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대 음악축제 빅 마운틴 뮤직 페스티벌>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받은 퓨처 판소리 밴드 ‘니나노 난다’

“미래에서 온 판소리를 소개합니다”

한국인 최초로 태국 최대 음악축제 중 하나인 <빅 마운틴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11월 8일부터 한 달 동안 태국 투어 공연을 하는 ‘니나노 난다’. 2년 전 리더 장군(37·본명 장소영)과 신행(32·본명 강신행)은 ‘미래의 판소리는 이러할 것’이라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퓨처 판소리 밴드 ‘니나노 난다’를 결성했다. 이들은 판소리의 요소와 전자음악을 절묘하게 섞어 한국 정서를 기반으로 한 미래의 음악을 만든다. 이들은 아무도 간 적 없는 새로운 길을 무작정 걷고 있다. 바로 미래의 음악에 대한 확신과 믿음 때문이다.
금빛 실크 두건을 두르고 서양식 드레스 위에 당의를 겹쳐 입은 장군. 새빨간 선글라스와 검정 운동화를 신고, 마치 조선시대 선비처럼 도포를 곱게 차려입은 신행. 서울 평창동 445-2번지에서 만난 퓨처 판소리 밴드 ‘니나노 난다’는 차림새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제가 보컬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지은 ‘장군’이라는 이름은 아름다움을 베푸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또 신행씨는 믿는 대로 행동한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고요. 많은 사람이 저희가 조금은 세 보인다고들 하세요. 이름부터 범상치 않으니까요. 하하.”(장군)

2010년 6월 활동을 시작한 ‘니나노 난다’는 우리에게 생소한 음악과 무대를 만드는 퓨처 판소리 밴드다. 장군은 “퓨처 판소리 밴드라는 말은 우리가 연주하는 장르이자, 만들어 갈 장르”라고 말했다. 그는 ‘퓨처(future) 판소리’라는 말 그대로 미래의 판소리를 연주하는 밴드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기자는 무슨 말인지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조금은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살다가 죽으면, 미래가 오겠죠. 그 시기가 100년 후든 1000년 후든 그때도 판소리는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전해질 것인지 아닌지가 궁금하더라고요. 단순히 미래의 판소리는 이럴 것이라는 상상력에서 ‘니나노 난다’가 만들 음악의 방향을 잡은 거죠.”(신행)

지금까지 실존한 적이 없고, 먼 훗날에도 어떤 모습일 거라 확인할 수 없지만 그들은 미래의 판소리가 자신들이 만드는 음악이 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음악가로서 순수함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법하고, 또 그들의 표현처럼 ‘또라이’ 기질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시도였을지도 모른다.

“저는 판소리 창법을 기본으로 한 여러 노래 혹은 보이스 아트를 하고, 신행씨는 전자음악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음악을 만듭니다. 이러한 구성의 밴드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예요. 저희 무대를 본 외국 사람들은 전자음악으로 연주하는 무당 음악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특정한 종교 색을 떠나서 우리 고유의 판소리와 전자음악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샤머니즘을 연상시키나 봐요.”(장군)

‘니나노 난다’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같은 곡을 연주한 적이 없다고 했다. 신행은 “재즈의 즉흥 연주와 같은 요소라고 이해하면 된다. 장군도 노래를 즉석에서 부르고, 거기에 맞춰 드럼 혹은 건반을 포함한 여러 전자음원을 즉흥적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앨범에 수록한 곡마저도 늘 변형을 준다고 했다.

“저희 음악에 정해진 방식은 없으니까요. 정해진 음악의 틀이나 방식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하나하나 익힌 후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무대를 준비하는 밴드는 멤버들끼리 연습을 많이 해야 좋은 무대를 만들 수 있지만, 요즘 저희는 오히려 공연 전에는 각자 연습을 하고 리허설을 자주 하지 않는 편이에요. 오히려 기를 모으죠.(웃음) 그리고 무대에 나가 자유로운 마음으로 연주를 시작합니다.”(신행)


‘평범한 대가’로 살아가는 것이 꿈

‘니나노 난다’는 현재 1집 〈anahata〉, 싱글 앨범 〈월견화〉를 포함해 총 4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또 홍대, 이태원 등지의 클럽 공연을 시작으로 지방의 마을 축제 공연까지 다양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장군은 “밴드를 결성한 지 2년이 되었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대형 페스티벌에 초청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니나노 난다’의 음악과 예술성이 생소하기 때문일 것이라고도 말했다.

“태국에서 열리는 <빅 마운틴 뮤직 페스티벌>은 태국 음악가뿐만 아니라 영국과 미국 등 전 세계의 음악 역사를 쓴 살아 있는 장인들이 서는 무대예요. 그러한 자리에 저희가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렙니다.”


장군과 신행은 태국 투어 이야기를 꺼내며 흥분한 표정과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스며든 미래의 판소리를 만드는 작업에 그 누구보다 열광해야 할 한국 관객은 많지 않아 아쉬운 감도 있다고 했다.

“태국은 동네의 작은 클럽에서 연주하는 밴드들의 실력도 상당합니다. 음악적인 면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있어요. 정말 부럽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유명 음악 페스티벌은 대부분 외국 아티스트의 비중이 큰 편인데, 태국은 정반대거든요. 태국 음악가들의 무대가 주를 이루고, 외국 아티스트의 무대가 상대적으로 적어요. 그 안에 뽑혔다는 점도 무척 신납니다.”(신행)

무대에서뿐만 아니라 인터뷰를 할 때도 호흡이 척척 맞는 장군과 신행은 올해 3월 부부의 인연을 맺은 신혼부부다. 비공식적으로 연애를 하던 시절, 이들의 무대를 본 몇몇의 관객으로부터 “너희는 사랑하는 사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러한 음악을 만들 수 없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고도 했다. 신행은 보컬로 오랜 세월 활동한 장군을 좋아했는데, 4년 전 우연한 자리에서 장군을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며 웃었다. 사랑의 감정이 우선이 아닌, 상대방의 음악성과 가능성을 높이 판단해 ‘니나노 난다’를 결성하게 되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처음 신행씨를 만났을 때는 지금처럼 작곡도 많이 한 상태가 아니었고요. 신행씨의 음악을 들어본 적도 없어요. 그런데 서로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이 사람의 상상력이 내가 상상하던 것과 같구나’라는 믿음이 가더라고요. 제가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미래의 음악을 신행씨도 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이 음악을 함께하자는 확신을 심어줬어요.”(장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걸으며, 자신들이 꿈꾸는 것이 이뤄질 것이라 믿는 장군과 신행. 음악 동료이자 부부로 이들이 원하는 삶은 ‘평범한 대가’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가정을 일구며 평범한 행복을 누리면서 음악적인 대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처음 ‘니나노 난다’를 시작하면서 앞으로 10년만 참고 해보자고 결심했다는 두 사람. 이제 2년밖에 안 지났지만 그들은 우주가 자신들을 도와준다고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일이 연이어 생긴다고 했다.

“음악이 삶이고, 삶이 음악이라는 말을 이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저희 음악에 충실하다 보면 지금보다 더 좋은 기회가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독특하고 조금은 엉뚱해 보이지만 ‘니나노 난다’의 뜻처럼 흥겹게 날아갈 그들이 만들 미래의 판소리에 응원을 보낸다.

사진 : 하지영
사진제공 : 니나노 난다
장소협찬 : www.445-2.com
  • 201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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