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제언 ⑤
희망의 씨앗을 뿌리다1

어린이들의 밝고 활기찬 웃음소리는 곧 건전한 사회의 척도다. 10년 전, 남미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시에서 ‘핵위협전(威脅展)’을 열었을 때 일이다. 국가(國歌)를 부른 뒤 엄숙하게 개막식을 시작했다. 그런데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어린이 박물관’에서 자유분방하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초대 손님의 스피치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왁자지껄했다.

우리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서로 웃음을 지었다.

‘명랑하고 활기찬 어린이의 목소리는 곧 평화다.

그 목소리에는 핵 위협에도 지지 않는 희망 가득한 힘이 있다.’

희망찬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지키고 더욱 크게 울려 퍼지게 하는 일이 바로 우리 어른의 책무다.

유감스럽게도 근래 일본에서는 어린이에 관련된 끔찍한 사건이 끊이지 않는다. 청소년이 범죄에 연루되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어린이의 생명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이러한 사건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남의 고통을 그대로 방치하는 사회의 병리(病理)를 반영한다.

어른이 청소년에게 살벌한 삶의 방식밖에 제시하지 못하면 자라나는 어린 마음에서 희망의 싹을 잘라버릴지도 모른다.

채워지지 않는 어린이의 마음은 자기도 모르게 황폐해져 오직 금전적인 부(富)로 ‘승자’와 ‘패자’를 판가름하는 냉담한 가치관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참으로 승리한 인생이란 어떤 인생인가.’

‘진정으로 풍요로운 사회란 어떤 사회인가.’

우리는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물어야 한다. 가치관이 없는 사회가 얼마나 공허한지, 우리 세대는 아플 만큼 경험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을 때 나는 열일곱 살이었다. 청년을 엄습한 정신적인 공백은 심각했다.

국토만 불탄 게 아니었다. 전쟁 전부터 철저히 주입한 그릇된 가치관도 허위로 밝혀져 모조리 무너졌다. 많은 청년이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며 절망에 빠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전쟁이 끝나기 전에는 전쟁을 찬미하며 수많은 청년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으면서 전쟁에 진 뒤에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평화와 민주주의를 주장한다.

나는 그런 지식인과 권력자의 말을 절대 믿을 수 없었다.



Planting seeds of hope in youth 1

The bright laughter of children is the true measure of a society's health.

Ten years ago, I was in San Jos?, Costa Rica, for the opening of an exhibition on the reality and threat of nuclear weapons. Even as participants began a dignified rendition of the national anthem, through the wall that separated the venue from the Children's Museum next door came the sound of free and raucous voices--elementary school pupils waiting for the exhibition to open. As the ceremony proceeded, the noise generated by the children at times came close to drowning out the speeches of the invited guests.

The ceremony participants exchanged smiles. It seemed that the cheerful and vibrant voices of the children were the symbol and embodiment of peace. Their voices conveyed a sense of hope capable of countering even the threat posed by nuclear weapons.

As adults, it is our responsibility to ensure that these pure voices resonate loudly throughout society. And yet, in Japan in recent years, hardly a day passes without news of tragic and disturbing incidents involving children. It is painful in the extreme to learn of children and young people falling victim to or becoming otherwise entangled in violent crime.

The lives of children are a mirror on society. These incidents reflect an underlying pathology, one that justifies indifference to others, the casual disregard of their pain.

I am intensely concerned that by offering young people only the example of an uncaring and brutal way of life, we are extinguishing from their hearts the light of hope. The unfulfilled hearts of children become desolate. They are then rendered even more vulnerable to a distorted value system that - by the single, arbitrary measure of wealth - coldly separates society's winners from its losers. We need to initiate an earnest and principled rethinking of what it means to win in life and what a genuinely affluent society would look like.

The members of my generation also experienced the pain of finding the values offered us by society empty and meaningless.

I was 17 when World War II ended. There was among young people a tormented sense of spiritual void. It wasn't just the physical landscape that had been reduced to ashes. The bizarre system of values drilled into us in the wartime years had been exposed as fraudulent and razed to the ground.

It was only natural that many young people fell into a state of desperate skepticism, convinced there was nothing in which they could believe. Like them, I found it impossible to trust the intellectuals and politicians who, having sung the praises of war and driven large numbers of young people to their deaths, overnight became apostles of peace and democracy.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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