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6년 만에 다방문화를 바꾼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 다섯 가지

에스프레소 커피는 뽑은 후 8초 지나면 버린다

1.테이크아웃 문화 보급 2.대형매장을 개설 3.대형빌딩의 1층 로비를 공략 4.임대료 대신 매출액 따라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지급 5.철저한 품질관리
원두커피 시장 36% 점유

한국인의 커피 입맛이 바뀌었다. 「커피」하면 맥심, 테이스터스 초이스를 떠올리던 40~50대도 요즘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기는 인구가 많아졌다. 20~30대는 말할 것도 없다.

업계의 추정에 따르면 한국의 커피 시장은 인스턴트 커피가 90%, 원두커피가 10%를 차지한다고 본다. 전체 2조 원에 달하는 시장규모에서 2000억 원 정도가 원두커피 시장인 셈이다. 스타벅스의 2004년 매출액은 721억 원으로 2000억 원두커피 시장의 36%를 차지한다. 매장 수와 매출 면에서 2, 3위를 달리는 「커피 빈」과 「카페 파스쿠찌」와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업계 1위다.

1999년 서울 이대 1호점을 연 뒤 만 5년째 되던 2004년 8월 서울 이태원 100호점을 열었다. 2005년 2월 말 현재 서울·경기 97개, 부산 7개, 대구 5개, 대전 2개, 광주 2개로 전국에 114개 매장이 있다.

1999년엔 1개 매장에서 6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적자였다. 2000년에는 매장이 10개로 늘면서 8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연간 매출은 2001년 251억 원, 2003년 545억 원, 2004년 721억 원으로 수직 상승을 보인다.
스타벅스 커피는 全 세계 40여 나라에 9000개 정도의 매장을 갖고 있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가 한국 시장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스타벅스 커피 인터내셔날」과 「(주)신세계」가 각각 100억 원씩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스타벅스의 첫 번째 성공 비결은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으로 빨리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주 고객층을 대학생으로 삼은 것이 주효했다. 미국을 비롯한 스타벅스의 외국 매장에서는 테이크 아웃 비율이 35~40%로 상당하다.

스타벅스 1호점이 처음 문을 연 1999년의 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먹을 것을 길거리에 들고 다닌다거나 밖에서 먹는다는 것은 낯선 문화였다.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으로 이름을 날리려던 스타벅스의 컨셉트는 한국 시장에서 성공 여부가 아주 불투명했다.

「테이크 아웃」이란 새로운 문화를 가장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누구일까 고민 끝에 대학생을 주 고객으로 잡았다. 다른 세대에 비해 해외 연수 경험도 있고 유행에 민감한 세대들이기 때문에 스타벅스를 가장 쉽게 받아들일 것이라 예상했던 것이 적중했다.

스타벅스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대형매장을 열고 좌석을 많이 배치한 점이다. 외국 매장은 보통 50평 미만인 데 비해 한국 매장은 50평 이상, 때로는 100평 이상의 매장이 많다. 스타벅스 서울 명동점의 경우는 오픈 이후 지금까지 「全 세계 스타벅스 매장 가운데 가장 큰 매장」이란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커피숍은 만남의 장소였다. 누군가를 만날 장소로 커피숍을 찾고 커피는 자릿세 개념으로 지불하는 명목이었다. 스타벅스는 커피 자체의 맛과 품질에 승부를 걸었다. 최상의 커피를 서비스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찾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생각해 낸 것이 한국의 커피숍 문화를 스타벅스 매장에 융합하는 것이었다. 만남의 장소로서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교통이 편리하고 고객들이 이용하기 편리한 곳에 대형 매장을 열고 좌석을 많이 배치했다. 대형 매장을 열고 보니 찾기 쉬운 곳이 되어 약속장소로 많이 활용되고 그렇게 한두 번 이용해 본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스타벅스의 커피를 접하게 되고 마니아가 되어 갔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의 테이크 아웃 비율은 25% 정도로 외국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명동점의 경우는 테이크 아웃 비율이 10%에 불과한 것을 보면 약속장소를 제공한다는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의 아이디어는 한국 시장과 문화를 제대로 파악한 접근법으로 보인다.


죽어 있던 빌딩의 1층 공간을 찾아냈다

세 번째는 좋은 상권을 고른 것을 들 수 있다.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매장을 얻으려 하자 난관에 봉착했다. 좋은 상권의 점포에는 으레 권리금이 붙어 있었다. 서울 강남의 빌딩 1층 경우에는 권리금만 30억 원을 호가했다.

그래서 찾아낸 공간이 대형건물 1층 로비다. 큰 빌딩 로비는 아침 시간 회장님, 사장님 출근에 맞춰 직원들이 도열해서 인사를 하거나 멋진 조각품이나 미술품 장식을 걸어 놓는 사실상 죽어 있는 공간이었다. 이 로비에 스타벅스가 매장을 내면서 건물주는 죽어 있던 공간에서 한 달에 몇천만 원의 수입이 생기고 스타벅스는 권리금 없이 상주인원이 많은 빌딩에 매장을 열 수 있게 되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다.

네 번째, 5년 7개월 만에 115개의 매장을 열고,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려면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매장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것이 임대료다. 일반 업소의 경우 보증금에 월세를 내게 되는데 이런 고정비용은 매장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 문제를 독특한 방식으로 해결했다. 바로 매출의 일정비율을 수수료 형식으로 건물주에게 주는 것이다.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그 비율은 12% 정도다. 이 제도가 정착되자 매출이 오를 수 있도록 건물주의 협력을 얻어 내기가 쉬워졌다고 한다.

다섯 번째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로 마케팅팀 양재선 팀장은 스타벅스 본사의 일관된 브랜드 관리능력을 꼽는다. 全 세계 스타벅스 매장은 커피를 비롯한 음료의 맛과 품질은 물론 인테리어와 매장 분위기까지 모두 비슷하다. 미국 본사에서 철저히 관리한다고 한다.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원두는 전량 미국 배전공장에서 가공한 상태로 들여온다. 커피를 내리는 물의 품질 관리를 위해 全 세계 매장에서 똑같은 정수기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우유는 국산제품을 사용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맛이다. 미국에서 사용하는 우유와 가장 유사한 맛을 내는 우유를 택했다. 빵이나 조각 케이크, 샌드위치 등은 조선호텔 베이커리에서 만드는데 미국 본사에서 보내온 매뉴얼대로 제조된다고 한다. 매장 내 테이블과 의자, 심지어 벽면에 칠하는 도료 등도 미국 본사 인테리어팀에서 결정해 들여온다.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도 철저히 관리된 것이다. 직원이 틀고 싶은 음악이 있다고 해서 멋대로 틀 수가 없다. 또 매장에서 틀던 음악이 좋다고 해서 집에 갖고 가서 들을 수도 없다. 매장에서 트는 CD와 CD 플레이어가 한 세트로 모두 미국에서 들여온다. 각 시즌마다 정해진 CD가 있고 유효기간이 정해져 있다. 그 기한이 지나면 더 듣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다. 또한 이 특별한 CD는 특별한 CD플레이어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다. 안내를 받아 백룸으로 들어가 봤더니 컴퓨터 본체처럼 생긴 CD플레이어가 있다. CD를 넣는 곳도 컴퓨터에 있는 CD-롬처럼 생겼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하면 똑같은 이미지, 똑같은 맛을 유지하도록 하는 이런 노력들이 소비자들에게 스타벅스에 대한 일관된 이미지를 갖게 하고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인식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아라비카種 원두를 사용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의 마케팅팀 이민규씨는 고품질의 스타벅스 커피와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법을 꼽는다. 스타벅스 커피 원두의 역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부터 1987년 현 하워드 슐츠 회장이 스타벅스의 전신인 「스타벅스 커피, 티 앤드 스파이스」를 인수하기 전까지 커피 원두판매에 치중했다. 직접 원두를 선별하고 배전공장을 운영해 오면서 쌓은 경험이 30년이 넘는다.

『저희 원두는 아라비카種(종) 원두를 사용하죠. 값이 비싸지만 맛과 향이 뛰어납니다. 아라비카종 가운데 해발 1000m 이상에서 자라는 원두만 사용해요. 본사에서 원두 전문가가 産地(산지)를 다니면서 직접 원두를 고릅니다. 품종도 물론 좋아야 하지만 저희 스타벅스는 원산지에 따라서 어느 정도 볶아야 최상의 맛과 향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해요. 아무나 커피사업을 시작해서 스타벅스를 따라 잡겠다 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거죠 』

스타벅스의 커피 및 음료는 엄격하게 품질관리를 한다. 매장에서 사용하는 원두는 5파운드 단위로 포장된 것을 쓴다. 그런데 이것을 한번 뜯으면 일주일 이내에 다 써야 하고 남는 것은 버린다. 원두를 분쇄한 후 24시간이 지나면 버린다. 드립커피 머신에서 뽑은 커피는 한 시간이 지나면 버린다. 에스프레소 커피는 뽑은 후 8초가 지나면 버린다.

이것을 지키기 위해 원두 포장지에는 항상 개봉한 날짜를 기록하도록 되어 있고 매장 내 드립커피 머신에는 항상 타이머가 달려 있다. 이민규씨의 말이다.

『저희가 가맹점 사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개인 사업자들은 이렇게 버리라고 하면 못 버려요. 다 돈이거든요. 그렇지만 저희 매장 파트너들은 다 직원입니다. 버리라는 대로 버리지 않으면 오히려 불이익이 돌아가지요』■
  • 200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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