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0주년 충무아트홀 김희철 기획본부장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창작 뮤지컬을 꿈꾼다

글 : 박소영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올해는 충무아트홀이 개관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그간 충무아트홀은 공공기관으로서 한국 공연문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달 〈topclass〉는 충무아트홀 김희철 기획본부장을 만났다. 김 본부장은 충무아트홀 개관 멤버이자, 충무아트홀이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자리 잡기까지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본부장께서 총괄프로듀서를 맡았던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지난 5월 성공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열심히 준비한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잔치는 끝났다고 생각해요(웃음). 겨우 초연을 마친 거니까요. 보완에 박차를 가해서 완성도를 더 높일 생각입니다. 내년 재연 때는 더 훌륭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소재로 프랑켄슈타인을 선택한 건 ‘창작뮤지컬의 세계화’와 관련이 있겠죠.

물론입니다. 창작뮤지컬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문제는 대부분의 창작뮤지컬 제작자가 ‘한국적 소재’에 집착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한국적 소재를 사용하는 것 자체는 좋지만, 관건은 ‘세계에도 통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세계시장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더 보편적인 이야기가 필요했어요.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영국 여성작가 메리 셸리가 쓴 스테디셀러입니다. 100년 이상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생산돼왔죠. 이런 아이템이라면 국제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충무아트홀은 이전에도 <삼총사> <잭더리퍼> 등의 작품에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의 경우 단순 투자를 넘어 기획ㆍ제작ㆍ마케팅까지 모든 것을 충무아트홀에서 맡았습니다.

아시다시피 국내 뮤지컬 제작사 사정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히 창작뮤지컬을 주로 올리는 제작사의 경우 재정난에 허덕이기 일쑤입니다.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작품에 과감하게 투자하지 못하고, 투자가 줄어드니 공연의 퀄리티가 떨어지고, 퀄리티가 떨어지니 관객과 관계자의 외면을 받는 거죠. 문자 그대로 악순환입니다.

창작뮤지컬의 활성화를 위해 극장이, 그중에서도 저희 같은 공공극장이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외에서는 극장이 직접 뮤지컬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리스크를 떠안는 거죠. 그러면 공공극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투자자, 관계자들이 모입니다. ‘충무아트홀을 제작극장의 효시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한 장면.
충무아트홀이 뮤지컬 발전을 위해 힘쓴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시작부터 뮤지컬 전용극장이기도 했고요.

개관 당시 고민이 많았습니다. 중구 흥인동에 위치한 이 작은 극장의 정체성을 찾기란 쉽지 않더군요. 충무아트홀은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처럼 브랜드 밸류를 가질 수도, LG아트센터처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질 수도 없었습니다. 다만 서울의 중심인 중구에 있다는 것,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좋다는 것 정도가 장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중적 장르인 뮤지컬을 내세워 뮤지컬 전용극장으로 만든 겁니다. 처음에는 비판도 많이 받았습니다. ‘공공극장에서 어떻게 상업적인 뮤지컬을 하느냐’ ‘단발성 공연이 설 무대를 뺏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였죠. ‘공공기관으로서의 공익성’을 강화해야겠다고 판단한 것도 그때였습니다.

소규모 창작뮤지컬에 문호를 개방하고, 창작뮤지컬을 육성ㆍ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마련하면 충무아트홀의 존재 의의도 확실해질 거라고 봤습니다.


800석짜리 중규모 극장을 1255석 대규모 극장으로 바꾼 것도 김 본부장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때의 결정이 지금의 충무아트홀을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개관 3년 만에 10억을 들여 극장을 다시 지었습니다. 엄청나게 비난을 받았죠. 하지만 확실한 계획이 있었기에 거침없었습니다. 1255석과 800석의 차이는 ‘여기서 <미스사이공>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중대한 문제입니다. 800석으로는 중극장 규모의 공연밖에 할 수 없어요. 공무원, 구청장, 의회 의원들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 설득했습니다.


당시 계획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주신다면요.

첫 번째 계획은 원래 있던 식당을 없애고 그 자리에 소극장을 지어 창작뮤지컬 인큐베이팅 스튜디오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대관료도 싸게 책정하고, 시설도 무료로 개방하고요. 두 번째 계획은 소외된 창작뮤지컬을 본격적으로 부흥시키는 것이었어요. 한국뮤지컬협회와 손을 잡고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을 만들었고, 창작뮤지컬 지원사업을 벌였습니다. 매년 두 편의 뮤지컬 작품을 공모해 상업화하는 프로그램이죠. <여신님이 보고 계셔> <날아라 박씨>는 모두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지난해 충무아트홀은 창작뮤지컬 콘텐츠 발굴 프로그램 ‘뮤지컬하우스 블랙 앤 블루’를 시작했다. 전도유망한 신진 창작자 5개 팀을 선정해 쇼케이스 제작비와 작품개발비 5000만원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김희철 본부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창작자와 제작자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일부 작품은 계약이 완료된 상태다. 양질의 창작뮤지컬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한국 뮤지컬 시장이 대략 3800억 규모라고 해요. 제가 이쪽 일을 처음 시작했던 1988년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죠. 하지만 외형상 성장이 질적인 면까지 보장하지는 않아요. 우리 뮤지컬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궁극적으로는 뮤지컬의 본고장인 웨스트엔드에 진출해 전 세계인에게 인정받을 날이 오기를 꿈꿔요(웃음).”
  • 2014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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