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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AN DO껍, 두꺼비가 돌아왔다!

글 : 유슬기 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두껍님을 가상으로 심층 인터뷰해 1인칭으로 구성했습니다.
profile
두꺼비의 양서류증명서

작성 사유: 양서류 등록 등에 관한 양서류 법률 부칙
출생연도 : 1924년 추정
출생지 : 평안남도 용강군 진천양조상회
성별 : 미상
좌우명 : I CAN DO껍
좋아하는 운동 : 서핑, 시원하게 넘어가니껍
특기 : 절대음감 보유, 진로 병뚜껑 따는 소리에만 반응한껍
특이사항 : 하이트진로 쏘맥자격증 보유
신이 나를 만들 때 : 뱃살 1컵, 순수함 2컵, 귀여움 한도 초과
매력 포인트 : 불룩한 배, 초롱초롱 눈망울, 초깔끔한 껍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예로부터 두꺼비는 길한 동물이었다. 《콩쥐팥쥐》에서 착한 콩쥐의 고생이 안타까워 뚫린 독을 막아준 것도 나, 두꺼비다. 재력이 있는 집은 나를 닮은 금두꺼비를 집에 가져다두었고, 금쪽같은 아이를 얻으면 “떡두꺼비 같은 아이를 낳았다”며 기뻐했다. 어린아이들은 흙집을 지으며 나에게 “헌 집 줄게, 새 집 달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그 간절하고 귀여운 기원도 다 듣고 있었다. 1924년엔 처음으로 희석식 소주가 나왔다. 훗날 이 소주의 겉면에 내 얼굴이 새겨져 사람들은 두꺼비 소주, 두꺼비 술로 부르기도 했다.

2019년 긴 겨울잠을 자고 일어나니 세상도 나도 달라져 있었다. 일단 내가 봐도 내 얼굴이 말끔하다. 울퉁불퉁하던 등짝은 매끈해졌고, 몸은 더 둥글고 푸르고 선명해졌다. 무엇보다 가는 데마다 사람들이 나를 보면 어쩔 줄을 모른다. 내가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건 모두 굿즈가 된다. 세상에 나오면 완판된다고 하니 내가 더 놀랍다. 이게 무슨 일이지, ‘두껍?’


두껍이즈백, 돌풍을 맞이하라


곰돌이 푸는 꿀을 좋아하고, 톰과 제리의 제리는 치즈를 먹는다. 북극곰은 콜라를 좋아한다. 그런데 두꺼비는 소주를 먹는다? 어쩌다 나는 소주의 원조가 됐을까. 사실 나 두꺼비는 아침저녁으로 맑고 깨끗한 물을 먹는다. ‘참’ ‘이슬’로 만드는 진로는 나와 가까울 수밖에. 내가 맑은 이슬을 먹어 ‘동안’인 데다 귀엽다는 소리도 많이 듣지만 나는 무려 24년생, 곧 백 살을 바라본다.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번식률이 높고 수명이 길어 ‘번영과 장수’의 상징이었다.

2020년에는 광고회사에서 인턴을 하며 취업뽀개기에 성공하는 모습을 유튜브 〈두껍이즈백〉에 연재했다. 자랑은 아니지만 매회 영상 조회수가 10만 회 정도다. 손이 두꺼워 오타를 워낙 많이 내서 결국 내 일은 선배가 다 가져가고, 몸이 무거워 엘리베이터에 끼거나 넘어지고, 회의시간에 잠이 들기도 했지만 실수에 대한 ‘초깔끔한 인정’과 순수한 눈빛으로 그럭저럭 인턴 생활을 잘해나갔다. 그래도 남들 하는 건 다 했다. 랜선 집들이로 자취방을 소개하기도 했다.


무수한 아이들이 모래를 두드리며 내게 ‘헌 집’을 넘겼지만 사실 흙집에 사는 건 아니다. 차가운 도시 두꺼비답게 블루 포인트로 꾸며진 집에 산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내 얼굴이 새겨진 침대 커버와 베개도 이미 세상에 나왔다. 덮고 자면 제법 잠이 잘 온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벌컥 문을 연 냉장고에는 차가운 진로만 나를 감싼다. 하지만 상관없다. 소주는 짜장면, 탕수육 같은 배달음식과도, (역시나) 내가 모델인 두꺼비감자칩과 두껍면떡볶이, 여섯 가지 마른안주를 모은 진로안주플래터와도 잘 어울리니까.

주량은 정확히 재보지 않았지만 숙취 해소는 걱정 없다. 편의점에 가면 헛개 성분이 들어간 두꺼비헛개껌과 두꺼비젤리를 살 수 있다. 이걸로도 입이 개운해지지 않으면 소다·헛개·벌꿀의 깔끔한 조합 ‘초시원한 맛 두꺼비바’나 ‘쫀득한 두꺼비 마카롱’과 ‘깔라만시 떠먹는케익’도 있다. 훗.


혼술한다고 생각하지 마, 내가 있잖아 두껍!


“진로 고민 하다 두꺼비가 되기로 했습니다”라고 내 광고에 단 댓글, 나도 읽어보았다. 이미 2600만 명이 본 광고 영상이지만 나도 매일 들어가 본다. 사람들이 남긴 댓글도 챙겨본다. 무거운 몸과 짧은 다리로 높이뛰기, 서핑, 고민 상담까지 열심히 하는 이유도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아직 술을 못 먹는 친구들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내 얼굴이 그려진 후드 집업, 백팩, 탬버린백과 PVC백, 핸드폰케이스에 그립톡까지 나와 있으니까. 이렇게 매일 입고, 메고, 붙이고, 쓰고, 함께 생활하다 보니 나도 한껏 모두와 가까워진 기분이다.


지난 100년 사이 술 먹는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 여럿이 어울려 술잔을 기울이기도 어렵게 됐다. 잠시나마 겪어보니 취업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도저도 안 되니 혼술하는 친구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절대 ‘혼’술이라 생각지 말길. 너의 눈동자에 건배를 보내며 마주 앉아 있는 내가 있으니까. 언제든 고민이 생기면 나에게 털어놓길 바란다. 광고에서도 봤겠지만, 고백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면 나의 힘을 빌려도 좋다. 게다가 눈치 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뿐이다. 비밀보장 확실하니 고민이 생기면 언제든 날 찾아오라고. 알겠지, 두껍?
  • 202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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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백머리   ( 2021-08-08 )    수정   삭제 찬성 : 1 반대 : 0
아~몇년만인가? 그립다.두꺼비여.영원한 우리 주당들의 벗이여!오래도록 발전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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