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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돈을 사랑해

화제의 웹툰 - 너의 돈이 보여

‘내 눈에는 사람들의 현재 자산과 미래 자산이 보인다. 미래가 가까운 미래인지 먼 미래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사람의 대인관계, 주변 환경과 사고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동되는 것을 볼 수 있다.’
- 《너의 돈이 보여》, 성춘의 독백
학교 운동장에 떨어져 있던 노트를 우연히 주웠는데, 사람 이름을 쓰니 그 사람이 죽어버렸다. 만화 《데스노트》는 지루한 영생을 누리던 사신(死神)이 재밌는 일 좀 만들어보자고 지구에 일부러 노트를 떨어뜨리고, 그걸 본래 가져서는 안 되는 인간이 주우면서 세상의 질서가 와르르 무너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데스노트》에는 꽤나 설득력 있는(?) 세부 설정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눈’의 거래다. 노트를 주운 인간이 사신에게 자기 수명의 절반을 주면 사신은 인간에게 타인의 남은 수명을 볼 수 있는 눈 한 쪽을 주는 것이다. 이미 이름만 쓰면 누구든 원하는 대로 다 죽일 수 있는 절대노트를 가졌는데 그게 왜 필요한가 싶지만 극중에서는 남은 수명의 반을 내어주고도 가져야 할, 화룡점정 격인 아이템으로 나온다. 눈을 얻은 뒤 바라본 거리는 이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르다. 사람들의 머리 위에는 그들의 이름과 남은 수명이 적혀 있다. 아무리 본명을 숨기고 나이를 속인다 해도 ‘눈’을 가진 자 앞에서는 소용없다.


머리 위에 남은 수명 말고 ‘돈’이 보인다면 어떨까? 사람 이름이나 수명 같은 건 없지만 현재 가진 자산과 최종적으로 갖게 될 자산의 총액이 사람 머리 위에 떠 있는 것이다. 《너의 돈이 보여》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데 눈을 맞추고, 이름을 묻고, 인사를 하는 대신 머리 위 허공을 바라보는 걸로 상대를 계속 만날지 말지, 아니 만날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의 이야기다. 무척이나 잔인하고, 속물적인 설정이지만 귀가 솔깃하지 않은가.

금성춘, 남자, 23세, 특정한 직업은 없고 중학교 중퇴. 개인투자자로 주식을 사고팔기도 하는 친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성춘에게는 앞서 말한 능력이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이 가진, 그리고 가질 돈의 총액을 볼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성춘은 친구에게 소개팅 상대가 만나서 ‘이득’이 될지 아닌지 머리 위에 뜬 액수로 판단한 뒤 알려줘 사례금을 챙기는 등 소소하게 능력을 이용하며 살고 있다. 그의 목표는 평생 돈 많을 사람 만나서 팔자 고치는 것. 그의 앞에 우연히 대기업 회장의 막내딸 ‘지향’이 나타난다. 자릿수 세기도 벅찰 정도의 재력을 뽐내는 그녀 또한 성춘을 바라본다. 그의 머리 위를. 그렇다. 지향 또한 돈이 보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능력을 숨긴 채 대화를 나누고 서로가 가까이 다가가자, 각자의 머리 위에 무한대(∞), 본 적도 없는 액수가 뜬다. 성춘은 그녀를 잡아야겠다고 결심한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초라한 스펙임에도 말이다. 철저히 그들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사람을 평가하던 두 사람은 작가가 숱하게 뿌려둔 우연들에 힘입어 ‘썸’을 타는 사이로 발전한다.


‘돈이 보인다’는 설정은 확실히 신선하다. 게다가 더 재미있는 건 그 숫자들이 단순히 ‘돈’ 자체만 보여주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과 최종 자산의 금액 차에서 그들이 앞으로의 삶에서 금전에 영향을 끼칠 실패를 겪는지, 성공하는지 알 수 있고 어떤 사람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에 가까워지느냐에 따라 자산은 실시간으로 변한다. 최종 자산과 현재 자산이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 죽음에 임박했거나 죽음을 결심했다고 봐도 좋다. 성춘은 이런저런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고, ‘과거’의 대부분은 그 능력과 관련이 있다. 지향 또한 아직 다 드러나진 않았지만 능력과 관련된 과거의 힘든 기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은 서로를 숨긴 채 무사히 사랑과 무한대의 재산 모두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설정의 참신함에 매몰되어 이야기는 다소 헐겁고 산만한 편이지만, 둘의 미래가 꽃길이기를 내심 기대해본다. ‘너의 돈이 보였지만, 그건 아무 상관없을 정도로 너를 사랑해’라는 결론이면 좋겠다. 어쨌든 이것은 돈과 돈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이야기니까.

글 : 민국23 / 그림 : S리아, 레진코믹스
  • 2016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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