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근속 金枝億(김지억) 지배인이 말하는 냉면 名家 又來屋의 1등 비밀

60년 이어온 「맛있고, 깨끗하고, 친절하고, 빠르게」… 재료값이 아무리 비싸도 한우 암소 고기 이외엔 사용한 적이 없고, 청결과 관련된 비용은 아끼지 않았다.

又來屋 위치 : 서울 중구 주교동 118, 을지로4가~청계천 4가 사이
전화 : 02-2265-0151~2 메뉴 : 물냉면 (8500원), 비빔냉면, 어복쟁반, 불고기, 한우갈비
우래옥을 41년간 관리해 온 김지억씨
『60년간 한 솜씨로 이어오는 정통 평양냉면집은 평양에도 없고 서울의 한 곳 又來屋(우래옥)뿐입니다』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평양냉면을 접해 본 이북 출신 인사들의 말이다. 서울 중구 주교동, 을지로 4가와 청계천 사이에 위치한 우래옥은 1946년 11월, 평양에서 明月館(명월관)을 운영하던 張元一(장원일ㆍ작고)씨가 월남해 문을 열었다. 이후 아들 振楗(진건ㆍ83)씨가 대물림했고, 그 아들 根韓(근한ㆍ51세)씨가 서울 강남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워싱턴과 시카고에도 직영점을 두고 있다.

평안도 출신 실향민들이 입에 담고 온 옛 평양냉면 맛을 명월관 주방을 지키다 함께 월남한 김영준(작고)씨와 유성도(작고)씨가 재현해냈고, 그 손맛을 2세대 주방장들이 이어받아 20~50년씩 자리를 지켜온다. 우래옥은 옛 평양냉면 고유의 맛을 그대로 살려낸다는 신념으로 最高(최고) 품질의, 最高價(최고가) 냉면을 만들어 팔고 있다. 필자 같은 실향민, 특히 평양이 고향인 사람에겐 시원하고 담백하게 가슴을 열어주는 냉면 맛이 기대에 어긋남이 없고, 고향 마을처럼 편안하고 부담 없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지금도 생존해 있는 80~90대 실향민들이 단골로 찾는다. 3~4대를 이룬 대가족이 함께 찾아와 냉면 맛을 즐기는 모습들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고객의 80~90%가 실향민과 그 가족이다.

이제 80 고령에 접어든 2대 振楗씨는 한 치도 어긋남 없는 평양냉면 고유의 맛을 그대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신선한 국수사리와 한우 암소정육으로 뽑은 육수가 맛 비결

우래옥 냉면 맛의 내력은 최상의 국수와 정확한 육수 맛에 있다. 국수는 메밀의 겉껍질과 속껍질을 40% 수준으로 말끔하게 벗겨내고 60%에 해당하는 하얀 속살만을 제분해 사용하는데 이렇게 정성을 들이는 식당이 거의 없다.

粉(분)처럼 희고 고운 가루를 팔팔 끓는 뜨거운 물로 익반죽해, 연로한 고객들에게는 되도록 100% 메밀가루로 눌러내고, 젊은이들에게는 전분을 20~30% 알맞게 섞어 탄력을 살려 낸다.

냉면의 육수도 순수한 한우 정육을 덩어리째 넣고 삶아 알맞게 우려내는데, 한우 중에서도 1등급 암소 고기만을 골라 사용한다. 암소 고기라야 기름이 알맞게 박혀 국물이 깊은 맛이 나기 때문이다. 정육을 삶아낸 육수는 냉각시켜 기름을 말끔하게 걷어낸다. 육수에 동치미나 김칫국물은 일절 섞지 않는다. 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색깔을 내기 위해 간장을 조금 가미한다.

평양냉면 맛은 성격이 급한 평양 사람들의 기질과 통한다. 신선한 메밀가루와 금방 눌러낸 싱싱한 국수발은 상관이 깊다. 최고의 냉면 맛은 시간이 결정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밀을 속껍질째 보관해 놓고 그날그날 빻아서 사용하거나, 때로는 가루를 빻기 전 찬물에 씻어 햇볕에 한 차례 더 말려 메밀의 신선도를 높여주기도 한다. 최대한 신선한 가루를 팔팔 끓는 물에 재빨리 익반죽해 탄력을 한껏 살려내면서 국수틀을 통과하는 즉시 손님상에 올라야 싱싱한 질감과 향이 담긴 냉면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래옥 냉면이 손님상에 나오는 시간은 대략 10~15초로 계산한다. 냉면이 나오면 즉시 받아 국물을 한 모금 마시며 갓 뽑은 면의 향과 육수의 맛을 음미해 보는 것이 제대로 먹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 다음에 겨자와 양념, 식초 등을 알맞게 가미해 먹는다는 것이다.


32세 때 우래옥에 입사해 41년째

올해 73세인 金枝億(김지억)씨는 우래옥의 영업을 총괄하는 지배인 겸 전무다. 김씨는 평양고보에 입학하면서 광복을 맞아 월남했고, 군복무를 마친 뒤 학업을 계속하지 못한 채 조달청에 몸담았다가 창업주의 권유로 32세 때 우래옥의 카운터 직을 맡았다. 이후 지배인을 거쳐 전무에 이르기까지 41년째 우래옥을 지키고 있다.

그는 우래옥을 단골로 찾는 실향민 1세대와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이북5도민 단체, 동문회 등의 뒷바라지를 40년 넘게 해왔다. 이들 단체의 역대 임원들은 물론 개인 단골 고객들과 오랜 인연을 맺어 이북 5도 모임의 총괄 총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단골 고객으로는 鄭元埴(정원식), 李榮德(이영덕) 두 전직 총리와 金在淳(김재순) 전 국회의장, 朴容旿(박용오) 두산그룹 회장, 鄭夢準(정몽준) 축구협회장 등 유명인사는 물론이고 수많은 실향민 1, 2, 3세들이 즐비하다.

枝億이란 이름은 「億(억)개의 금가지를 맺으라」는 의미로 자손을 많이 보라는 아버지의 뜻이었다 한다. 슬하에 3남 2녀를 두었다. 그는 『자는 시간을 빼면 우래옥을 찾는 고객들과 집의 가족 돌보는 일 이외에는 해본 것도 없고 아는 것이 없는 외길을 걸어왔다』고 했다.

우래옥이 1등 냉면집으로 성장해 온 과정과 그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간단 명료하다.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손님들을 친절하게 맞이하는 일만 생각해 왔다』

재료값이 아무리 비싸도 한우 암소 고기 이외에 사용한 적이 없고, 청결과 관련된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어렵던 시절에도 무명을 필로 사다놓고 행주와 걸레로 썼다고 한다. 아직껏 주방과 식탁에 걸레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김씨는 40년 넘게 1년에 300그릇 이상의 냉면을 먹는다고 한다. 덕택에 건강한 몸을 덤으로 얻었고, 특히 『점심으로는 냉면처럼 깔끔하고 속에 부담이 없는 음식이 없다』며 『냉면을 많이 먹으라』고 권유했다. ■
  • 2005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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