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 펴낸 권정은 작가

아이 그림에 담긴 순수하고 따뜻한 이야기

글 : 이재인 인턴 기자(고려대 4학년)  / 사진 : 김선아 

“아이들은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꾸밈 없이 그림으로 표현해요. ‘잘’ 그려야 한다는 강박 없이 자유롭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도화지에 옮기죠. 아이들의 그림에 담긴 순수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우리들의 지루한 일상에 생생함을 불어넣어줘요. 그림을 볼 때마다 행복해지죠.”

권정은 작가는 더 많은 사람들과 이 행복감을 공유하고 싶어 몇 년간 쓴 글을 모아 지난 5월 20일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공명)라는 책을 냈다.

권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캐나다 에밀리카 미술대학(Emily Carr Institute of Art&Design)에 유학을 다녀 올 만큼 개인 작업에 욕구가 강한 예술가다. 아이 미술 교육은 20년 전 대학교 때부터 좋아서 하던 취미 생활이었는데, 스킬만 세뇌하듯 가르치는 일반 학원과는 다른 수업을 받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아져 7년 전 개인 화실을 열었다.

경기도 분당시에 있는 그의 화실은 아이들의 알록달록한 그림으로 가득하다. 두 가지 이상의 미술 재료를 사용한 궁전 그림부터 도화지에 널빤지를 붙여 코끼리를 표현한 입체적인 그림까지 어느 하나 비슷한 작품이 없다.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모두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아이들의 그림에 “동심이나 기발함을 넘어선 가치”가 있다고 깨닫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10년 전에 일어났다.


유명 화가의 그림이 주는 감동 그 이상


“제가 가르치던 학생 중에 상은이라는 친구가 있었어요. 《강아지똥》에 나오는 ‘슬픈 강아지똥이 거름으로 거듭나 민들레를 활짝 꽃 피게 하는 장면’을 그리기 전에 ‘쓸쓸하지만 사랑을 주기 때문에 행복한 장면’이라며 고민했어요. 결국에는 하늘에서 하트처럼 ‘사랑의 비’가 내려오는 것으로 표현을 하더라고요. 그 그림을 보고 있는데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거예요.”

집에 가서도 그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개인 SNS에 그 그림에 대한 에세이를 썼다. 마법처럼 걱정거리가 사라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이후 그는 독특한 아이의 그림을 볼 때마다 온라인에 글을 남겼다.

더 많은 사람이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100편의 아이 그림 감상 기록을 묶어 출판사에 연락했다. 거짓말처럼 3일 만에 계약하자는 연락이 왔다. 원초적이고 기발한 아이들의 그림과 그와 관련된 감성적인 에세이는 1년 만에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단순한 아이 미술 교육서라고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우려는 금세 사라졌다. 독자들은 아이들의 그림을 진지하게 감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권정은 작가의 글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미술 교육서는 시중에 많은데 명화처럼 아이 그림을 보자는 책은 제가 처음 썼어요. 대중에게 너무 생소한 소재를 담았나 걱정했어요. 그런데 요즘 올라오는 리뷰와 댓글을 보면 ‘앞으로는 우리 아이 그림을 유심히 봐야겠다’ ‘옆집 꼬마가 그린 그림을 보여달라 해야겠다’며 아이 그림의 가치를 깨달았다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기뻐요.”

권정은 작가는 언젠가 아이들의 그림을 담은 만화영화를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아이들의 그림을 통해 일상의 괴로움을 치유하고 소소한 행복을 느낄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도전을 할 생각이다.
  • 2016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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