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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과 기적

화제의 웹툰 - 골든 체인지

‘신은 언제나 가엾은 이들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었지만 그럼에도 세상에는 계속 가엾은 이들만이 점점 더 많이 생겨났다.
그것에 오랜 기간 슬퍼하고 또 슬퍼하던 신은, 가엾은 것들의 슬픔을 대신 짊어지고… 부서져버렸다.’
- 《골든 체인지》 중에서
〈행운을 돌려줘!〉(2006)라는 제목의 할리우드 영화가 있다. 지금은 배우보다 그저 가십으로 더 유명한 린제이 로한이 지상 최고의 운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했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길을 나서고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는 온종일 좋은 일이 끊이지 않는다. 돈을 줍거나 공짜 디저트를 먹거나 이벤트에 늘 당첨되며 마지막 남은 신상 아이템을 차지하는 것 같은 사소한 행운부터 호감을 가진 누군가가 반드시 호감의 표시를 보내고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친절만을 베푼다. 신이 그녀를 만들 때 행운이 든 병을 왈칵 쏟아부었나 싶을 정도로. 물론 그 뒤로 누군가 그녀의 행운을 가져가 불운의 아이콘이 되어 좌충우돌, 행운을 되찾기 위한 고군분투가 영화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영화를 보며 ‘유독 운이 좋은 삶을 일주일만이라도 살아보고 싶다’며 그녀를 부러워했다.

이번 달 화제의 웹툰 《골든 체인지》에도 〈행운을 돌려줘!〉의 그녀를 부러워할 불운의 아이콘이 등장한다. 어릴 때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의지할 친척도 없이 홀로 겨우 삶을 버텨온 소녀 ‘강유’는 현재, 살아 있는 게 용할 정도로 각종 사고에 일상적으로 휘말리는 상태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거나 맨홀에 빠지고, 떨어지는 간판을 피해 몸을 굴리는 건 다반사고, 버스를 타면 교통사고가 나버린다. 그녀에게 행운이란, 비록 몸은 만신창이지만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며 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이지만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정도다.


여느 날처럼 그녀는 역경을 뚫고 길을 가던 중, 사고가 날 것을 예감하면서도 설마 죽기야 하겠느냐며 버스에 탄다. 버스는 안전하게 승객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기는커녕, 넘어져 뒤집히고 만다. 차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하고, 다급한 나머지 창밖으로 탈출을 감행하지만 창밖은 낭떠러지…. 생을 마감하는 자유낙하의 순간, 강유는 드디어 ‘신’을 만난다. 신은 개 모양을 하고 있지만, 말을 한다. ‘나와 계약을 맺고 나를 모시면 너의 액운을 퇴치해주겠다’고. 말하는 개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재차 그녀와 계약하기를 희망하는데, 그가 바로 그 일대 산을 관장하는 산신령, ‘우암’이다.


작가인 브림스는 이미 전작 《언드프린》에서 가슴 두근거리는 판타지 세계를 펼쳐 보인 바 있다. 특히 캐릭터의 아름다움은 연재 플랫폼인 네이버에서도 손꼽힐 정도. 이런 작가가 그려내는 세계, 그리고 산신령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되겠지!

몇 천 년의 업이 쌓이고 쌓여 ‘대흉액’이 꼈지만 어떻게든 생존하고 있는 상처투성이 소녀 강유와, 하늘과 신록이 물든 초록빛 머리에 비단 두루마기를 걸친 초절정 미소년 산신령의 조우는 특별하다. 독자에게는 눈이 호사스러운 판타지의 시작이고, 강유에게는 행운을 돌려받을 기적의 순간이며, 우암에게는 다시 한 번 자신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며 인간의 소망을 들어줄 계기니까.


절체절명의 순간에, 인간은 미약한 존재라는 절망과 무력감이 들 때 사람들은 마지막으로 기적을 바란다. 살면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신을 찾는다.

여느 때보다 열심히 살았던, 그럼에도 삶은 나아지기는커녕 제자리를 유지하기도 벅찼던 지난해. 우리에게는 우암 같은 존재의 응답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도는 대체로 통하는 법이 없고,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야 만다. 새로 찾아온 2017년 정유년은 기적에 의지할 불운이 없기를, 사람과 사람이 힘을 합쳐 기적의 순간을 성취해내기를. 우리 각자가 서로에게 우암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절망에서 희망으로 힘차게 내딛는 《골든 체인지》를 추천한다.

글·그림 : 브림스 / 네이버 금요웹툰
  • 2017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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