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23) 쟈오커 쇼우비아오저커우왕 사장

시계 인터넷 쇼핑몰로 성공한 20대 청년사장

“시중에서 팔리는 시계 중에는 가짜도 많기 때문에 품질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명품 모조시계를 싼 가격에 판매하는 사이트도 있지만 저희는 모조품은 절대 취급하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온라인상의 신용거래가 일반적인 일이 되었지만 믿고 사는 것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중국에서는 돈을 먼저 지불하는 온라인 판매시장의 발전이 더디다. 선불제가 대세인 우리 온라인 판매시장과는 달리 주문한 물건을 받아 꼼꼼히 살펴본 후에야 대금을 지급하는 후불제 고객비중이 높은 것도 중국 온라인 판매시장 확대가 더딘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중국에도 신세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쇼핑몰 창업열기가 높다.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는 중국 인터넷 상거래 시장에서 보수적인 중국인을 상대로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데, 시계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한 지 불과 2년 만에 성공한 CEO로 주목받고 있는 청년사업가 쟈오커(趙克) 사장을 만났다. 개혁개방 바로 다음해인 1980년에 태어난 그는 중국이 1979년부터 실시한 계획출산 이후 태어난 독자(獨子) 1세대다.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훤칠하게 잘생긴 캐주얼 차림의 그는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 얼핏 학생 같았다. 창업한 지 불과 2년 만에 중국 인터넷 쇼핑몰 대표 CEO로 부상하다 보니 회사 분위기도, 직원과의 관계도 자유로운 편이다. “내일은 오늘과 분명 다르기 때문에 기다려진다”는 그는 중국의 주요 은행 중 하나인 공상은행 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1998년부터 공상은행에서 저축업무를 맡았어요. 은행에 들어가서 안정적인 직장을 갖게 됐다고 부모님이 많이 좋아하셨지요. 컴퓨터 프로그램을 좀 다루는 편이어서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한 은행시스템 기능시합에서 여러 차례 우수 직원으로 뽑히고 위에서 좋게 봐주시다 보니 은행 기층(基層) 저축소 교육업무를 맡기도 했었어요. 2001년에는 공상은행 분점 저축소 부주임이 됐고요. 승진이 좀 빠른 편이었지요. 은행원 생활이 불만족스러웠다면 그만두기 쉬웠을 텐데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 커서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1999년 9월 21일 새벽에 발생한 대만 대지진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중국의 실리콘밸리 격인 ‘중관촌’에 들러 친구를 도와 컴퓨터를 만지다가 지나가는 말로 “대만 대지진으로 컴퓨터 칩 생산 공장이 문을 닫아 조만간 램(Ram)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는 있는 돈을 모두 끌어 모아 램을 사들인 후 가격이 오를 때를 기다렸다.

“당시 램 하나에 120위앤 정도 했는데 나중에는 가격이 1200위앤까지 올랐어요. 램을 팔아 어렵지 않게 한 달 월급을 건졌는데 나중에는 그때 판 램 값이 일 년치 연봉에 맞먹더라고요. 안정적인 것도 좋지만 그러기엔 너무 젊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때부터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어요.”

2002년 1월, 그는 회사를 떠났다. 그를 놓아주지 않으려는 회사와 안정적인 회사생활을 바랐던 부모님을 반년 동안 설득한 결과였다. 그는 친구와 함께 사무용품 판매로 첫발을 내디뎠다. 순전히 발로 뛰는 영업력으로 베이징 시 전력공급국, 아주증권, 베이징 시 공안국 14곳, 중국공산당기율검사위원회, TOP그룹 등 정부기관과 대기업에 사무용품 고정납품을 성사시켰다. 사무용품 사업이 자리를 잡아갈 즈음 그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열어 그만의 사업체를 갖게 됐다.

“2003년부터 전자상거래 사이트 8818에 점포를 열어 휴대전화 등 통신제품과 통신주변기기를 판매했어요. 그때가 2003년이었는데 당시에는 중국 전자상거래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는 시기였어요. 우리 사이트에서 지멘스 휴대전화가 출시된 한 달 동안 1281대나 팔리면서 지멘스로 부터 북경지역 골드파트너로 선정됐지요. 소호샹청(soho商城), 6688, 8848과 같은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를 시작했고요.”



시장 수요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인 게 성공비결

스물여섯 살이 되던 2006년, 그는 여세를 몰아 그를 인터넷 쇼핑몰 사업가로 세상에 알려준 ‘쇼우비아오저커우왕(www.shoubiao.com.cn)’을 개설했다. 그와 얘기를 나누면서 느낀 것은 그가 선택한 품목이 의외로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첫 사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사무용품이나 세 번째 아이템인 시계 모두 참신한 아이디어 상품은 아니었다. 그에게 사업아이템 선택 기준이 뭐냐고 묻자, 그는 “사무용품도, 시계도 수요가 많다고 느꼈기에 시작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휴대전화 판매사업이 꽤 쏠쏠했지만 잘된다는 소문에 너나 없이 뛰어들다 보니 경쟁이 무척 치열했어요. 2005년부터 새로운 아이템으로 시계를 생각하게 됐죠. 당시 큰 백화점에도 시계 파는 매장이 없었어요. 시계가 비싼 사치품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시계를 차는 사람도 많지 않았지요. 서양에서는 시계를 필수품으로 인식하잖아요? 중국도 소득이 오르면서 점차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쇼우비아오저커우왕’은 중국어로 시계할인사이트(手表折網)라는 뜻이다. 그의 사업체의 가장 큰 장점인 저렴하다는 뜻을 쇼핑몰 이름에 그대로 새겨 넣었다. 그의 회사에서 판매하는 시계는 중고급품이다. C2C인터넷 대표 쇼핑몰인 타오바오왕(淘寶網)이 가격으로 승부하는 것과는 달리 서비스와 품질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시계 수입대리상들이 대부분 왕푸징에 있다보니 제품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왕푸징에 회사를 두게 됐어요. 시중에서 팔리는 시계 중에는 가짜도 많기 때문에 품질관리를 철저히 합니다. 명품 모조시계를 싼 가격에 판매하는 사이트도 있지만 저희는 모조품은 절대 취급하지 않아요.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은 1000위앤(한화 14만원 상당) 대 제품들이에요. 고객 중에는 직장인도 있지만 학생도 많지요.”

그가 시계판매업에 뛰어든 지 불과 1년 만에 중국 시계시장은 400억 위앤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는 500억 위앤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쇼우비아오저커우왕은 개설한 지 일 년도 안 돼 중국 <전자상거래> 잡지가 주관하고 상무부 정보사, 중국전자상거래협회, 중국인터넷 협회가 주최한 ‘제1회 중국B2C대회’에서 ‘2006년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사이트 TOP100’에 선정되고 ‘최고투자가치상’을 받았다. ‘2007년 안심거래사이트’로 추천되면서 중국 내 유력 대기업인 스샹(時尙)그룹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길지 않은 그의 사업인생에서 세 번째 성공을 거머쥔 그에게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구상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시계에 집중하고 싶다며 다른 품목에 도전할 계획이 당분간은 없단다.

건네받은 그의 명함에는 직함이 적혀 있지 않았다. 그에게 사장인지 이사장인지 직함을 어떻게 불러야 하느냐고 묻자, “글쎄요. 직함이 뭐 중요한가요? 그냥 사장이라고 하시죠”라며 웃는다. 중국 독생 자녀 1세대 CEO는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쓴이 김명신님은 현재 KOTRA 베이징무역관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중국학을 전공했으며, 중국 런민(人民)대학 경영학 박사과정 중이다.
  • 2008년 04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910

201910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9.10

event
event 신청하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30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