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예능 프로그램 대세 개그우먼 홍윤화

표정만 봐도 유쾌해지는 웃음 유발자

글 : 이재인 인턴 기자(고려대 4학년)  / 사진 : 김선아 

개그우먼 홍윤화가 가발을 쓰고 눈썹을 올려 그리니 요리연구가 이혜정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얼~마나 맛있게요?’를 외치며 고개를 연신 끄덕거리는 그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갈래머리에 혀 짧은 소리를 내며 순진한 표정을 짓는 그를 보면 일곱 살 어린이 같기도 하다. 그는 공개 코미디 무대는 물론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 등 여러 영역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는 중이다.
통통한 몸에 동그란 얼굴, 그리고 반달눈. 신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개그우먼 홍윤화는 외모만큼이나 서글서글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인터뷰 중 본인이 큰소리로 깔깔 웃기도 하고 사진 촬영 중에는 매 초 달라지는 개구쟁이 같은 표정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요즘 바빠서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스케줄이 몰린 날에는 잠이 부족할 때도 있죠. 근데 10년 동안 처음으로 바쁜 날을 보내고 있어서 힘들기보다는 기쁘기만 해요.”


고교 3학년 때 〈웃찾사〉로 데뷔


그는 올해로 데뷔한 지 10년이 됐다. 만으로 27세인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 SBS 〈웃찾사〉로 TV에 처음 등장했다.

“어렸을 때는 이영자 선배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진짜 재밌다. 나도 저렇게 재밌는 선생님이 돼야지!’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선생님이 꿈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김)신영 선배가 〈웃찾사〉에서 볼을 빨갛게 칠하고 ‘행님아’라는 코너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봤는데 갑자기 ‘나도 저런 거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때마침 인터넷에서 개그맨을 뽑는 오디션이 열린다는 광고를 봤어요. ‘나보고 하라는 건가’ 싶어 냉큼 지원했죠.”

일본 어린이의 간드러지는 말투 묘사부터 “얼토당토않은” 회전문 돌아가는 소리까지 40여 가지의 개인기를 준비해 가 오디션에서 1등을 차지했다. 곧바로 대학로의 공개 코미디 무대에 서기 시작한 그는 10개월 만에 공중파 방송에서 얼굴을 알렸다. 그 이후로 10년간 〈웃찾사〉에 출연하면서 2008년에 방송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신인상을, 같은 시상식에서 2012년에 우수상을, 2014년에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금은 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을 풍자하는 내용의 ‘윤화는 일곱 살’이라는 코너를 남자친구인 개그맨 김민기와 함께 일 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출연 당시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했던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다양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괌에서 촬영한 올리브 채널의 〈원나잇푸드트립〉에서 맛깔 나는 먹방을 선보이고 SBS 〈정글의 법칙 in 통가〉에서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발랄한 모습으로 호평을 받았다.

“〈정글의 법칙〉은 ‘알아서 비행기표 끊어 와’라고 해도 또 가고 싶은 프로그램이에요. 의식주가 불편해도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메이크업할 때 톤을 낮춰야 할 정도로 피부도 타고 7kg이나 빠질 정도로 몸이 힘들었는데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이나 바다에서 해가 뜨는 일출 장면을 보면 피로가 바로 풀렸어요.”

〈웃찾사〉 ‘백주부TV’에서 나란히 선 빅마마 이혜정과 픽(Pig)마마 홍윤화.
매사에 긍정적인 그도 슬럼프로 힘들었던 시절이 있다. 개그맨들은 자신의 코너가 종영되고 나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홍윤화 역시 5년간 이 생활을 반복하다 보니 갑자기 회의감이 생겼다.

“다른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타일리스트 일을 하는 친구에게 무조건 아는 사진작가를 소개해달라고 해서 프로필 사진을 찍었어요. 드라마 조연을 구하는 카페에 가입한 다음 열심히 활동하니 상위 등급 회원들에게만 공개하는 정보를 볼 수 있었어요. 닥치는 대로 150개가 넘는 곳에 지원을 했어요. 급기야 미녀를 찾는 프로그램에도 지원서를 보냈는데 제작진에서 잘못 보낸 거 아니냐는 전화가 왔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그분께서 제가 웃기다고 다른 프로그램에 연결해주셨어요.”

그 프로그램은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었다. 배우 신세경 옆에서 분량은 적지만 능청스럽게 연기하는 그에게 MBC every1 시트콤 〈레알스쿨〉의 캐스팅 디렉터가 명함을 건넸다.

그 이후로 4개의 공중파 드라마에 더 출연하게 됐지만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TV에서 〈웃찾사〉를 보는데 갑자기 ‘저 무대에 내가 서 있어야 하는데 지금 뭐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복귀를 고민하던 중 개그맨 장유환이 그에게 함께 코너를 짜자고 제안했다. ‘몸만 오라’며 용기를 주는 그와 함께 홍윤화는 〈웃찾사〉에 복귀해 지금까지 공개 코미디 무대에 오르고 있다.


무대에 오르면 사라지는 스트레스

〈웃찾사〉 ‘윤화는 일곱 살’에서 남자친구인 개그맨 김민기와 연기하는 홍윤화.
그에게 무대는 ‘중독’이다. 10년 동안 대학로에서 자취를 하는 이유도 공연장의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아이디어 기획회의부터 반복 연습을 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무대에 오르는 순간 모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마이크를 차고 대기하는 순간이 정말 떨려요. 10년을 했는데도 긴장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항상 심장이 두근거려요. 근데 무대에 올라가서 관객들과 눈을 맞추고 그들이 웃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 기쁨은 무엇과 비교할 수 없어요. 그래서 무대를 떠났던 개그맨들이 금단현상에 시달리다가 자꾸 돌아와요.”

홍윤화는 매번 코너 아이디어를 어디에서 얻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남자친구 김민기’라고 답했다.

“개그맨 사이에서도 연기를 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잘 만드는 사람이 갈려요. 저는 전자고 남자친구는 후자라서 합이 정말 잘 맞아요.

‘얼~마나 맛있게요’도 남자친구가 제안한 유행어예요. 처음에 저는 ‘그게 뭐야. 안 웃겨’라고 했는데 막상 무대에서 하니까 관객들이 빵 터지는 거예요. 그때부터 내가 모자란 부분은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바다 같이 넓은 마음을 가진 오빠가 다 이해해’라고 말하지만요. 이 정도면 솔메이트 아닌가요?(웃음)”


그는 둥글둥글한 성격 덕에 사람들과 싸울 일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한 번 맺은 인연을 오래 이어가는 편이다. 지금 남자친구와는 7년 열애 중이고, 룸메이트 언니와는 8년 동안 함께했다. 요리연구가 이혜정과도 몇 년째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혜정 선생님은 본받고 싶은 점이 정말 많은 분이에요. 선생님을 따라하는 제 모습이 처음 방송되던 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셔서 ‘진짜 재밌으니까 앞으로 잘돼서 우주 스타 되세요~!’라고 유쾌하게 말씀하셨어요. 그때부터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부터 귀한 전복장까지 자주 음식을 보내주시는데 정말 감사해요. 남에게 베푸는 걸 즐거워하시는 부분을 꼭 닮고 싶어요.”

그의 꿈은 “TV에 많이 나오면서도 얼굴을 보면 유쾌해지는 개그우먼”이다. 이미 꿈을 이룬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아직 멀었다”고 답했다.

“저는 아직 유명하지는 않아요. 무명의 색이 조금 옅어진 정도라고 생각해요. 10년 만에 찾아온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금처럼 즐겁게 일하고 싶어요. 그럼 보는 분들도 ‘쟤는 항상 잘 웃네. 나도 덩달아 기분 좋아진다’라고 말씀하시지 않을까요?”
  • 2016년 08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907

201907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9.07

event
event 신청하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