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유니버설 발레단 <지젤>

우아함 그 자체! 김주원의 지젤 무용수들 발소리·숨소리도 완벽

창단 3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고전발레의 교과서 <지젤>을 무대에 올렸다. 그리고 이 무대에 오른 건 다름 아닌 전 국립발레단 스타 발레리나 김주원이었다. 재작년 국립발레단을 나와 홀로서기를 감행한 김주원은 이 작품을 시작으로 유니버설발레단의 상임 객원 수석무용수로 활동한다.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하는 첫 무대에서 그는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주원은 여주인공 지젤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1막 초반 사랑에 빠진 소녀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던 그는 후반부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채 무대 여기저기를 휘저으며 오열했다. 애절한 사랑을 온몸으로 토해내던 모습은 2막에서는 온데간데없었다. 차갑게 가라앉았지만 속은 여전히 뜨거운, 한층 성숙해진 지젤만이 남았다. 지젤의 감정 변화를 관객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력 있게’ 그려야 하는 게 임무라면, 김주원은 10점 만점에 10점이었다.

기술은 두말할 것 없었다. 안정감 있는 발놀림과 흐트러짐 없는 턴은 흠잡을 것 없이 완벽했다. 2막에서 알브레히트와 함께 추는 그랑 파 드 되(주역 발레리나와 상대역이 추는 춤)는 특히 압권이었다. 알브레히트에게 몸을 맡긴 채 이리저리 나부끼는 김주원은 우아함 그 자체였다. 보이지 않는 실이 그의 몸을 묶어 끄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군무도 인상적이었다. <지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2막 윌리(처녀 귀신)들의 춤은 몽환적인 무대 배경과 푸른 조명, 그리고 윌리들의 순백의 드레스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무용수들의 흔들림 없는 파 드 부레(발끝으로 걷는 동작)와 앙트르샤(공중에서 발을 교차하는 동작) 역시 탄성을 자아냈다. 무용수들이 발끝으로 무대 위를 걸을 때 들리던 발소리와 숨 고르는 소리마저 무대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을 수식하는 ‘세계적 수준의 군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았던 이유다.
  • 2014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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