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메시지 (20)
무력으로 평화는 오지 않는다

나는 세르메뇨 학장에게 여쭤보았다.

“12년간의 내전이 1992년에 드디어 끝이 났습니다. 그 열쇠는 무엇이었습니까?”

그의 대답에는 핵심이 담겨 있었다.

“종결된 근본 원인은… 서로가 ‘상대방을 완전히 패배시키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평화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

한도 끝도 없었다. 정부군의 무기는 다른 나라의 지원으로 전혀 바닥이 나지 않았고, 게릴라 쪽에는 빈약한 무기 대신 끝없이 높아만 가는 사기가 있었다.

그러나 모두가 전쟁에 대해서는 ‘지겨워 진절머리를 치고’ 있었다. 7만5000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그리고 ‘행방불명자’는 8000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같은 민족끼리 무엇을 위해 이렇게 싸웠을까. 이제 더 이상 시체를 보고 싶지 않았다.

이제 어느 쪽도 그만두길 원했다. 무력으로는 그 무엇 하나 해결하지 못하지 않는가. 서로 대화해달라.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해주시오. 태어나서 전쟁밖에 모르는 아이들이 나라 안에 널려 있어요!

다른 나라에서도 대화를 권유하는 움직임이 여러 번 있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저런 녀석들과 이야기를 하라고! 바보 같은 소리는 집어치워!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지 않나.” 서로가 서로를 귀신, 악마처럼 불렀다. 대화의 ‘테이블’은 멀어졌다.

그러나 드디어 ‘종전’의 날은 왔다. 코스타리카의 알리아스 대통령을 비롯한 이웃 나라들의 노력, 데쿠에야르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연합의 노력, 그리고 냉전의 종결이라는 국제 환경의 격변이 평화를 이끌어냈다. 무력으로 편을 가르는 것은 용기가 아니다. 대화하는 용기를!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승리’인 것이다.

평화가 찾아온 뒤에 취임한 칼데론 대통령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가 마음의 근저에서 구하려고 하는 것은 ‘평화의 문화’입니다. 관용, 인권, 문화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상입니다. 지금 인류가 해야 할 일은 ‘인간의 변화를 추진하면서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도전입니다.”

문화를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인간을 바꾸어가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외침이었다. 전란으로 괴로워하는 나라의 외침이었다.

이 한마디는 상당한 무게가 있다.

그 생각을 정착시켜 암흑 속에서 ‘교육의 빛’을 밝히기 위해서 일어섰던 세르메뇨 학장의 위대함이 한층 더 빛을 발하고 있다.

학장은 ‘외출 금지’라는 총격전의 나날 속에서도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수업에 나가신 분이었다.

“오직 학생들밖에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젊은이들이 배울 수 없다는 것이 저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인간애(人間愛)의 교육자에게 있어서 교육이란 무엇인가?

“교육이란 인간에게 ‘생명에 대한 사랑’을 철저히 가르치는 일입니다.”

나는 이 말에 동의한다. 국가주의 교육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교육은 ‘모든 폭력’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지혜를 키우는 것이다. 인간과 자연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는 것’을 머리로, 가슴으로, 피부로,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인간을 육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교육이야말로 평화를 향한 길을 건설하는 ‘문명의 대투쟁’이 아닐까.



I asked Rector Sermeno what had been the key to finally ending the civil war in 1992, after 12 long years of conflict.

His answer was to the point. "The basic cause was that both parties realized that, no matter how hard they tried, they could never defeat the other side."

What had become clear was that no amount of armed struggle could bring peace.

The fighting had become pointless. It knew no end. The army was being equipped with a limitless supply of weapons from their allies abroad. What the guerrillas lacked in sophisticated weaponry, they made up in morale.

But people, everyone, had grown disgusted with the war. Some 75,000 people had been killed, and another 8,000 had been "disappeared." To what end were citizens killing their fellows? People had seen far too many dead bodies. They began demanding that both sides in the conflict stop.

The fighting had resolved nothing. It was time to talk, time to think of the children's future. All over the country, there were children who had never known life without war.

Other countries had repeatedly tried to get the warring parties to the negotiating table, but every attempt had ended in failure.

"Negotiate with them!? Give us a break! They aren't the kind of people you can talk to!" With both sides convinced that the other side was evil incarnate, peace negotiations seemed a distant dream.

And yet the war finally did end. Peace came through the efforts of then President Oscar Arias Sanchez of Costa Rica and the leaders of other neighboring countries as well as through the good offices of then United Nations Secretary-General Javier Perez de Cuellar. The dramatic changes in the international climate resulting from the end of the Cold War were also a major impetus.

As Armando Calderon Sol, who became president of postwar El Salvador, observed: "What we seek from the bottom of our hearts is a culture of peace. It is a philosophy that treasures tolerance, human rights and cultural values. The challenge for humankind today is to advance our human revolution and construct a peaceful society."

His words make it clear that the only path to peace is for human beings to change our culture, our way of thinking, ourselves. This is an appeal that issues from the depths of suffering endured by a country shattered by war. As such, it carries an incalculable weight.

Against this backdrop, the moral leadership of Rector Sermeno, who kept lit the beacon of education through the long night of terror, shines all the more brightly.

The rector literally risked his life in order to teach, leaving his home even when gun battles had erupted and curfews were imposed.

"All I could think of was my students," he recalled. "I could not bear to think of young people being deprived of the opportunity to learn."

How does this educator, with his great love for humanity, define education? "It is a process," he says, "that teaches people to cherish and respect all living things."

I must agree. Education should not be based on or limited by a nationalist agenda. Education must cultivate the wisdom to reject and resist violence in all its forms. It must foster people who intuitively understand and know-in their minds, in their hearts, with their entire being-the irreplaceable value of human beings and the natural world.

I believe such education embodies the timeless struggle of human civilization to create an unerring path to peace.

이케다 다이사쿠(池田大作) SGI 회장은 세계 각국의 지성인과 대화하면서 세계 평화와 문화·교육운동을 해오고 있다.
유엔평화상, 세계계관시인상 등을 수상했고, 대한민국 화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21세기를 여는 대화》(A. 토인비), 《인간혁명과 인간의 조건》(앙드레 말로), 《20세기 정신의 교훈》(M. 고르바초프), 《지구대담 빛나는 여성의 세기로》(H. 헨더슨) 등 세계 지성인들과의 대담집을 냈다.
  • 2014년 1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