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힙합 페스티벌 〈원힙합페스티벌〉에 참여하는
힙합 아티스트 팔로알토

신나게 미치도록 놀아보세요

글 : 박소영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paloalto
본명 전상현. 2002년 ‘Memories’라는 곡으로 클럽 활동을 시작했고, 2003년 컴필레이션 앨범 〈People & Places〉 Vol.1에 참여하며 레이블 ‘신의의지’ 창립 멤버로 활약했다. 이후 2004년 발매한 1집 〈Resounding〉을 통해 특유의 랩 스타일과 진솔한 가사, 멜로디가 살아 있으면서도 인상적인 비트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더 콰이엇’과 함께 듀오 ‘P&Q’를 만들어 활동, 당시 언더그라운드 힙합 앨범으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현재 하이라이트 레코즈의 수장이자 아티스트, 프로듀서로 활약 중이다. 팔로알토라는 이름은 그가 어릴 적 살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서부의 도시 이름에서 따왔다.
드디어, 힙합페스티벌이다. 9월 7일 일산 킨텍스에서 국내 첫 힙합 페스티벌인 <원힙합페스티벌>이 열린다. 범람하는 록 페스티벌의 기세에 눌려 갈 곳 없던 힙합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CJ E&M이 주최하는 이번 페스티벌은 힙합 패션, 디제잉, 비보잉, 그래피티 등 힙합 컬처를 아우르는 대형 페스티벌이 될 예정. 대형 스테이지도 두 개나 설치된다. 타이가와 넬리의 내한에 도끼, 빈지노, 비프리, 산이, 버벌진트, 배치기, 박재범 등 국내 아티스트들의 라인업도 탄탄하다. 지난 8월 6일, <원힙합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아티스트를 대표해 팔로알토를 만났다. 힙합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생경한 이름이지만, 그는 어느덧 데뷔 10년이 넘은 중견 아티스트로 한국 힙합을 대변하고 있다. 그에게 근황부터 힙합페스티벌에 대한 생각까지, 다양한 것을 물었다.

먼저 근황을 말씀해주세요.
6월 25일에 저희 하이라이트 레코즈에서 컴필레이션 앨범이 나왔어요. 8월 3일부터 서울・대구・부산 투어 공연을 하고 있고요. 저희 회사 소속 아티스트인 허클베리피 앨범도 준비 중이에요. 제 개인 앨범은 확실치 않지만 9~10월에 낼 생각이에요.

컴필레이션 앨범 수록곡인 ‘살아남아’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요즘 미국에서 유행하는 트랩(trap) 뮤직이에요. BPM은 느리지만 드럼의 하이햇을 두 배로 쪼개고 랩도 타이트하게 해서 두 배 빨라진 느낌을 주는 음악이죠. 현재 미국에서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 곡의 큰 주제는 생존이에요. 제목도 ‘살아남아’인데, 일종의 다짐 같은 게 담겨 있죠. ‘이 세계에서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음악을 듣는 분들께 각자가 원하는, 하고 싶은 일로 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신나는 곡이에요. 공연 때 하면 많이 터지는(웃음).

‘살아남아’는 비트도 주제 의식도 강렬한데, 이전에는 일상적인 가사를 많이 썼어요.
생활밀착형 가사라고 할까요?
공감하는 팬도 많았습니다.

솔로 앨범을 낼 때는 주로 일상적인 내용을 가사에 담아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로,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제가 일상에서 느끼는 걸 쓰면 사람들이 대부분 공감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 감정의 기본 틀은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공감하고, 즐겨 듣는 것 같아요.

<원힙합페스티벌>에서도 하이라이트 레코즈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서나요.
어떤 공연을 보여주실 건가요.

다 같이 무대에 설 예정이에요. 저희 공연의 특징은 무조건 ‘신나게’ ‘미치게’예요. 앨범에 녹음돼 있는 목소리를 그대로 들려주는 게 아니에요. 공연장에 온 관객들이 최대한 신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죠. 목소리가 나가고 가사를 빼먹더라도 미친 듯 신나게 공연할 거예요. 제가 지금은 차분하게 말하고 있지만, 무대에 서 있는 거 보시면 완전히 다른 사람일 거예요. 그만큼 정신 내려놓고 공연을 해요(웃음).


그간 록페스티벌의 홍수 속에서 힙합 아티스트들이 설자리가 없다는 것에 아쉬움이 컸겠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힙합 아티스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별로 없었어요. ‘락페’나 재즈페스티벌에 ‘끼어서’ 공연을 했거든요. 그나마 자리가 별로 없어서 아주 유명한 뮤지션이거나 아는 기획자가 있거나 하지 않으면 설 수 없었죠. 이번 페스티벌은 규모도 크고, 타이가나 넬리처럼 유명 래퍼도 나와서 저희도 굉장히 기대가 커요. 좋은 무대가 하나 더 생겼다는 건 기쁜 일이죠.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했으면 좋겠고, 제가 매년 그 공연에 출연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웃음).

힙합 음악은 아직도 ‘마니아’ ‘비주류’ 음악인가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아요. 음원 사이트에서도 인기 있는 곡이 많고. 다만 유행을 타는 것 같아요. 특정 아티스트의 인기에 힘입어 힙합 음악이 덩달아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향도 있고요. 이를테면 10대, 20대가 빈지노가 입는 옷을 따라 입고, 빈지노의 행동을 따라하다 보니 음악도 주목을 받는 거죠. 반짝 유행일 수도 있지만 나쁘게 보지는 않아요. 이 유행이 좀 더 오래갔으면 좋겠어요.

크고 작은 공연에 많이 섰고 공연도 많이 봤을 텐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팁 몇 가지 알려주세요.
일단 가장 편한 복장으로 오셔야 해요. 땀을 많이 흘릴 수도 있고, 무대 위에서 물을 뿌릴 수도 있으니까요. 신발도 아끼는 신발 신고 오시면 안 돼요. 밟혀도 괜찮은 걸 신으세요. 여자분들 메이크업도 최대한 간단하게 하시고요. 뽐내러 가는 게 아니라 미친 듯이 놀기 위해서 가는 거니까요. ‘누가 날 보고 있다’ 이런 생각도 안 하는 게 좋아요. ‘이상하게 춤춰도 괜찮다’ ‘누구도 날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마인드. 사실 처음 가시면 ‘푸처핸섭(Put your hands up)’ 하는 것도 쉽지 않거든요(웃음).


래퍼들은 영어를 잘하나요.
랩 가사에 영어를 많이 쓰던데, 전문가의 도움이라도 받는 건지 궁금해요.

모든 래퍼가 영어를 잘하는 건 아니에요. 저만 해도 간단한 의사소통은 되지만 전문적인 수준은 아니거든요. 실제로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 영어 랩을 하는 걸 두고, 잘하는 래퍼가 ‘디스’하는 경우도 있어요. 공개적인 인터뷰를 통해 그런 의견을 피력한 래퍼도 있었고요. 저 역시 불필요한 상황에서 영어를 남용하는 건 일종의 겉멋인 것 같아서 영어는 꼭 필요할 때만 쓰고, 한국어를 많이 쓰는 편이에요.

‘디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래퍼들끼리는 왜 서로 비판하는 건가요. 힙합을 잘 모르는 사람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있더라고요.
‘디스’라는 건 힙합 초창기부터 존재했어요. 서로 감정이 안 좋거나 랩 실력을 겨뤄보고 싶은 경우 디스를 통해 싸움을 붙였죠. 그런데 최근엔 그걸 비즈니스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디스전이 붙으면 이슈가 되니까요. 드물지만 서로 합의하에 디스전을 계획하는 경우도 있죠. 모두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이에요. 저는 개인적으로 소모전이라고 생각해서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디스해본 적은 없어요. 제가 음악을 시작한 것도 ‘누굴 이기고 최고가 되어야겠다’가 아니었으니까요.

힙합 아티스트들이 외치는 ‘스웩(swag)’은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자기가 갖고 있는 고유의 멋이죠. 그런데 이걸 잘못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무조건 돈 자랑, 차 자랑을 하는 게 스웩이 아니거든요. 누구에게나 각자의 스웩이 있어요. (기자와 사진기자를 가리키며) 여기 있는 사람들도 각자의 캐릭터가 있잖아요, 그게 스웩이에요. 그리고 힙합 아티스트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스웩은 역시 대중에게 보여주는 자기만의 ‘음악’이겠죠.

팔로알토만의 스웩은.
일상적인 순간을 랩으로 포착해내는 것, 평범하지만 특별한… 그런 거 아닐까요.

힙합에 입문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를 추천해주세요.
아, 굉장히 어려운데… 저는 ‘센 곡’ ‘강한 곡’을 들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노래로 치자면 ‘살아남아’ 같은 곡이요. 제 팬 중에도 ‘이 밤이 지나고 나면’ ‘드디어 만났다’같이 달콤한 노래를 듣고 저를 좋아하게 된 분이 많은데, 제가 그렇게 달콤한 곡만 하진 않거든요. 최근 매체에 자주 나오는 달달한 노래들이 힙합의 전부가 아니에요. 수박 겉핥기식으로 힙합을 듣지 마시고, 마음을 좀 더 열었으면 좋겠어요.

20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뭐든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찾고 그걸 밀고 나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 친구들에게 제가 길을 보여주고 싶어요. ‘나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그러니까 너희들도 할 수 있다’고.

one hiphop festival

시간 : 2013년 9월 7일(토) 오후 3시~8일(일) 오전 5시

장소 : 킨텍스 제2전시장 8홀

예매 : 인터파크, 예스24, 옥션, 엠넷닷컴

가격 : 8월 1일~8월 25일 9만9000원
         8월 26일~9월 6일 11만원
         현장 구매 12만1000원

홈페이지 : http://mnet.interest.me/black/ohf/

팔로알토의 말은 막힘이 없었지만 진중했고, 낮은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힘이 있었다. 어떤 질문에도 단답으로 일관하는 ‘차갑고 도도한 힙합퍼’를 상상했던 기자에게 팔로알토가 보여준 것은 질문하는 사람의 입장까지도 배려하는 세심함이었다. 그는 질문마다 적확한 단어를 골라 성실하게 대답하려 애썼다. 듣는 사람의 공감을 십분 끌어내는 그의 가사는 이런 세심함에서 기인한 듯했다. 새삼 그의 음악과 그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1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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