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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팝페라 그룹 라스페란자

이제 히든 싱어가 아닙니다

글 : 류동연 인턴기자(서강대 4)  / 사진 : 김선아 

JTBC <히든싱어 2> ‘신승훈 편’ 마지막 4라운드.
2번 방에서 얼굴을 감추고 ‘보이지 않는 사랑’을 부르던 장진호씨가 나타나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단 2표 차 우승. 놀람은 이내 감동으로 변했고, 그는 주먹을 들어 올렸다.
라스페란자는 히든싱어였다. 무명의 그늘이 그들의 얼굴에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날의 우승은 그들에게 빛을 주었다. 이제 얼굴을 보이고 당당히 노래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들의 미소 속에 희망이 비쳤다.
왼쪽부터 정주영(테너)·장진호(테너)·구충길(바리톤)·백성영(테너).
우선 축하드립니다.

장진호_ 감사합니다. 사실 우승까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어요. 방송출연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 2~3라운드까지는 가서 제 얼굴을 보여주자는 게 목표였거든요. 실력이 안 되는데 우승이라니… 실감이 안 났죠.

구충길_ 이 친구가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 저희가 녹음하는데 신승훈씨 목소리가 나왔다니까요(웃음).


라스페란자가 조명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장진호_ SBS <스타킹>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생각했는데 좋은 기회가 되었지요. <히든싱어 2> 제작진이 <스타킹>을 보고 연락을 주셨으니까요(웃음).


라스페란자는 국내 최초의 팝페라 그룹이다. 라틴어로 la speranza, ‘희망’이라는 뜻을 담은 그룹명은 그들이 걷고자 하는 길을 잘 설명해준다. 낮은 사람들을 위해 노래하자. 노래로 치유하고 희망을 선물하자. 자칫 원대한 꿈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것이 라스페란자가 노래하는 이유다. 한국컴패션, 홀트아동복지회 등의 자선행사에 매년 재능기부를 하고, 암투병 환자들을 위한 콘서트와 고아들을 위한 교회 음악회에도 빠지지 않는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요?

구충길_ 저도 신승훈씨 팬이었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보이지 않는 사랑’이 나왔는데 도입부의 ‘Ich Liebe Dich’도 따라 부르곤 했죠. 하지만 집안의 반대로 가수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대신 선택한 게 성악이었죠. 고등학교 때 중창단 활동도 하고 대학 성악과에도 진학했는데, 항상 대중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결국 팝페라로 ‘회귀’했죠.

정주영_ 중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음악 선생님이었어요. 기타부에 들어갔는데 저보고 목소리가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땐 별 생각이 없었는데 고등학교 때 음악실기 때문에 파바로티의 영상을 보고 바뀌었어요. 성악이 뭔지 몰랐지만 느낌이 달랐어요. 경이롭고. 그런데 왠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중학교 때 음악 선생님을 찾아뵙고 테스트를 받았어요.

백성영_ 저는 꾸준히 보컬학원에 다니면서 노래를 배웠는데, 목소리 자체가 실용음악보다는 뮤지컬에 가깝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쑥스럽지만 한 청소년가요제에서 대상도 탔었고, 기획사 연습생으로도 있다가 오디션 제의를 받고 들어왔어요.

장진호_ 저는 좀 늦었어요. 스물일곱 살에 노래를 시작했거든요. 그전에는 노래방에서 노래 좀 한다는 소리를 듣는 수준이었지 노래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어요. 우연히 오디션 추천을 받고 응했는데 합격했어요. 운이 좋았죠. 성악 창법도 그때 배우기 시작했어요.


팝페라가 여전히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은 아닌 것 같아요.

장진호_ 관객들은 아직도 팝페라를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팝페라는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에요. 예전에 비하면 성악적인 발성도 많이 줄였고 노래도 좀 더 대중적인 곡을 부르거든요. ‘행복을 주는 사람’ 같은 7080 노래나 ‘Perhaps Love’ ‘We Are the Champion’ 같은 팝송을 편곡해서 불러요.

백성영_ 실제로 팬카페 회원들의 연령대를 보면 중고등학생에서 할머니・할아버지까지 다양해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증거죠.

구충길_ 저희 이후 팝페라 그룹이 난무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 팀이 많아요. 대중에게 좋게 보이지 않았겠죠.



리메이크 곡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구충길_ 창작곡을 시도해보지 않은 건 아니에요. 2011년 싱글 앨범 <희망 Part II>에 실린 ‘희망’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창작곡이에요. 하지만 부를 기회가 많지 않았죠.

정주영_ 공연 레퍼토리를 짤 때 기획팀에서 유명한 곡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장진호_ 팝페라가 그리고 저희 그룹 자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발전이 더디지 않나 싶어요.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선 리메이크 곡을 부를 수밖에 없어요. 관객은 아는 노래를 더 관심 있게 들으니까요. 식상한 것은 알지만 울며 겨자 먹기죠.

구충길_ 1960~70년대 가요를 보면 외국 곡을 번안한 경우가 많았잖아요. 그 후에 이름이 알려지면 자작곡을 내놓고.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저희도 곧 특색을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라스페란자는 어떤 길을 걸을까요?

정주영_ 카페에 가입하시는 분들 중에는 ‘팝페라를 이제 처음 알았어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아요. 저희 그룹이 더 많은 자리에 서면서 많이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백성영_ 처음에 친구들에게 ‘팝페라 그룹에 들어갔다’고 말했을 땐 다들 그게 뭐냐고 묻더라고요. 하지만 이번에 <히든싱어 2>에 출연하고 나서는 포털사이트에 ‘장진호’도 ‘신승훈’도 아닌 ‘팝페라’가 먼저 검색어에 올랐어요. 이제 점점 알려지지 않을까 기대가 돼요.

장진호_ 저는 개인적으로 굳이 팝페라가 아니더라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장르는 하나의 구별 방식일 뿐 그것이 주는 아니니까요. 다음 앨범에서는 발라드도 도전해볼 생각이고요.

구충길_ 나이가 들면 매니지먼트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장르 구별 없이 좋은 아티스트들을 발굴해서 키우는 거죠. 저희 사장님처럼요(웃음).


라스페란자는 관객들을 노래로 치유한다. 관객들은 라스페란자를 박수로 치유한다. 그들은 관객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계속 노래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다음 앨범에서는 또 어떤 희망을 들려줄지 궁금하다.
  • 201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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