 경연대회에서 1위를 하더니 영재교육원에도 합격했다. 매일 밤늦게까지 연습해도, 영재교육원에서 공부하느라 주말에 쉬지 못해도 싫은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성남시립교향악단, 용인시립교향악단, 대명챔버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기회도 얻었다. 공성연에게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할 때 달라진 게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그때는 어려서 용감했나 봐요”라고 대답한다.

“그때는 열정 하나로 덤벼들었지만, 연주를 하면 할수록 겁이 나요. 생각했던 소리가 나오지 않았을 때 충격도 크고요.”

마림바의 나무 건반은 힘껏 때리면 깨질 때가 많다. 특히 낮은 음의 건반이 얇고 넓어 잘 깨진다. 연습 중에는 마음껏 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 무대에 서니 머릿속으로 그리던 소리가 나지 않았다면서 아쉬워한다. 마림바는 원래 아프리카 민속 악기였지만 독특한 음색으로 주목받으면서 1950년대부터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많지 않다. 기존 고전음악 중 바이올린 곡 등을 편곡해서 연주하거나 최근 작곡된 현대음악을 연주한다.

“바이올린이 활로 켜는 부분을 일일이 건반을 때려 표현하자니 어려울 때가 많아요. 현대음악은 고전적인 화성과 달라 연주 때마다 새롭게 도전하는 느낌입니다. 마림바를 위한 곡이 많지 않다 보니 연주자들이 직접 편곡을 하거나 작곡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요. 현대의 연주자들이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는데, 그게 더 매력적이기도 합니다. 연주할 수 있는 곡의 폭이 좁다는 점은 아쉽지만,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작곡자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은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메일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이것저것 물어볼 수도 있고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타악기페스티벌에서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마스터클래스에도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맑고 투명하면서 깊고 부드러운 소리

그는 독주회에서 마림바 연주자인 토마시 골린스키(Tomasz Golinski)가 직접 만든 ‘루미노시티(Luminosity)’를 연주했다. 그는 골린스키에 대해 “자신의 내면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게 보여 흥미롭다”고 말한다. 또한 젊은 타악기 연주자인 알렉세이 게라시메츠(Alexej Gerassimez)의 자작곡인 ‘스네어 드럼을 위한 아즈벤투라스’도 선보였다.

“스틱뿐 아니라 손바닥, 주먹, 손가락 관절, 손톱까지 이용해서 드럼을 치고, 스틱끼리 부딪히거나 드럼에 꾹 눌러 찍기도 하면서 온갖 소리를 찾아내는 실험적인 곡입니다.”

색다른 소리들로 채워지는 공연이어서인지 그의 콘서트에서는 유난히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되었다. 그는 예원학교, 서울예고를 같이 다닌 친구들과 실내악 앙상블을 결성하기도 했다.

“피아노, 오보에, 마림바 앙상블이라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앙상블을 만들어 실내악 콩쿠르나 연주회 무대에 섰습니다. 선생님들도 처음에는 낯선 조합에 미심쩍어하셨지요.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피아졸라의 ‘사계’ 중 ‘봄’,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등을 편곡해서 연주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각각의 개성이 두드러진 악기를 함께 연주하려면 이해와 신뢰, 양보가 정말 중요합니다. 혼자 연습하고 혼자 무대에 서려면 외로울 때도 많은데,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무대에서 눈빛을 교환할 때는 희열을 느끼지요. 각자 성장하면서 계속 함께 연주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무대에 오르는 일이 잦아지면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힘을 얻을 때도 많다”고 말한다.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겨서인지 관객들의 표정이 보이거든요. 관객들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게 느껴지기도 해요. 링컨센터에서 공연할 때는 관객들의 자세가 우리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어요. 우리나라에서는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 조금 엄숙해지는 것 같아요. 뉴욕 관객들은 훨씬 편하고 자유로운 자세로 듣고, 호응도 즉각적이었어요. 이 때문에 연주하는 저 역시 자유로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노스웨스턴 콩쿠르 때도 경연보다는 연주회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표를 사서 입장한 관객들 앞에서 연주를 했거든요. 무대에 나가면 관객들이 박수로 맞이해주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등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타악기를 연주하는 공성연은 “아직 배울 게 많다”고 말한다.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마림바 연주자인 게이코 아베는 마림바 곡을 직접 작곡하거나 작곡가에게 의뢰하면서 마림바의 레퍼토리를 넓혀왔습니다. 게이코 아베 덕분에 일본에서는 타악기 붐이 일어났어요. 마림바 연주자로서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이 매력적입니다. 앞서서 길을 닦아온 선배들의 뒤를 이어 저도 타악기의 매력을 알리는 데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 2017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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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수기   ( 2017-02-27 ) 찬성 : 12 반대 : 4
무대위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연주자의 모습에 전율이 느껴졌어요 정말 멋진 마림바연주자 공성연~^^
   허순길   ( 2017-02-23 ) 찬성 : 25 반대 : 6
몇년 전부터 지켜봤는데...정말 대단한 마림비스트이자 퍼커셔니스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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