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트렌드| 우리 생활에 파고드는 로봇 “주인님! 일어나세요”

“주인님! 일어나세요. 오늘은 오후에 비 올 확률이 70% 이상입니다. 우산 잊지 말고 꼭 챙겨 가세요.”

머지않아 우리는 로봇의 잔소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할지 모른다. 정보통신부는 내년 하반기 100만 원대 ‘홈 로봇’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올 10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컴퓨터 정도의 가격에 보다 인간친화적인 밀착 서비스로 ‘로봇 시대’를 열어 간다는 계획이다.

로봇 대중화가 가능한 것은 기존의 정보기술(IT) 네트워크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정보에 의해 움직이기에 로봇 자체에 비싼 장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기존의 풍부한 IT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격은 낮출 수 있는 것이다.

10월부터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는 생활 로봇은 유진 로보틱스의 ‘주피터’와 한울 로보틱스의 ‘네토로’, 이지 로보틱스의 ‘로보이드’ 등 세 종류다. 오는 10월부터 석 달간 64가정, 내년에는 400가정으로 늘려 시범 사용한 후 기술과 서비스, 시장 가능성을 점검하고 본격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로비 로봇.
유진 로보틱스는 이미 홈 로봇 ‘아이로비’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키 65cm의 자그마한 몸, 동글동글한 얼굴과 눈, 활짝 웃는 입 모양의 이 로봇은 사람을 보면 몸과 얼굴을 돌리고, 고개를 까딱까딱하기도 한다. 사람 모양에 가깝게 하기 위해 팔도 있었지만,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선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에 팔을 없앴다. 역할은 한 가정의 집사이자 보모, 경비원이다. 그날그날 날씨를 알려 주는 것은 물론, 잊기 쉬운 집안 행사, 아이 공부까지 챙긴다.

오후 시간을 혼자 보내야 하는 자녀 때문에 걱정도 애틋함도 많았던 맞벌이 부부라면 로봇이 고민을 덜어 줄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엄마가 로봇 몸체의 스크린에 미리 녹화해 놓은 영상 메시지를 읽는다.

“세영아. 오늘 무척 더웠지? 냉장고에 시원하게 식혀 놓은 미숫가루 있으니 마시렴.”

“학원 갈 시간이야.” “숙제는 다 했니?” 같은 엄마의 잔소리도 로봇이 대신한다.

팬더 로봇.
그렇다고 로봇이 잔소리꾼은 아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를 귀여운 율동과 함께 들려주기도 한다. 경비원 노릇도 톡톡히 할 수 있다. 침입자가 들어오면 즉시 사진을 찍어 주인 핸드폰으로 전송하고, ‘가스 불을 켜 놓고 나오지 않았나?’ 전전긍긍하는 주인한테 가스레인지 주변을 찍어서 보여 줄 수도 있다.

주피터 역시 아이로비와 비슷한 모습에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지만, 아이로비보다 좀 더 로봇 이미지에 가깝고 서비스도 고급화할 계획이다. 유진 로보틱스 신경철 사장은 “지난해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아이로비’를 선보였더니 250만 원 정도면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현재 아이로비 가격은 900만 원대. 로봇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로봇 시장이 확보되면 내년 말쯤 100만 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

네토로 로봇.
네토로나 로보이드 역시 주피터와 기본 기능은 같다. 네토로는 우리나라 설화에 등장하는 아기 도깨비 모습을 따왔다고 한다. 머리 위쪽 카메라가 도깨비 뿔같이 보인다. 주피터와 달리 네토로는 얼굴에 스크린이 달려 있다. 아침에 잠을 깨우고, 날씨와 뉴스를 알려 주고, 음악을 들려주며 스케줄을 일깨워 주는 등 다른 로봇들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 청소도 해 준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발밑에 청소기가 달려 있어 이리저리 다니며 집안 청소를 하고, 배터리가 떨어지면 스스로 충전기를 찾아가 자동 충전한다.

‘감성형 로봇’을 모토로 내세우는 로보이드는 특히 어린이와 친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계인이나 펭귄을 연상시키는 ‘큐보’, 당나귀 모양으로 장난스럽게 생긴 ‘동키’, 팬더곰 모양의 ‘팬더’ 모두 귀엽고 친근한 모습에 서비스도 어린이 친화적이다.

친구에게서 온 이메일을 읽어 주는가 하면 귀여운 동작으로 동화구연을 한다. FM방송을 전송받아 들려주면서 DJ 멘트 때는 립싱크를 하고, 음악이 나올 때는 로봇댄스를 춘다. 로봇과 함께 스무 고개 게임이나 심리 테스트, 수수께끼 놀이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주거환경이 아파트로 정형화되어 있어 홈 로봇을 실용화하기에 좋은 여건이다. 로봇 기술에서는 일본이 최고 수준으로 꼽히지만, 실제 생활에 적용해 보급하는 데는 우리나라도 선진국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큐보 로봇.
IT시대에 이어 로봇시대가 올 것인가? 전문가들은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로봇은 컴퓨터보다 신속하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감성 서비스까지 해 주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통해 날씨 정보를 얻으려면 컴퓨터가 있는 곳까지 가서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실행한 후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야 한다. 로봇은 스스로 정보를 찾아내 필요한 때 주인이 원하는 방법으로 알려 준다. 웹 서핑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주는 것이다. 어린아이나 노인이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경우 로봇은 친구이자 보호자, 도우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로봇이 우리 생활에 속속들이 파고들 날도 머지않았다. ■
  • 200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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