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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쯋쯋’의 맛

화제의 웹툰 - 하푸하푸

누가 먼저 말했는지 모르지만 “귀여움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에 적극 동의하는 바다. 물론 세상에는 아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거나 마찬가지로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가 있다. 다만 기우뚱 미끄럼틀을 굴러 내려오는 팬더나 ‘세상에서 제일 흉폭한 동물.gif’이라는 제목으로 돌아다니는 렛서팬더의 잔망스러운 행동들, 젖떼기도 전인 아기 진돗개들이 와글와글 주인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 도도한 고양이가 사람 몸에 얼굴을 부비는 장면을 보고서도 미소가 지어지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귀여운 것들이 잔뜩 나오는 《하푸하푸》의 작가 꿀때징은 군 복무시절, 내무반에 붙어 있던 하프물범 사진을 보고 따라 그린 것이 《하푸하푸》의 시작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이돌 사진으로 도배되어 있을 것 같은 군대에 하프물범이라니?! 역시 귀여운 것은 세상을 구하지 못할지라도 마음의 평화 정도는 주는 게 틀림없다.


《하푸하푸》는 귀여움 리스트를 작성하면 상위권에 랭크되어야 마땅한 동물들이 나온다. ‘하푸’는 하프물범이다. 하푸의 동생은 ‘타푸’다. ‘꾸꼼이’는 북극곰이다. ‘귄귄’은 펭귄이고, ‘뾰족이’는 귀가 뾰족하게 솟은 북극여우다. 캐릭터들의 이름을 소리 내어 발음하면 왠지 혀가 반토막 난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괘념치 말자. 《하푸하푸》는 이 생물들이 북극에서 살아가는 일상을 담았다. 귀여운 외모의 아기 하프물범 ‘하푸’는 시종일관 “머그꺼야?” “져아!” 같은 혀 짧은 소리로 천진난만과 유치함 사이를 오가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하푸는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 같은 존재다. 자신을 잡아먹으려고 나타난 북극곰 꾸꼼이와도 즐겁게 논다. 인간을 제외하고 북극에서 거의 최상위 포식자인 북극곰. 거대한 몸집과 힘 센 앞발, 포악한 성격을 가졌지만 《하푸하푸》 속에서의 꾸꼼이는 북극곰의 본래 특성을 그대로 가지면서도 은근히 ‘허당끼’가 있는 캐릭터다. 꾸꼼이는 하푸를 “” 빨아먹으려고 호시탐탐 노린다. 그저 천진난만한 하푸는 주로 ‘’을 당하고 꾸꼼이의 도시락 취급을 받기도 하지만 은근슬쩍 친구가 되어 함께한다. 여기에 논리와 냉소로 무장했지만 마찬가지로 허당 캐릭터인 펭귄, 귄귄이 나타나고, 커다란 향유고래가 나타나고 바다코끼리가 큰 덩치와 거대한 이빨을 자랑하며 뭍으로 올라온다. 작품은 북극 생태와 먹이사슬, 환경문제가 어렴풋이 작품 속에 비치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밝고 명랑하고 엉뚱한 네 컷 만화 콘셉트를 유지하며 독자의 흥미가 떨어지기 전에 새로운 캐릭터를 투입해 작품의 긴장을 유지한다.


《하푸하푸》는 별 대단한 서사가 없다. 앞선 설명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겠지만, 귀여운 동물들이 와글와글 친구가 되고 먹고 먹히고(?) 여행을 가고 바다에 들어갔다가 빙하 위로 올라왔다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이야기다. 언젠가 《미생》의 윤태호 작가는 말했다. “《파인》도 하푸하푸에 ‘’되어버렸어….” 신안 앞바다에 파묻힌 도자기 건지는 도둑들의 이야기, 《파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구가한 《하푸하푸》. 귀여움도 귀여움이지만 인기 요인이 또 있다. 바로 ‘혀 짧은 소리’. 소름 돋지만 중독성 있는 하푸의 말투에 반한 누리꾼들이 작품 속 말투 그대로 목소리를 덧입혀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다음과 작가 측은 이에 직접 나서 ‘더빙툰’을 제작, 오리지널 《하푸하푸》와 별도로 더빙판 《하푸하푸》를 연재하기에 이른다. 점점 ‘스크롤을 내리며 보는 만화 = 웹툰’이란 공식을 탈피하고 있는 근래의 트렌드에도 들어맞는 데다 보기만 해도 음성지원이 되는 《하푸하푸》의 특성을 한껏 살렸다. 《하푸하푸》를 한 번도 안 본 독자는 있지만 한 번만 본 독자는 없다. 아직 보지 않았다면, 먼저 오리지널판을 40화 정도 정주행한 다음, 더빙툰 《하푸하푸》에 도전해보자. 장담하건대 먼저 그 귀여움에 홀리고 혀 짧은 소리에 중독될 것이다. 그리고 한동안 입버릇처럼 나도 모르게 말하게 될 거다. “머그꺼야?” “!” 같은 소리를.

《하푸하푸》, 꿀때징 지음, 다음만화속세상 화/목요일 연재
  •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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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쥬시마츠   ( 2016-09-21 ) 찬성 : 24 반대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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