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생활습관| 1,500원 아끼려고 발버둥치는 수백억 재산가

글 한동철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글쓴이 한동철님은 《부자도 모르는 부자학개론》의 저자로서 서울여대 교수, 서울여대 부설 유통전략연구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실상은 내 것이 아닌데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마구 허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 부자는 자기 것과 남의 것을 확실하게 구분한다.

많은 이들이 ‘부모가 번 것’을 자기 것으로 착각하고 산다. 어느 돈 많은 아버지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그의 아들 이야기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어느 날 아들은 아버지에게 아주 비싼 운동화를 사 달라고 졸랐다. 아버지는 “이 돈은 내가 번 돈이니 사 줄 수 없다. 운동화가 갖고 싶거든 네 용돈을 아껴서 마련하라”고 충고했다. 그러자 아들은 엄마를 졸라 10만 원이 훨씬 넘는 운동화를 샀다. 아버지는 아들의 운동화를 뺏어 들고 “이것이 지금 너에게 꼭 필요하냐?”고 호통을 쳤다. 아들이 어물어물 제대로 대답을 못하자 아버지는 이번에야말로 확실하게 교육시킬 기회라며 가위를 가져다가 운동화를 조각조각 잘라 버렸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지금 꼭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많은 돈을 들여 사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부모가 가지고 있는 돈을 네 것인 양 쓰는 것은 더욱 잘못된 짓이다. 착각하지 마라. 너는 부자가 아니다.”

어느 기업체의 중역이 필자에게 들려준 일화 또한 이와 유사하다. 어느 날 여자 회장이 그 회사가 운영하는 점포를 시찰했다. 점포 운영 사례를 보고받고 구석구석을 둘러보던 그 회장은 마음에 들었는지 몇만 원짜리 스카프를 만지작거렸다.

그날 10여 명의 중역들이 회장의 뒤를 따라다녔는데, 그 광경을 목격한 중역 하나가 “회장님, 그냥 가져가셔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회장은 “이 물건은 내 것이 아니라 회사 것입니다. 그냥 가져가서는 안 되지요”라고 말한 후 지갑에서 돈을 꺼내 정확하게 지불했다.

정도(正道)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있던 그 회장은 백 마디 천 마디 말보다 단 한 번의 실천으로 직원들에게 많은 것을 심어 주었다. 오너인 회장도 회사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쉽게 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 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회장은 자신의 뒤를 따르는 10여 명의 중역에게 “회장인 나도 돈을 내고 물건을 구입했다. 만약 당신들이 회사 물건에 함부로 손을 대면 무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무언의 경고를 한 셈이었다. 이날 회장을 수행했던 중역들은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고 한다.

이 회사 중역에 따르면 회장은 자기 물건은 확실하게 챙기는 분이라고 한다. 회장 취임 당시 집에 있는 책상을 가져다 사용했던 그녀는 회사에서 집무용 책상을 마련해 주자 기존에 쓰던 것을 고스란히 챙겨 집으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공과 사가 분명한 이 회장은 그 후에도 사적으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때는 반드시 자신의 지갑을 열어 값을 지불했다고 한다. 단돈 몇천 원이라도 사적인 일에 공금을 쓰는 일이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개인적으로 부모에게 물려받은 물품은 그것이 회사에 비치되어 있다 하더라도 확실히 챙겼다고 한다.

내가 아는 부자 중 하나는 수백억 원의 돈을 은행에 예금해 두고도 집에서 영화를 볼 때면 꼭 은행에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다 본다. 주말이면 운동 삼아 거래 은행에 들러 테이프를 빌린 후 그다음 주에 반납하는 식이다. ‘돈 많은 부자가 일부러 은행까지 와서 비디오테이프를 빌려 가는 이유가 뭘까?’ 궁금해하는 은행원에게 그가 한 대답은 간단했다. “여기 오면 무료인데 동네 비디오방에서 빌리면 1,500원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자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내 돈과 남의 돈을 확실하게 구분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의 돈을 내 돈처럼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단지 내 돈을 아끼는 것이고, 남이 돈을 어떻게 쓰든 애써 참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그럴 여유가 있으면 그 시간에 돈 벌 궁리를 한다. ■
  • 200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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