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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작가

소소한 공감 일으키는 새로운 형식의 책으로 세계 독자와도 통하다

글 : 시정민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자료제공 : 허밍버드출판사
“‘꿈’과 ‘이루다’를 잇기에 가장 알맞은 말은 ‘을’이 아닌 ‘행동’이다”와 같이 공감을 자아내는 글로 구성된 에세이 《1cm+》가 화제다. 카피라이터의 톡톡 튀는 발상으로 삶에 대한 고민을 짧은 문장과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지난해 여름 발간된 《1cm+》는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지금까지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만약 인생이 긴 자라면 우리에게 1cm만큼의 이 필요하다’는 독특한 테마로 2008년 발간돼 베스트셀러가 됐던 《1cm》에서 보여준 감성과 재치를 더해 선보인 두 번째 에세이다.

《1cm+》는 평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크리에이티브한 단상을 떠오르는 대로 메모하는 걸 좋아하던 카피라이터 김은주의 작은 습관에서 출발했다. 다이어리나 블로그에 틈틈이 메모해온 기록들을 토대로 일러스트레이터의 삽화 작업을 더해 만들어졌다.

“책을 만들 의도는 아니었지만 쓰다 보니 양이 많아졌어요. ‘생활의 많은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만큼 더 많은 사람과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죠. 무심코 지나쳐온 평범한 일상에서 딱 1cm만이라도 삶을 돌아보고 발전시키면 좋지 않을까, 싶어 제목도 《1cm》라고 지었고요. 내 인생에 1cm만큼 더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나와 타인과의 거리를 1cm 줄여볼 수도 있고, 남녀 간에 존재하는 1cm만큼의 차이를 발견할 수도 있고, 또 1cm만큼의 꿈을 꾼다면 어떨까 싶었어요.”

책 속에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글이 다양하다. 일, 고정관념, 사랑, 사람, 남녀관계, 증오를 다스리기 위해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위로하는 것 등이 섹션별로 나뉘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톡톡 튀는 위트로 풀어냈다.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독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크리에이티브한 장치를 곳곳에 심어두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량이 OECD 국가 중 가장 낮다는 설문조사를 보고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도록 책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가능한 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다른 페이지로 건너뛰어 게임과 퀴즈를 풀 수 있게 하고, 페이지를 접으면 내용이 반전되거나 햇빛을 받아야 텍스트가 나온다고 속이는 등 흥미로운 장치들을 마련했다.

“책을 읽는 것이 그 어떤 놀이보다 재미있도록, 그리고 책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많은 노력을 쏟았어요.”


크리에이티브한 장치들은 웃음을 자아내다가 급기야 잘 모르고 있던 내 안에 숨겨진 것,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던 것들을 자연스레 생각하게 만든다. 그가 글을 쓰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또한 위트와 공감이다.

“소통과 관계를 위트라고 생각해요. 위트는 따뜻하잖아요. 또 늘 크리에이티브한 시각으로 의미를 찾고 전달하고자 노력하다 보니 이 책에서도 어렵고 심각한 단어들보다는 위트로 전달하고 싶었죠. 재미와 진지함이 반반씩 들어 있어요. 마치 우리 인생처럼요.”

그의 직업은 카피라이터. 2004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NHN을 거쳐 지금은 TBWA에서 일하면서 갤럭시・던킨도너츠・삼성그룹・CJ・ KT 등의 다양한 광고 캠페인을 담당해왔다. 숨 가쁘게 일하면서 책은 언제 내고 사인회까지 열까? 그는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원동력이 된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책의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를 담당한 양현정 작가와는 첫 만남에서 마치 자신과 똑같은 도플갱어를 보는 듯했다고 한다.

“우연히 본 블로그에서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어 책의 삽화를 맡아줄 수 있겠냐고 연락을 드렸어요. 그런데 첫 만남에서 멘붕이었습니다(웃음). 저랑 똑같은 헤어스타일, 옷, 심지어 별자리도 같았고, 신발은 완전 똑같았어요. 취향도 비슷했고, 작업을 하면서 더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죠.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글을 더 센스 있게 마무리해주셨어요.”


아이디어는 주로 책이나 평소 경험을 통해 얻는다고 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만났는데 기분 나쁜 일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 기분 나쁜 일에서도 무엇인가 새로운 걸 얻을 수도 있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자극이나 영감을 얻으려고 해요. 광고 업무를 할 땐 새로운 걸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영상이나 디자인 서적, 제게 자극을 줄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들 속에서 찾고요.”

그렇다면 그에게 1cm란 무엇일까?

“살면서 필요한 게 바뀌는데, 음… 늘 채우고 싶은 것, 나를 완성해가는 것 같아요. 어떤 때는 사랑이, 어떤 때는 꿈이 관계가 되는 것처럼, 인생을 채워가면서 완성되고 성장해갈 수 있는 것. 그래서 제게 1cm는 성장인 것 같아요.”

기존에 있던 것에서 약간만 바꿔 다른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크리에이티브라고 그는 말한다.


《1cm》는 중국어로 번역되어 중국도서 사이트에 달린 리뷰만도 2만 개가 넘는다. 《1cm+》도 얼마 전 타이완에 판권이 팔렸고, 또 다른 해외 출판사와도 협의 중에 있다. 《1cm+》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묻자 수줍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기존의 책과는 다른 신선함 때문인 것 같아요. 저는 세상 이치를 깨달은 현자의 지혜를 쓰지는 못 합니다. 젊은 세대와 똑같이 생활하는 사람으로서 꿈을 좇다 좌절하기도 하면서 우리 삶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부분들을 포착해 거기에서 잊고 있었던 의미, 삶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공감하고 돌이켜보며 생각할 수 있는 팁을 제시한 거죠. 독자들에게도 자신은 표현하지 못하던 것이 책에 표현되어 있어 좋았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있는 영국에서 책 사인회를 하는 게 꿈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도 《1cm+》에 공감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요?(웃음)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독자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호흡이 긴 글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작사나 일러스트 등 다른 분야와 결합해서 다른 시각적인 작업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조금 써놓은 소설도 마무리 짓고 싶어요. 세계시장에서 스테디셀러가 될 책을 내는 꿈도 꿉니다.”
  • 2014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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