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봉이 만난 사람 | <도쿄타워> 출연한 일본의 꽃미남 배우 오다기리 조

어머니를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그는 꽃미남 캐릭터이면서도 비주류 배우다.
데뷔 직후에는 TV에 자주 나왔지만 최근에는 TV 엔터테인먼트 쇼에도 출연하지 않고 대중성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철저하게 작품성 있는 영화만 골라서 출연한다.
꽃미남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외국 배우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오다기리 조가 선두에 기록될 것이다. 오다기리 조는 꽃 미남 배우의 계열에 속한다. 확실히 동양 배우들은 서양 배우들에 비해 정서적 거부감이 적어서 훨씬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 이후, 홍콩 배우들은 지고 일본의 꽃미남 스타들이 한국에서 세력을 형성해 가고 있다. 그러나 오다기리 조는 기무라 타쿠야 같은 아이돌 스타와는 다르다. 그는 꽃미남 캐릭터이면서도 비주류 배우다. 데뷔 직후에는 TV에 자주 나왔지만 최근에는 TV 엔터테인먼트 쇼에도 출연하지 않고 대중성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얼굴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철저하게 작품성 있는 영화만 골라서 출연한다. 꽃미남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다기리 조가 한국에서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감독 이누도 잇신이 만든 <메종 드 히미코>(2005년)를 통해서다. 게이로 출연한 그 영화에서 오다기리 조는 우수에 가득 찬 눈, 여성들로 하여금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상처받은 내면을 드러내면서 마니아층의 히어로로 떠올랐다. 그의 스타파워를 증명한 것이 <유레루>(2006년)라는 영화다. 서울의 한 극장에서 단관 개봉했는데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관객들이 끊임없이 몰려들면서 오다기리 조에 대한 한국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오다기리 조가 이번에 내한한 것은 마츠오카 준지 감독의 <도쿄타워, 엄마와 나 때때로 아빠>(이하 <도쿄타워>)라는 영화의 개봉 때문이었다. 기자회견장 밖에는 수많은 여성 팬들이 운집해 있었다. 예정보다 30분이나 늦게 시작한 기자회견에 오다기리 조가 입장할 때 나는 그의 옷을 눈여겨보았다. 왜냐하면 그는 일본에서도 조금 괴팍한 성격으로 알려져 있고 시상식장에서도 항상 화제를 뿌렸기 때문이다. 칸영화제에 참석했을 때는 턱시도를 손에 감고 레드 카펫을 걸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원래는 상의를 다 벗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시상식장에 들어갈 수가 없기 때문에 턱시도를 손에 감은 것이다.”

2005년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남우조연상을 받기 위해 참석했을 때, 오다기리 조는 머리의 반쪽만 밀어 버린 모히칸족 스타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가 하면 그 다음해 전년도 수상자 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했을 때는 자다 일어난 부스스한 차림으로 또 한 번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그의 이런 돌출행동은 튀기 위한 작위적 설정이 아니라 인간 오다기리 조 자체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그가 맡은 배역도 히피 청년(박치기)이나 엉뚱한 경찰(시효형사), 혹은 게이(메종 드 히미코) 등 평범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1976년 오카야마 현에서 출생한 오다기리 조는 일본의 고지대학을 거쳐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했다. 원래는 감독 지망생이었지만 입학원서를 기입할 때 실수로 배우양성 코스를 지망한 것이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일본에 돌아와 다시 배우 양성학원을 거쳐 1999년 연극 을 통해 데뷔한다. 2000년 아사히TV의 <가면라이더 쿠우가>에서 주인공을 맡아 관심을 끌었고, 그의 첫 영화 주연작인 <밝은 미래>(2003년)가 일본 영화 프로페셔널 대상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영화계에도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재일교포 최양일 감독의 <피와 뼈>(2004년)에서 재일한국인 김준평 역의 기타노 다케시 아들로 출연한 오다기리 조는 대배우와 공연하면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인상적인 연기로 일본스포츠 영화대상 신인상, 도쿄스포츠 영화대상, 일본 아카데미상 등 많은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시상식 때마다 시선 집중시키는 패션 리더

구레나룻과 턱수염, 콧수염을 기르고 긴 머리를 뒤로 묶은 채, 짐승의 털이 양복 상의의 라인을 따라 장식된 옷을 입고 야성적인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오다기리 조는, “안녕하십니까 오다기리 조입니다”라고 서툰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했다. 자신은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 쇼에 출연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자신의 긴 머리에 대해서는 “차기작에서 맡은 배역 때문에 머리를 길게 기르고 있다”고 밝힌 뒤 자신이 출연한 <도쿄타워>에 대해 소개했다.

“<도쿄타워>라는 영화의 원작자 릴리 프랭키 씨는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에세이 작가이며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사람이다. 릴리 프랭키 씨와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베이스로 자신의 반생을 뒤돌아보는 이야기다.”

미나모토 다카시 감독의 <도쿄타워>가 먼저 개봉돼 국내에서는 <오다기리 조의 도쿄타워>로 개봉하는 이 작품은 원작자 릴리 프랭키의 자전적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자유롭게 살고 싶다며 아버지가 떠나자 어머니는 혼자 힘으로 술집 등에서 일하며 어렵게 돈을 벌어 아들을 공부시킨다.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 아들은 그러나 어머니가 보내준 돈을 유흥비로 탕진하며 어머니의 가슴을 아프게 하다가 어렵게 대학을 졸업한다.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나도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린 시절 어머니하고만 살았다. 영화와 내 가정환경이 닮은 부분이 있어서 어릴 때 느꼈던 감정을 녹여 넣었다. 특별히 남자로서, 어머니에 대해 추억할 수 있는 영화이며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인정받고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면서 조금씩 기반을 잡은 아들은 뒤늦은 효도를 하려고 하지만 어머니는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간다. <오다기리 조의 도쿄타워>는 모든 자식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어머니와 자식의 이야기다. 오다기리 조는 늘 불효를 하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변해 준다.

“내 나름대로 영화 내용을 세 가지 색으로 설정했다. 학생 시절, 성공 시절, 그리고 어머니의 투병 시절로 나누어 학생 시절은 1980년대 분위기의 검정으로, 성공한 뒤에는 핑크 혹은 보라, 그리고 어머니의 투병 시절은 회색 등으로 극의 흐름에 맞게 옷 색깔을 선택했다.”

패션 리더로서 그는 새로운 부츠나 재킷, 머플러 등 다양한 소품을 등장시키며 자신의 캐릭터를 형상화한다. 이 영화에서 입은 의상은 오다리기 조 본인이 직접 고른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일본의 훌륭한 배우들이 작은 역할에서부터 큰 역할까지 다양한 장면에서 등장한다. 현재 일본 영화계의 중요한 배우들이 총집결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내가 출연한 영화는 인디펜던트 계열의 영화가 많았지만 이 작품은 대중들이 보기 편하고 폭넓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다기리 조는 영화를 만들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아마도 그의 인생은 꽃미남 배우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요즘 가장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각본을 쓰는 것이다. 곧 우리는 그가 각본을 쓰고 연출한 영화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 : 문지민
  • 200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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