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 가수 로즈 장

제 목소리로 세계에 우리 문화 전할래요

전 세계 네티즌이 참여하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월드와이드 유튜브(World Wide Youtube). 로즈 장이 이곳에 올린 뮤지컬 〈캣츠〉의 주제곡 ‘메모리’의 동영상은 이 뮤지컬의 주인공 베티 버클리뿐 아니라 셀린 디옹, 사라 브라이트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등 2500명의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한동안 1위에 올랐다. “노래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월드 디바 로즈 장과의 인터뷰.
재미교포 2세로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다 지난 2006년부터 주 활동무대를 한국으로 옮겨 팝페라 가수로 활약하고 있는 로즈 장. 그는 3.5옥타브를 넘나드는 풍부한 가창력이 두드러진다. ‘서울석세스어워즈 2009 문화분야 예술상’ ‘대한민국문화 연예대상 팝페라상’ ‘아시아송페스티벌 특별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 가수. 매주 토요일에는 TBS eFM의 클래식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고, 화장품 브랜드 ‘랑콤’의 지면 광고에도 등장한다.

그는 다섯 살 때 맨해튼 음대 조기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받는 등 일찍이 음악교육을 받기 시작해 성악・피아노・바이올린 등을 두루 익혔다.

“중학생 때는 3인조 걸 그룹을 만들어 교내 ‘탤런트 쇼’ 무대에서 팝송을 불렀고, 연극반에서도 활동했어요. 고교시절에는 12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을 이끄는 악장이었고요. 청소년 교향악단으로 유명한 ‘뉴저지유스심포니’에서 제1바이올린을 맡아 카네기홀에서 협연한 경험도 있어요.”

모든 음악활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노래할 때가 가장 신났다는 그는 어딜 가나 항상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녀 동네 주민들로부터 ‘카나리아’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대학(스미스여대)에서는 음악이 아닌 미술사를 전공했다. 어머니가 “음악은 힘든 길”이라며 음대 진학을 반대하셨기 때문이다. 미술사는 로즈 장에게 예술 분야 전체에 대한 넓은 안목과 감성을 지니게 했다.

“어머니는 보석 디자이너로 한때 살바도르 달리의 사무실에서 일하셨고, 아버지는 학창시절 미술부장이셨대요. 온 가족이 미술을 좋아해서 뉴저지에 있는 우리 집은 미술관 같았어요. 저도 대학 졸업 후 크리스티, 필립스 등 미술품 경매회사에서 2년여 동안 일했어요. 피카소와 르네 마그리트를 좋아하는데, 세계의 미술관을 다니며 그들의 작품을 보면 가슴이 떨려요.”

음악과는 다른 길로 접어들고도 그는 계속 성악 레슨을 받으며 음악과의 끈을 놓지 않았다. ‘노래하고 싶다’는 열망은 길고 끈질겼다. 그리고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그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1000대 1이라는 경쟁률을 뚫고 〈하느님께로 돌아가라(Go Back Turn to God)〉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디션에 통과한 것. 음주와 마약, 범죄에 찌들어 있던 사람들이 신에게 잘못을 회개하는 가스펠 뮤지컬인 이 작품에서 로즈 장은 남자 주인공의 술 취한 여자 친구 역할을 맡아 3개월간 열연했다. 이어 <클럽월드(Club World)>라는 즉흥극을 무대에서 연기하던 중, 김기덕 감독의 영화 OST를 만든 줄리어드 음악원 출신의 음악감독 지 박으로부터 “한국에서 활동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뮤지컬 가수에서 팝페라 가수로 전환했다.

“뮤지컬은 공연이 끝나면 한동안 목을 쉬어야 하는데, 저는 계속해서 노래하고 싶었어요. 제 폭넓은 음역대가 섬세하고 깨끗한 소리가 필수인 팝페라와 잘 맞아 가수로 무대에 서게 됐죠. 2005년 말 한국을 찾아 예술의전당 초청공연에서 몇 곡을 불렀는데, 관객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이듬해 아예 짐을 싸들고 한국으로 왔죠.”

희망콘서트 프라임 오케스트라 리허설.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한동안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큰 무대든 작은 무대든 가리지 않고 찾았다. 매니저도 없고 한국어도 서툰 로즈 장의 일정을 짜주고 따라다니며 뒷바라지 하는 것은 아버지 장충국 씨다. 프린스턴대학 생화학 박사 출신인 아버지는 딸의 활동을 돕기 위해 40여 년 만에 고국에 돌아왔다. 장씨는 딸을 아직도 “베이비(baby)”라고 부른다.

“크리스마스 때였는데, 집안 어디선가 캐럴 연주 소리가 들렸어요. 소리를 따라가보니 네 살짜리 로즈가 한 번도 배운 적이 없는 피아노를 치고 있어 온 가족이 놀랐던 기억이 나요. 그 이후 로즈에게 피아노・바이올린・성악을 차례로 가르쳤어요.”

이명박대통령 취임식 행사 축가.
어릴 때부터 쉬지 않고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 온 로즈 장은 대학 입학 후 니콜 키드먼이 영화 〈물랑루즈〉에 출연할 때 노래를 가르쳤던 스탠퍼드대 성악과 교수 메리 세트라카로부터 레슨을 받았다. 한국에 와 있는 지금도 온라인 화상 메신저를 통해 계속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고 한다.

“선생님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마담 시리’ 역을 연기할 정도로 클래식에서 브로드웨이 창법까지 모두 섭렵한 분이에요. 그분 덕에 저도 노래마다 창법을 자유자재로 바꿔가며 부를 수 있게 됐어요.”

천원의 행복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000대 1 경쟁 뚫고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며 가수로 데뷔

로즈 장은 국내외 주요 행사에 등장하는 가수로 유명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전야제, 뉴욕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취임식에서 축가를 부르고, 청와대의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 초청공연 등에도 참가했다. 2007년 우리나라 축구팀이 네덜란드・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할 때는 상대국의 국가를 불렀고, 2008년 월드컵 첫 예선전 때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가를 열창했다. 로즈 장이 팝페라 기법으로 부른 각국의 국가는 유튜브에서 본국 가수가 부른 국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네덜란드 대사로부터는 “천사의 목소리”라는 찬사도 받았다.

그가 이렇게 국제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데는 어릴 적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한 성장 배경도 한몫한다. 한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고, 고등학교 때는 프랑스의 남부도시 리옹에서 3개월, 대학교 때는 영국 런던에서 1년간 체류하며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익혔다. 불어는 10년간 배워 한국어보다 능숙하다고. 한국에 오기 전 한마디도 하지 못하던 한국어는 매일 공부한 덕에 조금씩 늘고 있다고 한다.

4회 단독 콘서트 성남아트센터 2009.
여러 노래 중에도 뮤지컬 〈에비타(Evita)〉의 주제곡으로 유명한 ‘아르헨티나여 울지 마오(Don’t Cry for Me Argentina)’가 그의 애창곡이다. 한국 무대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운 곡이라고. 로즈 장은 오는 2월 24일, <브로드웨이가 예술의전당에 오다>라는 타이틀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단독 공연을 한다. 뮤지컬 명곡인 ‘캣츠’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시카고’ ‘지킬앤하이드’ 등을 영어 원곡의 느낌을 살린 정통 브로드웨이 창법으로 선보일 예정. 한국 민요를 영어로 번안한 후 현대적으로 편곡해 불러 ‘우리 민요의 세계화’ 도 시도한다.

“도라지, 노들강변, 아리랑 등 한국인에게 친숙한 민요를 외국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아버지와 함께 번안했어요. 제 공연에 각국 대사 200여 분과 외국 기업 CEO들을 초대할 예정인데, 객석 반응을 보고 제 공연의 레퍼토리 중 민요의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그가 노래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이 요리. 잡채 등 한식과 퓨전 요리를 잘 만들고, 프랑스 요리는 뭐든 자신 있다고 한다. 음식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대접하는 게 즐겁다는 그는 자신의 목소리도 다른이들과 ‘나누고’ 싶다고 한다. 최근 한국관광 홍보대사, 유네스코 홍보대사와 경기도 홍보대사 등으로 위촉된 그는 자선공연을 여는 등 노래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리려는 크고 작은 시도들을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가수들이 좋아하는 노래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은 원래 아일랜드 민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노래예요. 저도 우리 민요를 영어로 번안해 부르면서,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으리라 믿어요.”

사진 : 정익환
  • 2010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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