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볼튼의 찬사를 받았던 가수 문명진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 당신 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을까요!

글 : 시정민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잠원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가수 문명진. 빨간 니트에 트레이드 마크가 된 스냅백 모자를 쓴 그는 방송, 신곡 발매,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었다. 구부정한 어깨, 노래할 때 리듬을 타는 듯한 손짓, 저절로 눈을 감는 것까지 방송에서 본 모습과 똑같았다.
지난해 10월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에서 문명진은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를 불러 팝의 거장 마이클 볼튼에게 “지금까지 들었던 것 중 최고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마이클 볼튼에게 이 곡을 리메이크해줄 것을 제안받고 얼마 전 디렉팅 작업도 함께해 화제가 됐다. 문명진이 중학교 시절 처음 접했던 팝송으로 한글로 받아 적으며 따라 부르던 노래였다. 그런 그가 마이클 볼튼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른다는 건 그저 꿈같은 일이었다. 어려운 스킬은 배제하고 멜로디에 충실한 편곡으로 그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마이클 볼튼 앞에 섰다.

“어릴 때 따라 부르던 소년 문명진의 감성을 담아 불렀어요. 마이클 볼튼에게 ‘이 노래가 이렇게도 변할 수 있구나. 신선하다’라는 느낌만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찬사에 놀랐어요. 지금까지 음악을 하면서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이 무대에 서서 인정받으려고 그동안 음악을 해온 것 같았고요.”


‘10년 넘는 무명에서 벗어난 가수’

20대 초반 클럽에서 DJ를 하던 그는 스물두 살 때 그룹 업타운 멤버 정연준의 눈에 들었다. 2001년 데뷔했지만 당시 아이돌 그룹이 대세였던 터라 라이브 무대는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2004년 발매한 2집 역시 큰 반향을 얻지 못했다. 때마침 방송을 기피하게 되는 일도 벌어졌다. 방송출연을 위해 카메라 리허설까지 마친 상태에서 피처링에 참여했던 유명가수가 녹화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방송이 취소된 적도 있다. 그는 이후 소속사와 계약을 할 때 ‘방송출연은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렇게 10여 년을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다른 가수들의 피처링과 드라마 OST에 참여하고, 보컬 트레이너로 활동했다. 2013년 〈불후의 명곡〉 제작진으로부터 러브콜이 왔다. 처음엔 거절했지만 제작진의 계속된 러브콜과 소속사의 설득 끝에 10여 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덤덤하게 첫 무대를 해바라기의 〈슬픔만은 아니겠죠〉를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불렀다. 첫 무대 이후 포털사이트, 각종 음원사이트에 ‘문명진’이란 이름이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고, 가수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나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해오던 것이 한 방에 날아간 순간이었다.

그는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각종 공연, 음반 발매 등 바쁜 행보를 이어갔다. 그에게는 ‘10년이 넘는 무명에서 벗어난 가수’란 타이틀이 따라 붙었다.

“사실 전 힘든지 모르고 지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데 이 정도는 감수하고 인내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가 노래를 불러 기사화될 때마다 ‘R&B의 교본’ ‘소울의 신’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런 수식어는 저와 어울리지 않아요. 전 그냥 대중가수 문명진이에요. R&B를 좋아하고, 하고 싶어서 하는 것뿐, 그런 찬사는 제게 어울리지 않아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노래할 때 문명진만의 감성과 감정이 진한 여운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들어온 70~80년대 소울 흑인 밴드음악을 들으며 연습했던 게 감정표현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지금도 오래된 흑인 음악을 좋아하지만 아주 트렌디한 음악도 찾아 듣는다고 한다. 트렌드에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다. 그는 노래할 때 실수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고 했다.

“음정이나 박자에 신경 쓰는 것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죠. 노래 그대로의 느낌에 제 느낌을 더해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거든요. 음정, 박자 걱정에서 해방되면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유희열씨가 그건 ‘신의 영역’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신이 되고 싶다고 했죠(웃음).”


단독 콘서트 테마는 ‘나의 노래’

그는 1월 말 ‘겨울 또다시’ 란 신곡을 발표했다. 듀스의 이현도가 디렉팅한 곡으로 아날로그 느낌의 첫사랑이 떠오르는 곡이다.

“회사에 이현도 ‘언니’가 있어요(웃음). 인상은 좀 거칠어 보여도 그 안에 ‘중3 소녀의 감성’이 들어 있어 언니라고 부르죠. 큼직큼직하게 선이 굵은 멜로디가 대중이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들었습니다.”

이현도가 ‘중3의 소녀 감성’이라면 그는 ‘중2의 소녀 감성’이 묻어나는 것 같다고 한다. 첫 단독 콘서트 때 ‘슬픔만은 아니겠죠’의 첫 소절을 부르는 순간 울음이 터져 ‘울보 명진’이란 별명이 생겼다.

“그 순간 음악을 해온 10여 년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어요. 눈물로 다 토해내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제가 워낙 눈물이 많기도 한데 제 안에도 현도 형처럼 소녀가 있나봐요(웃음).”


2월 13~15일에 하는 단독콘서트 테마는 ‘나의 노래’다. 지금까지 문명진의 콘서트는 퍼포먼스나 화려한 무대장치 대신 진심을 담아낸 호소력 짙은 감정을 전달하는 노래 위주의 형식이었다. 이번 콘서트 역시 그의 대표곡 ‘하루하루’ ‘가르쳐줘요’ 등의 노래와 〈불후의 명곡〉에서 불렀던 ‘슬픔만은 아니겠죠’ ‘당신은 모르실거야’ ‘그대 내 품에’ 등을 부를 계획이다. 〈불후의 명곡〉을 준비할 때 준비기간이 촉박해 내 노래처럼 더 차지게 부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고 한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 아쉬움을 채우는 문명진만의 ‘나의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했다.

“꿈이 있어도 오늘 충실하지 않으면 그 꿈을 이룰 수 없으니 지금 주어진 것에 열심히 하자주의예요. 아주 조금이라도 하기로 마음먹은 건 후회 없이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는 노래도 연기라고 생각한다. 단지 목소리로 노래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표정과 몸짓으로 그 노래의 느낌과 표현을 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인터뷰 내내 노래에 대한 그의 열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 2015년 03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201912

201912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9.12

event
event 신청하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30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