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떠오르는 CEO (21) 쟈메이치과체인 리우쟈 이사장

중국 치과업계의 대부

“우선 자금 면에서 가맹점을 모집할 필요가 없어요. 일반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점포를 빠른 시간 내에 확대하려고 할 때 프랜차이즈 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이 경우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수질 탓일 수도 있고 식습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중국인 중 치아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이 유독 많다. 길을 가다 눈만 돌리면 치아가 안 좋은 사람이 보일 정도다. 인구로 보자면 중국의 치과시장 잠재력은 무한하지만 2006년에야 1인당 GDP가 막 2000달러를 넘긴 중국에는 치과 치료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있다. 외환보유고 세계 1위, 무역액 세계 3위, GDP총액 세계 4위와 같은 중국의 화려한 총론의 뒷면에 정돈해 나가야할 각론이 아직 많다.

국유기업만 진입 가능한 장벽 높은 중국 의료시장에 사영기업 최초로 치과시장에 입성한 기업이 있다. 베이징 시내 곳곳에 간판을 내건 쟈메이(佳美)구강치과의 리우쟈(劉佳) 이사장. 중국 치과업계의 대부 격인 그를 만났다.

CEO는 대부분 처음 만나면 시간관계상 본론부터 얘기하고 싶어하는데 그는 자연스러운 담소로 시작하는 비즈니스 매너를 갖춘 CEO였다. 법학을 전공한 그가 어떻게 치과병원을 개업하게 됐는지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 처음에는 국가기관에서 근무했어요. 당시 공무원 월급이 너무 적어서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지요. 1990년대 초 사업을 시작해 2000년까지 총 12개 업종 20개 기업에 종사할 만큼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습니다. 의학을 제외하고는 부동산 개발 분야에 가장 오래 몸담으면서 돈도 꽤 벌었지요. 치과를 하게 된 계기요? 제가 필요해서요. 태생적으로 치아가 튼튼한 편이 아니다 보니 치과를 자주 다녔는데 국내 치료로는 해결이 안 돼 일본까지 건너간 적도 있었어요. 치아 하나를 여섯 번까지 치료 받은 적도 있어요. 이 낙후한 분야에 내가 직접 나서 보자 결심한 겁니다.”

그는 중국 상무부 부장을 역임한 보시라이(薄熙來) 당시 랴오닝성 다렌시장을 만나 “낙후된 치과시장 변화를 위해 사영기업이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고, 그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1996년, 사영기업으로는 중국 최초로 다렌에 쟈메이치과 1호점을 열었다. 가맹 방식이 아닌 직영 형태로 체인점을 늘려 나가면서 다렌 이외에도 2001년부터는 베이징을 거점으로 치과병원을 열었다. 그는 “연쇄 체인점 경영 위생부 허가를 받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한다.

“병원을 늘려 가려면 연쇄 체인점 경영 허가증을 받아야 하는데, 허가증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치과업에 종사한 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하고 의료사고가 전무해야 하지요. 쟈메이는 11년 만에 중국 사영 치과병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연쇄 체인점 경영 허가증을 받았는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의료허가개혁 논란도 있었어요.”

11년간 고진감래 끝에 치과병원 확장을 위한 정식허가를 거머쥔 쟈메이는 허가를 받은 두 달 뒤 1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하는 기록을 세웠다. 쟈메이는 올해 상하이, 션젼, 광저우 등 대도시에도 직영점을 개설하고 전국적으로 치과병원 100개 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새로 병원을 열거나 기존 병원을 인수하면서 2008년에는 전국적으로 치과병원이 300개 점에 이를 예정이고 2009년에는 나스닥에도 상장할 계획이다. 그가 100개 점에 가까운 병원을 모두 직영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자금 면에서 가맹점을 모집할 필요가 없어요. 일반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점포를 빠른 시간 내에 확대하려고 할 때 프랜차이즈 방식을 취하는데 이 경우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하면 2009년 상장하는 데도 불필요한 문제에 부딪칠 수도 있고요.”

그는 치과병원의 가장 이상적인 규모에 대해 준비금 30만 달러, 198~400㎡ 규모의 공간에 5~6개 치과용 유니트 체어를 갖추고 의사와 간호사 포함, 12명 정도가 단일 치과병원으로서 가장 수익률이 높은 규모라고 밝혔다. 품질관리를 위해 서비스교육에도 힘쓰는 쟈메이는 의사를 초빙할 때 5년 이상 치료경험과 3급갑(9등급으로 분류되는 중국병원 중 가장 높은 등급) 병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야 하고 무사고 치료기록을 보유한 부주치의급 이상을 고른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 외에도 쟈메이에서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의사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의사 가운을 잠시 벗고 연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치과 치료 받다 치과병원 차린 법대 출신

그는 3년 전부터 외국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치과 교육기관을 세우는 계획도 추진해 왔다. 이미 교육부 허가를 받아 내년에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세 곳에 교육기관을 세울 예정인데, 쟈메이 교육기관의 교육생이 쟈메이에 남기를 희망한다면 회사 차원에서 학비를 돌려줄 계획이라고 한다. 교육을 중시하는 그에게 경영인의 입장에서 본 의료업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의료업은 중장기 사업입니다. 한두 해로 반짝 수익을 내는 여느 업종하고는 차원이 다르지요. 치과병원을 처음 낸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손실만 3200만 위앤이 났어요. 한때는 자금난으로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제대로 된 품질이나 의료기술로 승부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어요. 중국 사영의료분야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쟈메이는 저에게 비즈니스 사업체 이상의 큰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말을 이으면서 그는 ‘쩐청즈주어(眞誠執着)’라고 쓴 성어를 내밀었다. ‘최선을 다해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그의 17년 사업경력을 초지일관으로 이끈 말이라고 설명했다.

쟈메이는 사업초기 치아 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노인층을 주요 공략대상으로 해 전체 의료서비스에서 치료 비중 80%, 미용 20%로 목표를 설정했지만 의료보험 혜택의 주요 수혜대상인 노인층의 지갑을 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 타깃고객층을 수정했다. 현재 쟈메이가 관리하는 종신고객의 대부분은 1970년대 출생자로 32세가 가장 많다. 월소득 1000달러 이상인 중상위층 화이트칼라로 전문대졸 이상이 주요 고객이며 전체 의료서비스에서 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70% 정도다. 임플란트와 금관(크라운) 사용 치료를 주로 하는 쟈메이는 임플란트 재료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한국 치과시장에도 관심이 많다.

“한국의 치과 의료서비스 수준은 중국보다 한 수 위지만 치료비가 비싼 편이지요. 그래서 한국의 치과시장에 진출할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법률적으로 한국 의료시장 진출이 가능한지를 타진 중이에요.”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고 인터뷰 중간중간 정확한 발음으로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는 주변에 한국 친구를 많이 두고 있는 대표적인 친한파 기업인이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중국에 진출한 한국 의료기업이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한국계 병원은 중국에 와서 한국인을 상대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중국에 주재원이나 교민이 많기 때문에 운영은 가능하겠지만 이 방식은 중국에서 한국 장사를 하는 것이나 진배없어요. 한국 병원들은 대부분 코리아타운 격인 왕징에 몰려 있지요. 한국인 의사를 채용하기 때문에 관리비도 높고요. 중국의 의료경영방식을 도입해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국에서는 중국 장사를, 한국에서는 한국 장사를 해야지요.”
글쓴이 김명신님은 현재 KOTRA 베이징무역관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중국학을 전공했으며, 중국 런민(人民)대학 경영학 박사과정 중이다.
  • 2008년 0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907

201907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9.07

event
event 신청하기
영월에서 한달살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