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文洙 의원 연탄보일러 북한 전달記… 『동포들의 비참한 모습에 큰 충격』

金文洙(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이 3월29일부터 2박 3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연탄보일러 1000세트(2억5000만 원 상당)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김흥중 「새천년 생명운동」단체 이사장과 한나라당 李在五(이재오)·裵一道(배일도)·金愛實(김애실) 의원 등이 동행했다. 다음은 金의원이 현지에서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것이다.

〈3월30일 우리 일행은 버스를 타고 금강산 관광특구를 벗어나 검문소를 통과하여 인근 온정리 마을에 있는 북한 금강산 관광총회사 마당으로 갔다. 우리는 플래카드도 내걸고 북한 주민들이 박수 치는 가운데 전달식을 하고 싶었으나 플래카드는 북측 세관에서 압수한 후 돌려주지 않았고, 북한 주민들은 단 한 사람도 얼씬거리지 못하게 격리시켜 버렸다. 북측 담당자는 트럭 앞에서 우리와 사진 찍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2억5000만 원어치나 되는 엄청난 물량의 연탄 보일러를 전달했으나, 우리는 단 한 사람의 주민으로부터 박수 한 번 받지 못했다.

오후에는 고성읍내 변두리에 있는 현대아산 영농장에 갔다. 북측 군부에서는 요즈음 공개처형 테이프 때문에 신경이 몹시 날카로워져서 초청장에 나와 있는 12명 이외는 단 한 사람도 더 못 간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보낸 연탄보일러가 설치되어 있는 영농장에는 마음씨 좋게 생긴 아저씨 한 분만 우리를 맞이했다. 나머지 80명은 모두 들판에 나갔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도 우리 일행은 주민을 만날 수 없었다. 책임자에게 명함을 주어도 난처한 듯 만지작거리다가 도로 돌려주었다. 모두들 눈치 보면서 명함을 돌려줘 돌려받는 우리도 난처했다.

고성읍내는 마침 장날이었다. 멀리서 보니 좌판만 줄지어 있을 뿐 물건이 없었다. 거의 모든 사람의 옷이 검은색 계통이었다. 시장 특유의 자유와 풍성함 대신 검은색과 피곤함이 역력했다.원산 가는 고속도로가 고성읍내를 통과하므로, 우리는 고속도로를 탔다. 고속도로 위에는 차를 보기 어렵고 트랙터 한 대가 남녀노소 15명 정도를 태우고 천천히 지나갔다. 차는 보이지 않고 걸어 다니는 사람이 가장 많다. 등짐 진 사람이 많았다. 땔감을 지고 가는 아낙네들도 많았다. 땔감이라고 해 봐야 회초리보다 조금 굵은 나뭇가지 10여 개에 불과했다.

도로와 거리에는 여기저기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있다. 어떤 이는 도로 옆 비탈에 그냥 누워 있다. 그 옷차림이 색깔이 없다. 어린애들이 땅바닥에서 앉아 있기도 하고 서 있기도 하지만 활기가 없다. 뛰어놀 힘이 남아 있지 않나 보다. 거리마다, 산과 들판마다, 가장 흔한 것은 군인이다. 대오를 지어 기계처럼 행군하는 군인이다.

돌아오는 길에 연탄보일러 설치 시범 가정인 아주머니 집에 들렀다. 대지 30평쯤 되는 규격화된 마을 집이었다. 연탄보일러는 부엌에 설치되어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연탄보일러 감사하다』면서 삶은 고구마를 내왔다. 반가웠다. 내가 오히려 고마웠다. 열등감 때문인지 아무리 가져다주어도 고마운 표시를 하지 않는 북측 태도에 절망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들판의 철로를 보니 철교 머리 부분에 있던 철로가 홍수 때문인지 엿가락처럼 휘었다. 열차가 다니려면 얼마나 보수를 많이 해야 할지 헤아리기조차 어렵다. 전봇대에 걸려 있는 전깃줄도 송전할 형편이 못 되어 보인다. 비참한 우리 동포들의 삶의 모습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 2005년 05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