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언 오피(Julian Opie) 개인전

서울 사람들이 걷는 모습엔 무엇이 담겼을까

글 : 천수림 TOPCLASS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영국 출신의 미술가 줄리언 오피는 조각과 회화의 영역을 폭넓게 아우르며 국제적 명성을 얻은 작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의 정면 외벽을 통해 선보였던 미디어아트 ‘워킹 피플’과 ‘광주미디어아트 2012’ 참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가 서울 사람들을 소재로 한 ‘서울프로젝트’로 다시 한 번 우리나라를 찾았다.

사진제공 : 국제갤러리 kukje@kukjegallery.com
Walking in Sinsa-dong 1_ Vinyl on wooden stretcher, 230×344.3cm, 2014
줄리언 오피의 개인전이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 2, 3관에서 열리고 있다(2월 13일~3월 23일). 줄리언 오피는 현재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팝아티스트로 꼽힌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그는 1958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사진과 비디오 영상에서 얻은 이미지를 컴퓨터를 이용해 선과 면으로 단순화하는 특색 있는 작업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의 작품은 현재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도쿄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최근엔 유럽과 미국·일본·인도 등지에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Walking in Sadang-dong in the rain_ Vinyl on wooden stretcher, 230×344.3cm, 2014
국제갤러리 2, 3관에서는 서울 사람들을 형상화한 작품과 런던 사람들을 형상화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서울 사람들을 그린 작품에서는 패셔너블한 소품과 핸드백으로 무장한 쇼핑객, 어딘가로 바쁘게 움직이는 행인들의 모습이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붉은색 롱스커트에 웨지힐을 신고 디지털카메라를 멘 여인, 흰색 티셔츠, 검은색 바지에 크리스찬 디올 쇼핑백을 들고 있는 젊은 아가씨, 보라색 짧은 원피스를 입은 갈색머리 여인, 힙합 패션을 한 청년들이 등장하는 ‘신사동’은 경쾌한 느낌을 준다. 비 오는 날, 사람들이 우산을 쓴 채 어디론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당동’ 풍경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 속 인물의 공통점은 모두 ‘걷고 있다’는 것이다.

줄리언 오피 전시 설치 전경 K2 (photo by Keith Park)
“아무 거리에서나 잠시 멈춰 지나가는 군중을 바라보라. 이 걸어가는 인물들에게서 아름다움과 에너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각각의 인물들은 자신의 목적에 휩싸여 있으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옷차림을 연출하면서도 낯선 이들과 뒤섞여 끊임없이 변화하는 무작위적인 춤을 창조해낸다.”

줄리언 오피는 일상적인 사람들, 군중에 대해 관심을 갖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서울 사람들을 작품에 담은 ‘서울도시프로젝트’는 2년 전 시작됐다. 서울의 사진작가들이 서울 도심의 이미지를 촬영했고, 줄리언 오피는 그렇게 모은 2000~3000장의 사진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수천 장 사진에서 골라낸 인물들을 재조합한 작품이니, 우리가 갤러리에서 보는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동 시간대, 동일 장소에 있었던 게 아니다. 작가의 눈을 거쳐 재조합된 ‘또 다른 현실’인 셈. 그런데도 스냅사진을 보는 듯 자연스럽다.

줄리언 오피 전시 설치 전경 K3 (photo by Keith Park)
그는 런던과 뭄바이를 거쳐 서울에서 세 번째 도시 프로젝트를 했는데, 서울은 유난히 색채가 다채로웠다고 한다. 서울 신사동을 그린 작품의 경우 사람들의 옷차림에 장식이 많다. 색상뿐 아니라 소재와 무늬도 다양하고, 액세서리, 가방, 휴대폰, 쇼핑백, 신발끈 등이 모두 패셔너블해 이곳이 서울의 쇼핑 중심지임을 드러낸다. 커피나 신문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 영국과는 다른 풍경이라는 것. ‘비 오는 날 사당동’은 높낮이가 다른 다양한 우산이 생기와 리듬감을 준다. 오피의 인물들은 교통표지판의 픽토그램과 같은 단순한 기호-이미지에서 출발해 개성 있는 인물들로 진화하고 있다. LED사인 속을 무심히 걸어가는 군중은 어쩌면 글로벌한 군중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일상으로 보내는 풍경을 색다르게 본 시선. 서울프로젝트는 연작으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 2014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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