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누드쇼 〈크레이지 호스 파리〉 공연 위해 내한한
필립 롬므 회장

“춤은 세계를 아우르는 또 하나의 언어”

글 : 오주현 인턴기자(이화여대 졸)  / 사진 : 김선아 

1951년 시작해 올해로 65주년을 맞은 아트 누드쇼 〈크레이지 호스 파리〉가 15명의 무용수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전위 예술가 알랭 베르나댕이 만든 〈크레이지 호스 파리〉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찬양한다. 여성의 몸 위에 화려하고 다양한 빛과 영상을 쏘아 환상적이고 예술적인 공연을 만들어냈다. 리도·물랭루즈와 함께 파리 3대 쇼로 꼽힌다. 파리의 낮은 루브르가, 밤은 3대 쇼가 책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파리를 대표하는 공연이다. 〈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회장이자 총괄감독인 필립 롬므를 공연장에서 만났다.
“이번 한국 공연은 그동안 가장 인기 있었던 30개의 레퍼토리를 모은 ‘포에버 크레이지’ 버전입니다. 그중에서도 한국인의 취향에 맞춰 가장 에너지 넘치고 흥겨운 에피소드를 모아 구성했습니다.”

〈크레이지 호스 파리〉는 프랑스의 전위예술가인 알랭 베르나댕이 만든 공연이다. 옷을 걸치지 않은 여성의 피부 위에 다양한 빛과 영상을 입히고, 거기에 오감을 자극하는 안무를 더한 아트 누드다. 지난 2001년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카지노 공연으로 세계적인 쇼로 발돋움했다. 쉽게 범접하기 힘든 소재로 예술을 만들어내 프랑스만의 예술성이 표현되는 새로운 장르의 퍼포먼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장 폴 고티에가 디자인한 화려한 의상과 크리스티앙 루부탱이 디자인한 구두 그리고 살바도르 달리의 입술 소파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65년 동안 존 F. 케네디, 마릴린 먼로, 마돈나, 비욘세, 워런 비티, 데미 무어, 스칼렛 요한슨, 스티븐 스필버그 등 전 세계 1500만 명의 관객은 물론 월드 스타까지도 매료시켰다. 그동안 전 세계 수많은 도시가 〈크레이지 호스 파리〉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울이 공연지로 결정되었다. 전 세계에서 〈크레이지 호스 파리〉 상설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은 파리와 서울 단 두 곳뿐이다.

“서울은 활기 넘치고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많은 공연이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마카오를 중심으로 열립니다. 하지만 〈크레이지 호스 파리〉는 서울을 아시아와 파리를 잇는 거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벨기에 출신인 필립 롬므 회장은 프랑스에서 성공한 미디어 사업가다. 그가 만든 회사 데피콤(DEFICOM)은 이벤트와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와 텔레콤 사업을 하고 있다. 〈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예술성에 매료돼 알랭 베르나댕의 자녀들로부터 이 공연권을 샀다.


그는 미디어 사업 경험을 살려 〈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잘 풀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연을 창작한 알랭 베르나댕의 DNA를 그대로 가져오고자 했습니다. 그의 색깔, 성격, 정성을 그대로 살려서 가져오되, 현대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태양의 서커스〉를 통해 천재 안무가로 불리는 필립 드쿠플레, 알리 마다비의 안무를 추가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필립 드쿠플레가 만들어낸 ‘upside down’입니다. 거울에 비치는 대칭을 이용해 안무가 이루어집니다. 〈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이 잘 조합되어 있습니다.”

〈크레이지 호스 파리〉의 무용수가 되기 위해서는 창설자인 알랭 베르나댕이 처음 설정한 엄격한 신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고전 발레를 배워야 하고, 키는 168~172cm 등 여러 조건이 있다. 매년 500명이 넘는 지원자 중에서 극소수의 무용수를 뽑는데, 이들은 권위 있는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무용수들은 높이가 2m도 안 되는 납작한 직사각형 무대에서 춤을 춘다. 무대에 서는 무용수는 12명을 넘지 않는다. 무대가 작기 때문에 정확성이 배가된다.


검은 직사각형 안에서 움직이는 무용수들의 몸짓과 그 위를 덮는 조명은 〈크레이지 호스 파리〉를 ‘쇼’라기 보다 ‘회화’ 작품으로 느껴지게 한다. 무용수들은 밑그림이고 조명과 영상이 물감처럼 채색한다.

“춤은 몸의 표현입니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이게 사실이지요. 사람의 기운, 감정을 암묵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말이 안 통해도 같은 공연을 보고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런 춤의 특징 때문입니다. 춤은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또 하나의 언어입니다.”

기간 : 4월 27일~6월 30일
시간 : 매주 월~토요일 2회 공연
         (오후 5시 15분, 8시)
         총 105분
         (1막 45분, 인터미션 15분, 2막 45분)
장소 :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시어터
  • 2015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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