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권장 도서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응답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1905~1997)
오스트리아계 유태인으로 2차 세계대전 때 유태인 강제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 갇혔다가 살아남았다. 학문적으로는 S. 프로이트의 정신분석과 A. 아들러의 개인 심리학을 지양했으며, 인간을 자유와 책임을 가진 존재로 봄으로써 독자적인 실존 분석과 그 치료론으로서 로고테라피(logotherapie)를 제창하여 신빈학파로 불렸다.
어느 유명한 정신과 의사는 크고 작은 고통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의 말을 다 들은 뒤 가끔 이렇게 묻는다. “그런데 왜 자살하지 않습니까?”

담긴 의미는 이렇다. ‘당신이 그 모든 고통에도 불구하고 자살하지 않고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당신의 고통이 객관적으로 자살로 이끌 만큼 크지 않거나, 당신의 살려는 의지가 자살 충동을 넘어서거나 둘 중의 하나다. 즉 걱정할 필요가 없다.’


24개 언어로 1억 부 판매

의사의 이름은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 1905~1997)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아우슈비츠에 갇혔다가 살아남았다. 그러고는 곧 《죽음의 수용소에서(Man’s Search for Meaning)》를 써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서술한 책으로, 1991년 미국 의회도서관과 ‘이달의 책 클럽(Book-of-the-Month Club)’이 공동으로 선정한, 미국에서 나온 영향력 있는 열 권의 책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었고, 1997년 그가 사망할 때까지 24개 언어로 출판되어 1억 부가 팔렸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한 프랭클 박사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 한 사람이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비극을 겪었다. 아내는 다른 수용소로 옮겨진 후 사망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에서, 남동생은 강제 노역 중에 사망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여동생은 종전 후 한참 뒤에야 만날 수 있었다. 가진 것을 모두 잃고 추위와 굶주림, 잔혹함,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떨면서 그는 어떻게 삶이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을까?

그는 말한다. “강제수용소에서는 모든 상황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상실하도록 만든다. 평범한 삶에서는 당연했던 모든 인간적인 목표들이 여기서는 철저히 박탈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 중에서 남은 것이라고는 오로지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와 방식을 선택하는 자유’ 뿐이다(the last of human freedoms-to choose one’s attitude in any given set of circumstances, to choose one’s own way).”


암울한 현실을 이기는 방법


나치의 아우슈비츠에 수용된 사람들은 다양한 양태를 보였다. 혐오, 공포, 동정심의 감정이 사라진 수감자들은 결국 죽음을 일상적인 것, 무감각의 형태로 해석했다. 그러나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 단 한 가지 마지막 감정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생명과 친구의 생명을 잃지 않겠다’는 정신적 의지였다. 그들은 고통 속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현재를 잊으려 발버둥쳤다. 좀 더 적극적인 사람들은 예술 활동에 심취했다. 노래, 시 낭송, 촌극 등에 빠져들었는데, 이는 암울한 현실을 잊기에 아주 좋은 방법이었다.

프랭클은 1942~1945년 수용되어 있으면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죽음을 세세하게 분석했다. 놀랍게도 1944년 성탄절부터 1945년 새해까지 일주일 동안의 사망률이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추세로 급격히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노동 조건이나 식량 사정의 악화, 기후 변화, 새로운 전염병 때문이 아니었다. 많은 수감자들이 그해 크리스마스에는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다가 참담한 현실을 직면하자 절망에 빠져 신체적·정신적으로 일거에 무너져버렸던 것이다.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와 관련해 “내가 원했던 것은 독자들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심지어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이 잠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예를 통해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을 빌면, “‘왜(why)’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how)’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의 제자였던 프랭클은, 성적인 욕구불만에 집중했던 스승 프로이트와 달리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의 좌절에 초점을 맞추었다.

인간 존재의 의미에 초점을 둔 한 사람의 극적인 경험담이 들어 있기에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문학적인 가치는 물론 철학적인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다.

얼마 전 개봉된 영화 <마션>을 떠올려보면 쉽게 납득이 될 것이다. 주인공 와트니는 화성에서 임무를 수행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혼자 화성에 남겨지고 고립무원의 위기에 처한다. 구조될 때까지 남아 있는 식량만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낙담도 절망도 하지 않고 동료들이 남겨놓은 인분과 감자 몇 개로 화성에서 텃밭을 일구기 시작했다.

자, 당신은 지금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그 주어진 조건에서 어떠한 의지와 행동을 보이고 있는가? 답변이 궁하다면, 당장 이 책을 읽기 바란다.
  • 2016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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