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제언 ⑥
희망의 씨앗을 뿌리다2

고뇌로 가득한 청춘시절, 운 좋게도 나는 청년을 진지하게 대하는 인물을 만났다. 그분이 바로 내가 인생의 스승으로 정한 창가학회 도다 조세이(戶田城聖) 제 2대 회장이다.

창가학회 회원이 모이는 작은 좌담회에서 처음 만난 도다 회장은 마흔일곱 살, 나는 열아홉 살이었다. 도다 회장은 서른 살 가까이 차이가 나는 내 질문에 꾸밈없이 성실하고 진지하게 대답해 주셨다. 도다 회장은 전쟁 중 국민에게 자유와 권리를 빼앗아 침략전쟁을 일으킨 군부권력에 맞서 싸우고 투옥되어 2년 동안 탄압을 견뎌낸 인물이다. 그의 말에는 무게가 있었다. 나는 ‘이 사람이라면 신뢰할 수 있겠다’고 직감했다.

스승은 청년을 매우 사랑하는 교육자였다. 때로는 담배를 피우면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어려운 문제에 관해 자유자재로 말씀하셨다. 어느 때는 대자연 속에서 야외연수를 하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렀다. 우리는 강가 모래밭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가족 문제나 결혼, 인생, 장래 등 청춘시절에 맞닥뜨리는 다양한 문제에 관해 밤이 깊도록 대화했다. 도다 회장은 청년을 신뢰했다. 회장의 눈에는 청년 자신도 미처 깨닫지 못한 무한한 가능성이 선명하게 비쳤다. 스승에게서 자신감과 용기와 희망을 얻은 청년들은 모두 몰라볼 정도로 생기발랄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러한 체험에, 나는 청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려면 ‘자기를 끝까지 믿어주는 사람’과 만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다.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청소년들은 대개 ‘아무도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고독감에 빠져 괴로워한다. 어린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행동에는 어른 사회의 냉혹한 이기주의와 무관심이 깊이 투영되어 있다. 법화경에는 ‘의리주(衣裏珠)의 비’라는 비유가 설해져 있다. 옛날 어느 가난한 남자에게 부유한 친구가 있었다. 어느 날 남자는 친구 집에 놀러 가 정성 어린 대접을 받고 술에 취해 잠들고 말았다. 친구는 급한 일이 있어 떠나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깊이 잠든 남자의 옷 안쪽에 이별 선물로 ‘무상(無上)의 보주(寶珠)’를 넣어 꿰매놓고 출발했다.

그 뒤, 남자는 여러 나라를 떠돌다 얼마 안 가서 딱한 모습으로 친구 앞에 다시 나타난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친구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남자는 비로소 자신이 무상의 보물을 지닌 사실을 모른 채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음을 안다.

모든 청소년은 영원히 빛나는 소중한 내면의 보물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 ‘보물’을 모른 채 정신이 빈곤한 상태로 여기저기 떠돈다면 이보다 더한 비극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자기 생명이 ‘보주’와 같이 존귀함을 자각하면 사람은 다른 사람 생명에 빛나는 보물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고 존중할 것이다.

우리 어른들은 가정에서도, 지역에서도 청소년에게 더욱더 마음을 쓰고 그 목소리에 세심하게 귀 기울였으면 한다. 그런 자세가 젊은 마음의 대지를 더없이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따뜻한 햇볕처럼 끊임없이 정신의 자양을 주고 싶다.

멀리 돌아가는 것 같아도, 이러한 생명과 생명의 공명(共鳴), 그리고 신뢰가 사람들의 고통을 예민하게 느껴 공감하고, 행동하는 인간을 만든다. 이것이 바로 건전한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미래를 비추는 ‘희망의 씨앗’은 여기에 있다.



Planting seeds of hope in youth2

I feel deeply fortunate that at this most difficult juncture in my youth, I was able to encounter a person who was willing to engage with me and other young people head-on and whom I would come to regard as my mentor in life.When I first met Josei Toda at a small gathering of Soka Gakkai members, he was 47, almost 30 years my senior. And yet he responded to my questions with unadorned directness and sincerity. Toda had resisted the militarist regime that stripped the Japanese people of their rights and freedoms, plunging the country into a war of invasion. As a result, he had endured persecutions and a two-year imprisonment. The words of a person who had suffered imprisonment for his convictions carried a special weight. I felt intuitively that I could trust him.

Toda was an educator with a profound love for the young. Puffing a cigarette, his talks would range freely across different subjects as he shared insights into life's more intractable problems.

He organized outdoor study sessions for young people in beautiful natural settings that helped us regain a sense of expansive vitality. I recall an occasion when, around a campfire by a river, we spoke with him late into the night about the things that concerned us: family problems, marriage, our lives and futures...

Toda had a deep faith and trust in young people. He saw in them possibilities they themselves could not imagine. In turn they were transformed by the confidence, courage and hope he instilled.

From my own experience, I am convinced that few things are more crucial to the healthy growth of children than encountering someone who truly believes in them. Studies suggest that young people who act violently often suffer from the feeling that no one is interested or cares. The problem behavior of children is a harsh reflection on the heartless egotism and apathy of adult society. The Lotus Sutra includes the following parable: There once was a man who had a rich friend. One day the man called on his friend who entertained him until, sated on wine, he fell asleep. The rich friend was called away on business. Before leaving, as a parting gift he sewed a priceless jewel into the hem of the sleeping man's garment. Knowing nothing of this, the man awoke and went about his business. Falling on hard times, he wandered the world in poverty. Years later, they met again. The rich man, astonished at his friend's condition, told him of the gift he had given him, and which he had possessed all along.

Each young person possesses a precious inner treasure of infinite worth. To remain unaware of this and stumble about in spiritual poverty is a tragic waste. In contrast, a person fully awakened to the jewel-like dignity of their own life is capable of truly respecting that treasure in others.

We all have opportunities, in our families and communities, to interact with young people. I hope adults will take the time and make the effort to listen attentively to the voices of the young. Such small acts of caring can help refresh and replenish a young heart. We should each strive to be a consistent source of warmth and spiritual nourishment.

While this may seem laborious and time-consuming, I am convinced that from such efforts - the resonance and trust that arise between one life and another - emerge people keenly sensitive to the sufferings of others, people capable of empathetic action on others' behalf. This is the first step toward building the values that will support a genuinely healthy society. These are the seeds of future hope we can plant today.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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