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두껍이즈백’

하이트진로 제2의 전성기 이끈 두꺼비의 귀환

글·사진 : 서경리 기자  / 사진제공 : 하이트진로 

인천에 문을 연 두껍상회 팝업스토어.
캐릭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무서운 녀석이 나타났다. 볼록 튀어나온 배, 거대한 등판, 눈은 또 어찌나 큰지. 그런데 이 녀석, 덩치는 산만 한데 귀엽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두껍’ 하고 울면 스르르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성인이라면 모를 수 없는 진로의 마스코트, 두꺼비다.

하이트진로의 진로가 최근 뉴트로 열풍을 입고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중심에 두꺼비가 있다. 진로 소주 라벨에 새겨진 바로 그 두꺼비다. 하이트진로의 두꺼비 캐릭터는 2019년 4월, 1970년대 진로 소주 디자인을 복원한 새 진로와 함께 탄생했다.


두꺼비를 본 MZ세대의 반응도 뜨겁다.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와 컬래버 상품은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푸른빛이 감도는 병의 ‘진로이즈백’은 출시 두 달 만에 1000만 병, 누적 4억 병 넘게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모두 두꺼비의 힘이다. 2020년 하이트진로의 매출액은 2조 25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합병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두꺼비 굿즈를 만들기 시작한 건 기업 간 컬래버가 유행처럼 번진 2020년. 캐주얼 패션 브랜드 ‘커버낫’과 협업한 후드 집업, 반팔 티셔츠, 크로스백, 스마트폰케이스는 판매 1분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또 11번가에서 단독으로 진행한 ‘요즘 쏘맥 굿즈전’에서는 홈쏘맥잔과 두꺼비 슬리퍼, 피규어 등 다섯 가지 상품 7000개 물량이 90초 만에 품절됐다. ‘진로 블루투스 스피커’ 역시 44초 만에 모두 팔렸다.

하이트진로의 진로 소주 광고. ‘자이언트껍’ 편.
굿즈에 이어 영상 콘텐츠도 화제다. 두꺼비가 출연한 ‘소주의 원조, 진로CF 서핑 편’은 유튜브 조회수 2615만 회를 기록했다. 지난해 두꺼비를 주인공으로 만든 웹 드라마 ‘아이캔DO껍’은 누적 조회수가 300만 회를 넘어선다. 유튜브에 등장한 두꺼비는 샤이니 태민과 춤을 추고, 화제의 ‘카페 사장’ 최준과 노래도 부른다. 고작 할 수 있는 말이라곤 ‘두껍’뿐이지만, 그의 몸짓과 손짓에 MZ세대는 환호한다.

두꺼비가 인기를 끌면서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7월부터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를 열고 두꺼비 캐릭터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주류 캐릭터 팝업스토어인 두껍상회는 코로나 시국에도 70일간 1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호황이다. 올해로 97세. 돌아온 두꺼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기 위해 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팀과 두껍상회 마케팅팀을 만났다.


110여 종의 두꺼비 캐릭터 굿즈로 가득한 두껍상회.
진로의 상징이 처음부터 두꺼비는 아니었죠.
1924년 창업 당시 상표엔 두꺼비가 아닌 원숭이가 있었습니다.
두꺼비가 등장한 건 한참 뒤인 1950년대이고요.


“네, 맞습니다.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 용강군의 ‘진천양조상회’를 모체로 출범했습니다. 이때 진로의 트레이드마크는 원숭이였어요. 서북지방에서는 원숭이를 사람과 모습이나 행동이 비슷하고 복을 주는 동물로 여깁니다. 하지만 1954년 본사를 남한으로 옮기면서 더 이상 원숭이를 사용할 수 없게 됐죠. 남쪽에서는 원숭이가 치사하고 교활한 이미지가 있다 보니 다른 상징 동물로 두꺼비를 찾은 것입니다.”


왜 하필 두꺼비였을까요?

“두꺼비는 민간설화에서 기복 이미지가 있고, 아침저녁으로 차고 깨끗한 이슬을 받아먹는 장생의 동물 이미지와 번영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진로의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았죠. 진로의 진(眞)은 근처의 연못 이름 진지(眞池)에서, 로(露)는 술을 빚는 과정에서 술 방울이 이슬처럼 맺히는 것을 보고 지은 것입니다. 1954년 두꺼비로 대표 이미지를 바꾸면서 ‘소주=진로=두꺼비’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강하게 심어주게 됐죠.”


하이트진로의 소주잔과 홈쏘맥잔. 두껍상회 최고 인기 품목이다.
‘진로이즈백’이 탄생하기까지 준비 과정만 4년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정통성을 계승하면서도 다양한 입맛을 가진 소비자층으로 확대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뉴트로 열풍 속에서 옛것을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20대를 공략했죠. 병 모양이나 색깔, 라벨 사이즈를 모두 현대 버전으로 리뉴얼했고, 도수도 2030세대가 선호하는 저도수(16.9도)로 개발했습니다. 또 진로는 두꺼비 캐릭터 이미지가 강해서 캐릭터를 이용한 스토리와 콘텐츠를 다양하게 풀어 MZ세대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 짧은 팔다리, 둥글둥글한 몸집의 캐릭터 그 자체로 큰 사랑을 받고 있죠.
두꺼비 캐릭터의 탄생 비화가 궁금합니다.


“제품 출시 전 캐릭터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정통성을 고려해 기존 두꺼비 캐릭터를 계속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캐릭터를 재해석해서 MZ세대에 맞는 두꺼비를 개발할 것인지 여러 의견이 나왔죠. 진로의 메인 타깃이 2030인 점을 감안해 소비자 조사와 내부 조사를 여러 번 진행한 결과, ‘올드’한 두꺼비 캐릭터보단 MZ세대에 맞는 귀엽고 엉뚱한 이미지가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두꺼비 피규어.
두꺼비 캐릭터의 인기 비결을 무엇으로 보나요?

“아무래도 엉뚱함과 귀여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볼록 튀어나온 배와 짤막한 팔다리,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기존에 두꺼비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좋아할 수 있을 만큼 귀여우니까요. 1954년의 두꺼비와 달리 친근한 이미지가 생기면서 MZ세대에게 더 잘 녹아든 것 같습니다.”


‘한방울잔’도 화제였습니다.

“‘한방울잔’은 사소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만우절 회의 중 ‘소주 한 병이 들어가는 잔을 만들어보자’ ‘소주잔을 크게 만들자’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는데 이걸 조합해서 선보인 것입니다. 재미 삼아 만든 건데 순식간에 완판됐고, 판매 요청이 쇄도하면서 인기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죠.”


진로 소주병의 변천사. 1984년(25도), 1993년(25도), 2019년(16.9도)의 진로.
2020년 8월, 하이트진로는 두꺼비의 인기에 힘입어 ‘두껍상회’를 열었다. 1호 성수점 오픈을 시작으로 부산·대구·광주·전주·인천·강릉 등 대도시 중심의 팝업스토어 형태로 진행 중인데, 전국 고객을 찾아가는 것이 목표다. 40여 개의 굿즈로 시작한 두껍상회의 판매 품목도 점점 늘고 있다. 자체 제작한 상품과 협업 상품, 지역 한정 상품을 포함해 잔·피규어·사무용품·침구용품·액세서리 등 110여 종의 제품을 판매 중이다.

두껍상회의 시그니처는 단연 두꺼비다. 두껍상회 최고의 포토 스팟이자 지역 어디든 고객들을 가장 먼저 반겨주는 대형 두꺼비는 SNS에 자주 출몰한다. 각 지역의 특색을 담아낸 두꺼비 캐릭터와 기념품도 인기다. 최근 인천점에서는 야구단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은 두꺼비를 출시하기도 했다. 두껍상회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쏘맥자격증’을 발급한다.


두껍상회는 어떻게 탄생했나요?

“2019년 뉴트로 콘셉트로 진로를 재출시한 이후 2030이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MZ세대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도 친근감 있는 두꺼비 굿즈를 전시·판매해서 브랜드의 문턱을 낮추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려 했죠. 그래서 ‘어른이 문방구’라는 콘셉트의 두껍상회를 열었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에게 문방구는 단순히 문구를 구매하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친구들과 오락을 하거나 구슬치기와 딱지치기를 하던 추억이 어린 곳이잖아요. 구슬치기하던 꼬마들이 이제는 술잔을 부딪치는 어른이 됐고요. 그들에게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공간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두껍상회 인천점은 낮 12시부터 밤 8시까지 운영한다.
‘상회’라는 이름이 친숙합니다.
어린 시절 골목길도 떠오르고요.


“두껍상회 이름은 브랜드와 스토어의 뉴트로 콘셉트에 부합되도록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만들었어요. 진로 캐릭터 두꺼비와 상점의 복고적 느낌을 담은 상회를 접목시켰죠. 콘셉트를 잡아 상호명을 정하고 기획·디자인·운영 준비까지 약 3개월이 걸렸습니다.”


두껍상회 앞 “미성년자 출입금지” 팻말이 흥미롭습니다.
어른만 즐길 수 있다는 금기 안에서 묘한 연대감이 느껴지고요.


“‘어른이 문방구’라는 슬로건을 표방한 만큼 두껍상회는 아쉽게도 미성년자의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주류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기에 법적으로는 미성년자 출입에 문제가 없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성인만 입장시키는 방향으로 정했습니다.”


두껍상회에서 발급해주는 ‘하이트진로 쏘맥자격증’.
두껍상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뭔가요.

“소주잔과 홈쏘맥잔입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업소에서만 구할 수 있는 하이트진로의 소주잔과 맥주잔이 소위 ‘희귀템’이라 여겨지는 듯해요. 여행용 캐리어에 부착하는 러기지 태그도 있는데,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으면 여행 가는 사람들 캐리어에 무수히 달려 있었을 것 같습니다.”


두껍상회가 열리는 곳의 지역적 특징이랄까요,
조건이 있다면요.


“두껍상회는 소비자들에게 문화와 트렌드를 판매한다고 생각해요. 화려한 조명과 네온사인이 넘치는 번화가보다는 지역의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는 곳이자, 젊은 층에게 관심받는 ‘라이징 스트리트’를 찾아내려 합니다. 해당 지역의 특징이 돋보이도록 지역과 연관된 캐릭터와 굿즈를 계속해서 개발 중입니다. 주변 상점과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아내려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하이트진로 소주가 올해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2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 브랜드로 선정된 비결을 뭐라고 보나요.


“젊은 세대와 가까워지려 한 점이 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MZ세대와 소통하면서 진로의 정통성을 재해석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든 것이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판매로도 연결됐다고 봅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두꺼비 캐릭터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협업 굿즈를 만들 때도 ‘어떻게 하면 더 좋아해주실까?’ 하는 마음으로 팀 모두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 2021년 08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