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개국에 내비게이션 수출하는 이봉형 지오텔 대표

처음부터 세계시장 노렸죠

“저희는 처음부터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공략했습니다. 덕분에 세계 50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죠. 국내시장에만 안주했다면 몇 배의 수익은 낼 수 있었을지언정 지금쯤 더 이상 뻗어나가기 어려운 한계에 도달했을 겁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저희 회사의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운전자들의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이 무선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주)지오텔(구 카포인트)은 자동차와 무선 인터넷 통신의 결합을 의미하는 텔레매틱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기업. 국내 운전자들에게는 ‘엑스로드’로 친숙한 이 회사의 내비게이션은 미국과 유럽, 중국, 남미, 일본 등 세계 5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그리스와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시장점유율 1위 고지를 점령했고, 해외 상품에 폐쇄적인 일본 시장에서도 진출 두 달 만에 산요를 누르고 휴대용 부문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중.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인 GM과 이탈리아 국민자동차 브랜드 피아트는 차량에 지오텔 제품을 부착해 판매하고 있다.


2000년 4월 설립한 이 회사는 2004년 66억 원, 2005년 375억 원, 2006년 77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눈부신 속도로 성장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500억 원으로 내수와 수출의 비율이 5대 5라고 한다. 짧은 기간 세계 10대 내비게이션 시스템 업체로 성장한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은 뭘까. 회사 설립 이래 일 년의 3분의 1을 해외에서 보내고 있는 이봉형 대표(49세)를 서울 신사동 지오텔 본사에서 만났다. 2004년 직원 10명과 함께 카포인트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 회사는 세계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무선 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지오텔과 합병, 본사를 서초동에서 신사동으로 옮겼다. 확장 이전 직후여서인지 사무실 입구에는 각계각층에서 보내온 축하화분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자동차 안에서도 초고속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와이브로 서비스 시대를 앞두고 위치 기반(LBS) 사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최근 노키아가 미국의 전자지도 업체 나브텍을 인수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 기기 분야에서 살아남으려면 한 발 앞선 기술로 업계를 선도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무선 인터넷 솔루션 업체인 지오텔과 합병한 것도 경쟁력 있는 기술 개발 차원에서죠.”

지오텔의 무선 인터넷 솔루션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 그는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 세계 내비게이션 시장을 리드하는 것은 물론 카포인트 시절 세계 50개국에 깔아 놓은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무선 인터넷 솔루션까지 수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정보통신 교수 하며 쓴 논문 현실화하기 위해 창업

창업 초기부터 세계를 무대로 직접 뛰어다녀 ‘해외 비즈니스의 일인자’로 불리고 있는 이봉형 대표는 대학교수 출신이다.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그는 강원대 법학과 졸업 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정보통신을 전공해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모교로 돌아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로 13년 동안 후배들을 지도했다. 국립대 교수로 평탄한 미래가 보장된 그가 총성 없는 전쟁터로 불리는 IT 업계에 뛰어든 것은 자신이 쓴 정보통신 관련 논문이 도서관에만 쌓여 있고 현실화되지 않는 것이 답답해서였다고 한다.

“1990년대 초부터 텔레매틱스 관련 학내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확신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성격이 낙천적이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였죠. 학내 벤처에서 함께 연구했던 제자들과 제가 마련한 1억 원이 설립 자본이었어요.”

설립 초기 사업은 자동차에 GPS 단말기를 부착, 사고가 나면 보험사 직원이 현장으로 바로 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었다. 내비게이션은 텔레매틱스 기술을 활용할 만한 사업을 찾던 중 발견한 금맥. 그는 기존에 출시된 내비게이션 제품들이 일단 차에 고정하면 떼기 어렵다는 데 주목했다. 차를 여러 대 보유하고 있는 집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훨씬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제품이 탈ㆍ부착이 가능한 포터블 내비게이션이다. 애초부터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낼 작정이었던 그는 이 제품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어 출시했다. 그리고 제품을 들고 미국과 유럽 등의 현지로 날아갔다.

“내비게이션은 미국의 군사위성을 이용하는 기기여서 지형이나 온도차 등 현지 환경에 따라 수신율이 떨어질 수 있어요. LCD도 영하 20도가 넘으면 작동하지 않죠. 오류 없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지에 가서 테스트해 본 후 보완 수정하는 작업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적인 가전전시회
IFA2007의 엑스로드 전시관.
한 번 가면 보통 6개월씩 체류하는 일이 많았고, 영국이나 일본처럼 차선이 우리와 정반대인 나라에서는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그렇게 노력한 덕분에 섭씨 50도가 넘는 중동은 물론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러시아에서도 오류 없이 작동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미국의 온라인 숍 베스트바이에도 제품이 들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베스트바이 진입도 이 대표가 직접 성사시켰다고 한다.

“2003년 본사에서 개발한 기기를 들고 미국으로 날아가 베스트바이 본사 근처 모텔에 베이스캠프를 친 후 몇 날 며칠 동안 테스트를 했죠. 그리고 그 결과를 리포트로 꼼꼼히 작성해 현지 환경에 맞게 수정한 제품과 함께 들고 구매 담당자를 찾아갔더니 ‘이런 제조사는 처음’이라며 납품 계약을 맺더군요.”

그렇게 황무지를 개척하듯 세계시장을 열어 갔지만 국내 매출 규모 순위는 늘 2위였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해외시장 개척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희는 처음부터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공략했습니다. 덕분에 세계 50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죠. 국내시장에만 안주했다면 몇 배의 수익은 낼 수 있었을지언정 지금쯤 더 이상 뻗어나가기 어려운 한계에 도달했을 겁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저희 회사의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지오텔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모터사이클용 내비게이션.(좌)
최근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엑스로드의 내비게이션.(우)
변화가 빠른 모바일 기기 업계는 기술과 노하우의 싸움이다. 지오텔은 2006년 영국 잡지 선정, 내비게이션 기술 부문 세계 톱5에 랭크되었고, 브라질 잡지 에서 실시한 평가에서도 내비게이션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오텔은 세계가 인정한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터사이클용 내비게이션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출시했듯 앞으로 등산용 내비게이션, 골프용 내비게이션 등을 개발해 시장을 다양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술과 노하우가 없으면 변화를 선도할 수 없고, 변화를 선도하지 못하면 빠르게 도태되는 게 이 업계의 생리다. 이 대표는 “2003년 세빗 전시회에서 만난 네덜란드 기업 탐탐은 당시 우리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유럽 현지에 맞는 기술을 개발해 지금은 연매출 7조 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우리 회사도 끝없는 기술 개발로 몇 년 안에 세계 500대 기업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진 : 장성용
  • 2007년 12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는 로그인 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911

201911

구독신청
낱권구매
전체기사

event2019.11

event
event 신청하기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30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