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徐相浩 총주방장이 말하는 세계 최고 식당 - 스페인「엘불리」레스토랑

1년 중 반만 문을 여는 식당… 반은 요리 연구

마니아들은 매년 프로축구나 야구 시즌을 기다리는 것처럼 「엘불리」의 개점을 기다린다. 두세 달 전에 예약해야 하는 150여 석의 좌석은 항상 만원, 식사비용은 1인당 180달러로 저렴하나 포도주 값이 그 이상 나가는 곳.
다섯 시간 동안 서른네 가지 요리

2002년 8월, 나는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엘불리(El Bulli)」를 찾아 스페인을 방문했다. 이곳의 오너 셰프는 세계 최고 요리사 페란 아드리아(Ferran Adria). 가장 많은 수의 마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주방장 중 한 명이다.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엘불리」는 6개월여간의 연구와 준비 기간을 거쳐 매년 4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10월에 다시 문을 닫고, 바르셀로나에 있는 엘불리 요리연구소에서 요리 연구를 시작한다. 1년 중 반만 문을 열고, 반은 요리 연구를 하는 레스토랑인 셈이다. 그의 마니아들은 매년 프로축구나 야구 시즌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의 요리를 기다리고, 새 요리가 出市(출시)될 때마다 그의 레스토랑을 찾아 전 세계에서 스페인으로 몰려든다. 150여 석의 좌석은 항상 만원이다. 2~3개월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엘불리」에서의 식사는 불가능할 정도다. 그의 레스토랑 「엘불리」는 매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3위 안에 선정되고 있다.

「엘불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북동쪽으로 160km 떨어진 로제스라는 고급 휴양지에 위치해 있다. 로제스에 도착한 후에도 「엘불리」에 가기 위해선 비탈길을 따라 30분 가량 차를 몰고 산을 올라야 한다.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산기슭에 자리 잡은 단층건물이 레스토랑 「엘불리」다. 외견상 「엘불리」도 기존의 레스토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테이블 위로 요리가 나온 후에야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다섯 시간 동안 테이블에 앉아 서른네 가지의 코스 요리를 즐겼다. 요리에 대한 상식을 깨뜨리는 요리들이었다. 토마토를 곱게 갈아서 강한 힘으로 농축시킨 후, 감자를 얇게 잘라서 토마토를 쌌는데, 감자를 어찌나 얇게 잘랐는지 속이 다 비칠 정도였다. 젤리 스파게티가 나왔는데 국수가 한 줄로 이어져 있었다. 2년 넘게 잘 말린 토끼 귀 요리, 실험적인 거위간 요리 등 하나하나 감동적이었다. 맛도 최고다. 요리사인 나도 입에 살살 녹는다는 표현밖에 할 수 없을 정도다.


세계 최고 주방장의 도전정신

1.스페인 「엘불리」 레스토랑
2.젤리 스파게티. 한 줄로 이어져 있는데 입에 살살 녹는다.
「엘불리」의 요리는 기본적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니었다. 30여 가지 코스 요리를 맛보면서도 포만감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음식 가격도 1인당 180달러 정도로 요리 수준에 비해 싼 편이다. 이곳의 요리는 와인을 즐기기 위한 요리다. 술안주라는 말이다. 음식을 먹을 때 와인을 마시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당연히 세계 최고급의 값비싼 와인들이 「엘불리」에 준비되어 있다. 음식 가격보다 와인 가격을 더 많이 내게 된다.

「엘불리」가 이렇게 세계적인 레스토랑이 된 이유는 마니아들의 폭발적인 성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오너 셰프인 페란 아드리아의 도전정신과 실험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주방은 단지 주방이라기보다 연구실 또는 스튜디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는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2001년엔 서양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닭발 요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페란 아드리아는 맛에서 더 나아가 먹는 사람의 食感(식감)까지 계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세계 최초로 거품 소스를 도입했다. 이제까지의 소스는 맛은 진하지만 입 안에 오래 머물면 자칫 다음 코스의 음식을 즐기는 데 방해가 되기도 했다. 거품소스는 본연의 향을 가지면서도 가볍고, 거품 속에 들어있는 공기가 미각을 정화시킨다. 생각의 전환과 끊임없는 연구가 세계 최고의 요리를 탄생시킨 것이다. ■
  • 2005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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