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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이체스 테아터 <도둑들>

연극 <도둑들>은 무대부터 신선했다. 폭 8m, 높이 6.5m의 수레바퀴가 돌자, 12명의 배우는 그 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37개 장면을 만들어냈다. 3시간 30분의 긴 러닝타임 동안 배우들은 호흡을 잃지 않았고, 지루해하는 관객 역시 보이지 않았다.

<도둑들>은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열두 사람의 이야기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헛된 꿈과 희망으로 인생을 갉아먹는다는 것. 폐업 직전인 자신의 온천이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될 거라 믿는 여자, 가난한 형편에 아파트를 보러 다니는 부부, 돌아오지 않을 남편을 43년째 기다리는 여가수 등 이들은 모두 일어나지 않을 일을 꿈꾸다 인생을 허비한다. 극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소통의 부재, 존재 가치의 상실 등 현대 사회의 병폐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무대도 예사로 보아 넘길 수 없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수레바퀴와 그에 의해 분할되는 공간은, 각자의 위치에서 저마다의 삶의 바퀴를 굴려보지만 결국 그 자리인 우리네 인생을 상징하는 것 같아 처연하기까지 하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아요. 죽은 것처럼 살고 있는 사람들 말이에요. 그 안에 머물 권리가 없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그리고 소심하게 살아가는, 삶을 도난당한 사람들이요. 우리는 마치 도둑들 같아요.” 하는 주인공의 대사에 이르면 가슴이 꽉 막힌 듯 먹먹해진다.

△도이체스 테아터(Deutsches Theater)
131년 전통의 독일 극단.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영국에 로열 내셔널 시어터가 있다면 독일에는 도이체스 테아터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 이들이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도둑들(Diebe)>은 독일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극작가 데아 로어와, 탁월한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난 연출가 안드레아스 크리겐부르크가 힘을 합해 만든 작품이다.
  • 2014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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