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정민의 ‘언희(言喜)’

인터뷰

글 : 박정민 

완연한 가을이다. 무더위에 미뤄놓은 바깥 활동을 좀 하려니, 갑자기 한 청년이 찾아와 인터뷰를 해달라고 한다. 자세히 보니, 지난해 이맘쯤 엉엉 울며 인터뷰 장소를 뛰쳐나간 그다. (2015년 10월호 참고.)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지만, 들어보기로 했다.


오랜만입니다. 뭐하면서 지내셨어요?

촬영을 했어요. 11월 4일 밤 11시부터 tvN에서 방송되는 〈안투라지〉라는 드라마예요.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대놓고 홍보하고 앉아 있네요?

주연은 조진웅 선배님과 이광수 형, 이동휘 형, 서강준, 그리고 박ㅈ….

아니 이런 식으로 하시면 곤란한데요.

그리고 최명길 선배님, 장소연 선배님, 윤지혜 선배님, 안소희, 앰버….

닥치세요.

네.

그래서. 〈안투라지〉라고요? 미국 드라마 아닌가요 그거?

오, 아시네요? 맞아요. 그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겁니다. 미국에서 여덟 시즌 동안 방송됐던 엄청난 흥행작이고, 영화로도 만들어졌어요. 그걸 저희가 한국에서 리메이크를 한 건데, 엄청나게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어느 정도로 재밌을 것 같냐면, 그러니까….

그만하라고. 이러려고 인터뷰하자고 했어?

네.

넘어갑시다. 촬영은 어떠셨어요?

늘 그렇듯이 많이 웃고, 화내고, 즐겁게, 지쳐가면서 촬영했죠. 동료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정말 많이 친해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끝나고 나니까 많이 섭섭해요. 참 보고 싶네요. 진웅이 형! 광수 형! 동휘 형! 강준아! 보고 싶어!

언제 마지막으로 보셨어요?

그저께요.

1년 사이에 정신머리가 더 없어졌네요. 보통 나이 먹을수록 안 그러는데.

반사.





여기서 그만하죠. 제가 지금 지는 낙엽 맞으며 독서를 하러 가야 해서. 이만.

안 돼요. 한 가지만 더.

뭐. 뭐.

책이 나와요.

무슨 책이오?

2013년부터 《topclass》에 썼던 ‘언희’를 모아서 책을 만들었어요.


작가 데뷔인 거네요?

작가는 아니고요. 사실 책으로 내기에는 부족한 글인데 몇 년 동안 써놓은 글들을 책으로 엮는다는 게 저한테는 큰 의미였어요. 마침 감사하게도 제안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셨고요. 또한 제 글을 가끔 찾아보는 분들에게 책으로 만들어서 편히 볼 수 있게 해드리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 그리고 출판사에서 저한테 자꾸 작가님이라고 하시는데,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아서 그냥 그렇게 하시게 내버려뒀어요.

근데 책으로 낼 만큼의 양이 되나요?

빼곡하진 않아도, 꽤 양이 되더라고요. 몇 가지 다른 원고들도 들어가 있긴 한데 언희만 해도 분량이 적진 않았어요. 놀랍더라고요 저도. 다른 책들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300쪽 가까운 이 분량들을 대체 어떻게 썼을까’였는데, 신기했어요.

드라마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기대가 많이 되겠네요.

둘 다 만드는 과정이 뜻 깊고 좋았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요.

진짜?

진짜면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겠냐?

반말?

도와주세요.

책 제목은 뭐죠?

《쓸 만한 인간》(상상출판)요.

그렇군요. 피알 시간 드릴게요.

드라마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모두 가볍게 볼 수 있는 것들이에요. 그 안에 메시지도 있고 전달하려는 것들도 있지만, 그건 말씀드리지 않을게요. 보시는 분들 각자가 가져가시는 건 전부 다를 테니까요. 그리고 이준익 감독님께서 그러셨어요. 만 원 내고 극장 들어와서 영화를 보는 순간 그 영화는 그 사람의 것이라고. 드라마도 그렇고 책도 그래요. 책 사서 집에 가져가시는 순간 그거 그 사람 책이에요. 내 책이라고 가서 뺏어올 수 없는 거잖아요. 본인들 책인데 제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 사라?

네.

얼만데?

만삼천 원. 인터넷에서 사면 더 싸고.

미친놈아.

그만할까요?

다시 한 번 이런 식으로 찾아오면 그때는 경찰에 신고를 할 거예요.

죄송합니다.

그럼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네, 고생하셨습니다. 11월 4일 밤 열한 시 첫 방송 되는 tvN 〈안투라지〉 많은 사랑 부탁드릴게요.

거기 경찰서죠. 여기 이상한 사람이 있어요.

후다닥.


우울한 날씨에 우울한 일만 생긴다. 하지만 힘내려고 한다. 방금 도망간 저 인간도 사는데 나라고 못 살라는 법은 없다. 용기가 생긴다. 고마운 인터뷰였다고 애써 위로하며 인터뷰를 끝낸다.

박정민은 영화 〈동주〉 〈순정〉 〈오피스〉 〈신촌좀비만화〉 〈들개〉 〈전설의 주먹〉 〈파수꾼〉, 연극 〈G코드의 탈출〉 〈키사라기 미키짱〉,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너희들은 포위됐다〉 〈사춘기 메들리〉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언희(言喜)’는 말로 기쁘게 한다는 뜻의 필명이다.
  •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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