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무대에 오른 ‘서울’

서울의 과거・현재・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전시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새로 건국한 조선의 새 도읍지로 정한 서울. 근대화와 일제 강점기, 6·25와 강남 개발 등으로 계속해서 변모해온 ‘서울’이 국제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8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열리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 건축가들이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를 하고 있다. 1895년 시작된 베니스비엔날레는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 미국 휘트니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 국제건축전은 미술전과 분리돼 격년제로 열리는데, 세계에서 유일한 대규모 국제 건축비엔날레로 꼽힌다. 그중 국가관을 따로 두고 전시하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입구.
이번 국제건축전의 주제는 ‘사람들이 건축에서 만나다’(People meet in Architecture). 한국관의 주제는 ‘RE.PLACE.ING, Documentary of Changing Metropolis Seoul’로, 건축가 권문성(성균관대 건축학부 교수) 씨가 커미셔너, 신승수(디지오즈건축 대표), 이상구(경기대 건축학과 교수), 이충기(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 조정구(구가도시건축 대표), 하태석(아이아크건축 대표) 씨가 작가로 참여했다.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에 참여한 건축가들.
권문성 교수는 “압축적인 경제성장 과정에서 서울은 기존의 것을 지우고 새로운 것을 세우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그 결과 한옥과 개량한옥, 개량양옥, 대규모로 들어선 아파트 등이 뒤섞인 채 시간적 지층을 지니게 됐다”고 한다. 서구에서는 도시 노동자를 위한 공동주택으로 발달한 아파트가 우리나라에서는 부자들의 주거형식이 된 것도 독특한 현상. 한강 주변에 중산층을 위한 고층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선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많지만, 권 교수는 “자기 부정에만 빠져 있을 게 아니라 우리가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무엇을 만들어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냉정하고 담담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① Hanok, _ People Meet in Korean Pavilion
② LIVING CITY, SEOUL _ Living Forms in the Living City
③ LIVING FORMS _ Living Forms in the Living City
④ APARTMENT CITY, SEOUL _ RE.PLACE.ING by Apartment
⑤ REPLACING PUBLIC SCAPE _ Urban space bar: Extending Individual Domain
⑥ DIFFERENTIAL LIFE INTEGRAL CITY _ Collective intelligence Urbanism
한국관에 들어섰을 때 관람객을 맨 먼저 맞이하는 것은 한옥. 100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주거형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한옥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정구 씨가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던 ‘서울 한옥’을 해체해 베니스까지 실어간 후 목수 정태도 씨와 함께 다시 지어 세계인을 맞는데, 널찍한 누마루와 卍(만)자 모양의 문창살, 천장의 서까래가 눈길을 끈다. 입구 오른쪽에는 작은 정자도 들어섰다. 합리적인 질서에 아름다운 형태를 갖춘 나무 건축인 한옥은 자연을 향해 열려 있는 게 특징. 비엔날레 관람객은 한옥 마루에 걸터앉거나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가 ‘자연을 닮은 집’이 주는 편안함을 만끽한다. 조정구 씨는 “한옥은 재개발에 밀려 철거되는 한편, 또 다른 목적들로 보존되기도 한다. 한옥이 어떻게 보존되고 다시 활용되느냐는 서울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 향방을 가름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관람객이 한옥에서 사람을 만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하면서 한옥이 복잡다단한 삶과 현실을 담은 채 지금도 살아 숨쉬고 있는 서울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하겠다는 의도라 한다.

역사도시 서울, 100년간의 주거환경과 공공 공간에 대한 변화는 전 세계 모든 도시의 다양한 가능성과 그림자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새롭게 지속적으로 삶의 장소를 만드는 노력 - RE.PLACE.ING - 에 대한 기록이 우리 시대의 중요한 하나의 거울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한국관은 크게 세 가지 공간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 파트는 600여 년 역사를 지닌 서울의 주거환경이 초고속 성장과정에서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면서 전통 가옥과 아파트 밀집지역 등 다양한 주거환경이 혼재되어 있는 모습, 두 번째 파트는 서울의 한강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서울의 공공 공간, 세 번째 파트는 미래 서울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이상구 교수는 서울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구불구불 불규칙하게 뻗어나간 골목길들을 살아 있는 도시 서울의 ‘살아 있는 형태’로 제시한다. 골목길은 그곳에 사는 주민들의 삶과 함께 변화되어왔다는 것이다.


이충기 씨는 ‘아파트 도시 서울’을 조명한다. 오랫동안 서울의 풍경을 좌우한 게 북악산과 한강, 거리들이었다면 아파트는 30년 만에 서울의 풍경을 장악해버렸다. 이제 서울의 주거형태 중 60%가 아파트. 그는 전시를 통해 아파트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제시한다. 하태석 씨는 도시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정보를 입력하면 각 사람에게 맞는 ‘맞춤형 주거공간’을 보여주는 것. 참여자가 많아지면 도시의 형태도 변화한다. 이 전시를 통해 도시의 형태가 사람들의 삶의 형식을 규정짓기도 하지만,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도시를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서울의 미래 모습도 결국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짐작하게 한다.

자료제공 :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 201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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