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폴 루이스

13년 만에 내한한 동유럽의 자존심

과연 드보르자크의 지휘로 탄생하고, 말러 교향곡 7번을 초연한 교향악단다웠다. 13년 만에 내한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체코필)는 ‘동유럽의 자존심’답게, 따뜻하고 깊은 연주를 선보였다. 이날 체코필은 드보르자크, 스메타나 등 체코 작곡가들의 곡을 연주해 갈채를 받았다. 최고의 슈베르트 해석자로 이름난 폴 루이스와 협연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도 인상적이었다.

체코필의 매력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였다.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은 음울하고 어두운 느낌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곡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해석의 여지가 다분한 곡이기도 하다. 체코필은 브람스 특유의 장중한 맛은 어느 정도 살리면서도 결코 부담스럽지 않은 연주를 선보였다. 어떤 부분에서는 섬세하고 아기자기하기까지 했다. (물론 ‘중후한 브람스’를 기대했을 관객이라면 다소 실망했을 수도 있다.)

폴 루이스의 피아노는 두말할 것 없이 아름다웠다. 시냇물이 흐르는 듯, 벌이 윙윙 나는 듯 간드러진 연주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내달리던 피아노가 잠시 숨을 고르면 오케스트라 연주가 이어졌고, 오케스트라가 숨을 죽이면 다시 피아노가 질주했다. 악보 없이 손가락 감각만으로 연주에 임하는 폴 루이스의 집중력에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

2부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연주였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연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절정’을 건드리는 듯한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드보르자크 교향곡 6번은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덜 친숙한 곡이지만, 가장 체코다운 곡이기도 하다. 자국 음악 해석에 특히 뛰어나다는 지휘자 벨로흘라베크는 곡을 조였다 풀기를 반복하며 관객의 집중을 끌어올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미 여러 관객이 지적했듯) 공연장 바닥 문제였다. 객석 바닥이 생각보다 심각한 소음을 만들어내 집중에 방해가 됐다.
  • 2014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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