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80년 맞은 三養社의 장수 비결

革新보다는 조금씩 바뀌는 게 더 낫다

본사 건물 리모델링에도 2년이 걸려. 한꺼번에 바꾸려 하면 일과성에 끝날 수 있어 천천히·느리게 바꾸어 나간 것이 장수 비결.
1924년 「三水社」란 이름으로 설립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삼양사 본사.
올해 초 국내 最古(최고) 기업 가운데 하나인 三養社(삼양사) 金鈗(김윤) 대표이사는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기업 비전을 실천해 나가는 첫해』라고 2005년의 의미를 강조했다.

삼양사는 2004년 10월, 創社(창사) 80주년을 맞았다. 유럽과 일본 기업들의 평균수명은 13년에 불과하고, 30년 이내에 기업의 80%가 사라진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5년의 10大 기업 중 1995년에도 10大 기업에 들어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30년 만에 모두 바뀐 것이다.

三養社를 가리킬 때 따라붙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끊임없는 진화」, 「내실경영」, 「현금 유동성이 가장 좋은 기업」, 「우리나라 기업발전사의 축약판」, 「대표적 보수기업」 등이 그것이다.

三養社는 1924년 秀堂(수당) 金秊洙(김연수) 창업자에 의해 합자회사 三水社(삼수사)란 이름으로 설립되었다. 설립 초기부터 국내와 만주 일대에서 간척 및 개간사업과 농장경영을 통해 국토확장을 도모했다. 1931년에 社名(사명)을 현재의 三養社로 바꾸고 南滿(남만)방적을 설립, 면방적사업에 진출했다.

광복과 함께 만주에서 철수한 三養社는 1955년 울산에 日産(일산) 50t의 제당공장을 지었다. 1953년에 문을 연 제일제당(현 CJ)이 하루 25t을 생산하고 있던 때였다. 이후 제당사업에는 중견 제당업체들이 앞다퉈 진입했다. 三養社를 비롯한 제당업체들은 1965년부터 1970년까지 국제 원당가의 안정과 국내 가공식품업의 발달 등에 힘입어 연평균 30% 이상의 신장을 보였다.

1980년대 들어 설탕의 代替財(대체재)가 등장하고, 당뇨병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수출 활황에 힘입어 1970년대 후반까지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三養社는 1956년에 주식회사로 거듭났다. 1963년에는 삼양모방을 설립한 데 이어 삼양수산 여수 공장을 준공했으며, 1969년에는 전주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준공했다. 1975년 三養社 목포 배합사료 공장, 1976년 울산 이온교환수지 준공, 1977년 삼양중기(주) 인수 등이 이어진다.

1984년 삼양제넥스 인수를 시작으로 울산 배합사료 공장 준공, 1988년 대전 PET병 공장 준공, 삼남석유화학 설립, 신한제분 인수, 1989년 천안 배합사료 공장 준공, 삼양화성 설립 등을 통해 그룹의 면모를 갖추었다.
1995년 삼양 데이타시스템 설립, 三養社 매출액 1조 원 돌파, 삼양제넥스의 항암제 「제넥솔」 대량생산 성공, 시화 PET병 재활용 공장 준공 등에 이어 1996년에는 대덕 KGMP 의약 공장을 준공하고, 1997년 삼양제넥스의 대덕 제넥솔 공장 준공, 1998년 하니웰시스코社 합작 설립 등으로 진행된다.


1960년대엔 제당·화학섬유 산업이 핵심사업

三養社가 80년 동안 영위해 온 사업 영역을 시대별로 뚜렷이 구분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業域(업역)이 천천히 조금씩 변화해왔음을 알 수 있다.

三養社는 창업 초기, 「衣食(의식)」 사업부터 시작, 안정적 기반을 마련했다. 1920년대의 국내외 간척과 개간사업을 통한 농업의 1930년대의 면방적업 진출이 그것이다. 「무엇을 먹고사는가?」 하는 문제가 국가적 관심사였던 1950년대에 三養社는 제당업과 수산업에 진출하여 본격적인 제조업체로 나섰다. 이때 생산된 삼양설탕은 지금도 「큐 원(Q one)」설탕이란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입는 문제」가 浮上(부상)한 1960년대에는 대단위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준공하여 기존의 제당과 함께 화학섬유 산업을 三養社의 주요 핵심사업으로 삼았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와서는 소재 원료사업 진출을 위해 화학·사료·기계·제분업 등으로 업역을 넓혔고, 1990년대에는 IT·의약사업에 진출하여 영역을 다양화했다.

설립 초기의 농업, 면방직업 그리고 1950년대의 제당사업에서 지금의 IT산업, 의약사업 사이의 거리는 먼 듯하지만 가깝고, 가까운 듯하지만 멀다. 워낙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변신했기 때문일 것이다.

三養社의 느린 변화를 보여 주는 하나의 일화가 있다. 작년 11월 본사 사옥 리모델링 작업을 마쳤는데, 그 작업에 2년이 걸렸다고 한다. 다른 회사들 같았으면 성급히 몇 달 안에 끝내버리지 않았을까. 三養社의 이처럼 느린 변신을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은 「끊임없는 進化(진화)」이다.

三養社의 경영행보에 대해 이 회사 대표이사 金鈗 회장은 이렇게 말한다.
『革新(혁신)이나 革罷(혁파) 못지않게 조금씩 진화해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갑작스럽게 벌어지는 변화는 장점이 많은 대신 一過性(일과성)에 머무를 수 있다』


2010년 그룹 매출액 5조 원 목표

三養社는 金秊洙, 金相鴻(김상홍)·金相廈(김상하), 金鈗(김윤) 등 3代 80년에 걸쳐 존속해 온 만큼 급격한 변화를 감당할 토대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三養社의 2003년 재무제표를 보면 자본금 511억 원, 자산 9574억 원, 부채 3068억 원, 매출액 7877억 원, 당기순이익 381억 원, 부채비율 47%, 신용등급 A2였다. 2004년 전반기 실적은 매출액 4272억 원, 당기순이익 363억 원이다. 크지는 않지만 단단한 기업이란 인상을 준다.

三養社는 이런 내실을 바탕으로 장차 핵심사업群에 대한 집중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三養社 80년의 장수 비결은 급격한 변화가 아닌 「끊임없는 진화」에 있음을 알 수 있다.

三養社는 창업 80년을 계기로 화학·식품·의약·신사업 부문을 핵심사업群으로 선정하고, 2010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해 그룹매출액 5조 원, 자본 수익률 2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 200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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