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멋과 향기| 비즈니스 석상에서 부족한 2%, 와인으로 채워라

글 손진호 중앙대 산업교육원 와인 소믈리에 과정 주임교수

글쓴이 손진호님은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프랑스 양조학자연맹 소믈리에 과정과 에콜 보르도 부르고뉴 포도주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중앙대 외에 상명대 외식영양학과와 신세계문화센터에서도 와인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내가 와인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프랑스 유학 시절이었다. 당시 박사 과정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있던 나는 농촌 생활사에 관한 논문을 준비하느라 프랑스의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시골 농부들과 식사하는 자리가 많았다. 그들에게 포도주는 정성껏 준비한 식탁을 빛내 주고 대화를 이끌어 주는 음료였다.

각 지방마다 와인의 맛은 달랐다. 하지만 어딜 가나 자기들이 빚은 와인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잘 알고 있겠지만 프랑스는 포도 재배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어디서나 자연스럽게 포도주를 마신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에서는 오랜 역사를 통해서 포도를 재배해 와인을 빚었고, 와인 문화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었다. 자연과 문화의 산물인 포도주는 이들에게 생활의 일부다.

최근 들어 한국에도 와인 문화라는 것이 형성되고 있다. 위스키든 보드카든 주종(酒種)에 따라 나름의 맛과 멋이 있게 마련인데, 와인의 맛과 멋은 무엇일까?

우선, 와인은 식탁의 훌륭한 동반자다. 일상의 식탁에 올라 음식의 맛을 돋워 주며 수분을 공급해 준다. 포도주의 산과 탄닌은 생기와 신선감을 주며 지방분의 소화와 단백질의 흡수를 도와준다. 포도주는 한 입 넣어 식사와 같이 마시기에 가장 적당한 분량을 제공해 주며, 음식을 동반하기에 충분하고도 적절한 풍미를 지니고 있다.

각각의 와인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독특한 자기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품종 이야기, 산지 이야기, 생산자 이야기 등 화제가 무궁무진하다. 라벨 디자인 자체에 얽힌 이야기만으로도 책 한 권을 낼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풍부한 문화와 다채로운 특성을 가지고 있는 포도주는 마시는 사람으로 하여금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삶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준다. 이것이 포도주가 우리에게 전해 주는 철학이며 메시지다.

포도주 역시 알코올이 들어 있는 술이지만 과음하지 않는다면 건강과 무병장수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특별한 약이 없었던 고대나 중세 사회에서는 포도주가 소독약이자 치료제였다. 오늘날에도 성인병과 관련하여 좋은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 않은가.

사실 포도주는 과음할 수 없는 술이다. 포도주는 홀로 마시는 경우에도 그 향과 맛을 천천히 음미하며 즐길 수 있고, 식사와 함께 마시는 경우에도 대화를 즐기며 마시기 때문에 말 그대로 ‘반주’의 선에서 끝난다. 때로 과음하여 내 건강을 해치고, 다음날의 업무에 소홀하게 되고, 사회적 책무를 흐트러뜨리기 쉬운 것을 생각할 때 포도주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미국 각 대학 MBA 코스의 마지막에는 와인 강좌가 단골로 들어가 있다. 엄격한 국제 비즈니스 석상에서도 와인은 식사와 함께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각자의 문화적 소양을 그대로 보여 주는 좋은 도구다. 회사를 중견기업으로 키워 보려는 오너, 화려한 비즈니스 경력과 성취욕을 느껴 보려는 직장인들에게 와인은 성공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 톱 클래스에 오르기 위해 부족한 2%가 있다면, 그것을 와인으로 채워 보자. ■
  • 200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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