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인터미션] 뮤지컬 〈헤드윅〉, 정확히는 ‘조드윅’ 리뷰

“뭘 또 이렇게 많이 왔어? 별로 볼 것도 없는데. 니들은 남자도 안 만나니?” 시작부터 한바탕 난리가 난다. ‘조드윅’ 조승우의 등장이다. 〈헤드윅〉 10주년 기념 공연, 조드윅은 인간 조승우와 캐릭터 ‘헤드윅’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며 관객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헤드윅〉은 존재 이유를 찾아 떠난 트랜스젠더의 삶을 그린 모노드라마다. 이야기는 이렇다. 동독에서 태어난 소년 ‘한셀’은 미국 남자와 결혼해 동독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한셀은 이름을 헤드윅으로 바꾼 뒤 성전환수술을 하지만, 보기 싫은 흔적(앵그리인치:잘려나가지 못하고 남은 1인치)이 남는다. 미국으로 건너간 헤드윅은 반쪽 ‘토미’를 만나 영원한 사랑을 꿈꾸지만, 토미는 헤드윅이 진짜 여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떠나버린다.


헤드윅은 가창력과 연기력은 물론, 유머 감각까지 겸비해야 하는 까다로운 배역이다. 이야기를 이어가다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애드리브로 흥을 띄우고, 애드리브로도 안 되면 노래로 관객의 혼을 빼야 한다. 노래, 연기, 입담, 심지어는 악기 연주까지 다 되는 멀티플레이어 조승우에게 〈헤드윅〉이 딱인 이유다. 스스로는 “나이를 처먹었더니 한 곡만 불러도 숨을 못 쉬겠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관객의 마음을 울리고, 눈시울을 붉힌다. 무대에 오래 선 덕에 이제는 농익을 대로 농익은 개그감도 한몫한다.

그러나 조승우의 진가가 가장 잘 발휘되는 부분은 역시 후반부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헤드윅의 아픔을, 조승우는 예의 ‘미친 연기’로 표현해낸다. 헤드윅이 가슴에 넣어두었던 토마토 두 개를 꺼내 뭉개는 장면은 특히 압권이다. 치부를 모두 드러낸 채 울부짖는 헤드윅을 보며, 관객은 숨 쉬는 것도 잊는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배우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극의 특성상 간혹 흐름이 끊기거나 늘어지기도 한다는 것. 그러나 3시간에 가까운 공연을 다 보고 나면 ‘왜 조승우여야만 하는지, 왜 조승우일 수밖에 없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헤드윅〉을 볼 관객을 위한 팁!
공연장을 찾는 관객 대부분은 재관람 관객이다. 공연장에서 홀로 선 섬처럼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넘버를 미리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한 줄 평
무대에 선 조승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
  • 2014년 07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