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시 한 편| 그땐 몰랐다

그땐 몰랐다
내 옆의 빈 의자는 누굴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의자의 이마가 저렇게 반들반들해진 것을 보게
의자의 다리가 저렇게 흠집 많아진 것을 보게

그땐 그걸 몰랐다
세상의 신발들이 저 길을 완성한다는 것을
저 신발의 속가슴을 보게
검으딩딩한 그림자 하나 이때껏 거기 쭈그리고 앉아
빛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게

일몰의 새 떼들, 일출의 목덜미를 핥고 있는 줄을 몰랐다
시계 속에 시간이 있는 줄 알았다

한 희망이 다른 희망의 친구인 줄 알았다
한 기쁨이 다른 기쁨의 형제인 줄 알았다

희망은 절망의 친구인 것을
기쁨은 슬픔의 형제인 것을

아, 그땐 그걸 몰랐다

절망의 방에서 나간 희망의 어깨 살은
한없이 통통하다는 것을

슬픔의 방에서 나간 기쁨의 손가락은
보석처럼 빛난다는 것을.
  • 200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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