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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기공 전문가 황청풍 씨

코 고는 어머니를 위해 코골이 방지기 개발했어요

‘어둠 속의 불청객’, ‘수면 도둑놈’…. 코골이를 일컫는 표현들이다. 코골이는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까지 괴롭히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 이혼사유가 되기도 한다. 코골이는 수면 중 기도와 목젖 근육이 느슨해지고 혀가 안으로 밀려들어가 기도가 좁아지면서 생기는 증상. 좁은 통로로 공기가 들어가면서 입천장 뒷부분의 얇은 점막과 목젖이 문풍지처럼 진동하며 나는 소리라고 한다.

코골이를 피곤하거나 나이 들어 찾아오는 단순한 증상으로 알고 쉽게 생각하면 큰코다친다.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다른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은 코골이가 심할수록 고혈압 위험이 높다고 밝혔고, 영국 옥스퍼드 래드클리프 병원 연구팀은 코골이 치료 후 고혈압 환자의 혈압이 내려가고 심장마비 위험도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그 밖에 코골이가 발기부전, 뇌졸중, 당뇨, 신경 장애, 만성피로 등과 관련이 깊다는 임상 보고가 많이 나와 있다. 유아일 경우 성장 발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이런 연구 결과들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찍부터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치료가 발달해 왔다. 하지만 치료의 대부분이 비대해진 편도선을 레이저 시술로 작게 한다든가 늘어진 목젖을 잘라 내는 일이어서 꺼리는 이가 많다. 통증과 비용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 코골이 환자는 국내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인터넷 종합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 카페에는 코골이 동호회 ‘코해모(코골이 해결을 위해 모인 사람들)’가 결성돼 정보를 나누고 있다.

이들을 위해 코골이 해결사로 나선 이가 아이디얼 OA센터의 황청풍(41세) 대표. 치기공 전문가이자 원광보건대학 치기공과 겸임교수인 그는 국내 최초로 코골이 방지기를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전북 전주에 있는 아이디얼 OA센터 사무실에서 황 대표를 만났다. 그는 “잠자면서 악몽에 시달리고 하룻밤에도 몇 번씩 깨시는 어머니의 고통을 덜어 들이고자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희 어머니가 오랫동안 고혈압과 심장병으로 고생하셨는데, 병원에서는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치료를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어요. 몸이 허약하셔서인지 밤이면 코를 심하게 고시느라 깊이 주무시지 못해 지켜보는 저로서는 안타깝기만 했죠. 그러던 중 치의학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에 관한 연구보고를 듣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코를 골며 자다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아 공기의 흐름이 멈추는 증세가 1시간 동안 5회 이상, 7시간 동안 30회 이상 나타나는 질환.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자주 잠을 깨고 쉽게 가위에 눌린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고 이유 없이 피곤하다.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각종 성인병을 불러온다는 게 이 분야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찜질방 다니며 코골이 관찰

황청풍 대표는 어머니의 지병도 코골이에 원인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때부터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관련 자료들을 열심히 뒤졌고, 관련 세미나를 찾아 다녔다. 그런 노력 끝에 아래턱을 앞으로 당겨 주면 기도가 열려 숨쉬기가 훨씬 편하다는 이론에 맞춰 마우스피스 모양의 코골이 방지기를 개발하게 됐다.

“마우스피스 모양의 코골이 방지기는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개발돼 판매하고 있는 의료기입니다. 제가 특허를 받은 제품이 기존 제품과 다른 것은 턱을 당기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는 것이죠. 기존 제품은 조절이 불가능해 턱관절에 이상이 오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거든요.”

일반인이 보기에 지극히 단순한 원리의 기기지만 그가 이 제품을 개발하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는 “치과 관련 기기 제작에만 몰두했다면 이런 제품을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원광보건대 치기공과를 졸업한 그는 전북대 치과대학병원 교정과에서 3년여 동안 연구원으로 일하다 1993년, 교정기기 전문 회사를 설립했다.

“치과병원과 연계해서 하는 일이라 회사는 그럭저럭 잘됐어요. 그런데 몇 년 하다 보니 좀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원래 같은 일을 반복하면 쉽게 싫증을 내는 성격이거든요. 뭔가 다른 일이 없을까, 고민하다 스포츠용 마우스피스를 만들게 됐어요.”

코골이 방지용 마우스피스를 낀 모습.
그는 틀니를 제작하듯 사람마다 본을 떠서 만드는 마우스피스를 개발, 발음에 지장을 받지 않게 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오면 스포츠 마니아들에게 필수 용품으로 부상하리라는 기대로 개발했지만, 단가가 기존 제품보다 4배나 높아 시장에서 외면당했다.

그런데 그때 만들었던 마우스피스가 코골이 방지기를 만드는 데 바탕이 됐다. 그는 코골이 방지기를 내놓기 전 어머니를 임상시험 대상으로 삼았다.

“2년 넘게 어머니의 상태를 체크하며 제품을 만들었죠. 어머니는 요즘도 착용하고 주무시는데, 혈압이 많이 내려갔고, 코골이 정도도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코골이들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틈만 나면 찜질방을 들락거리기도 했다. 그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뚱뚱한 사람, 목이 짧고 굵은 사람, 입을 벌렸을 때 목젖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 입 크기에 비해 혀가 큰 사람, 잘 때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이 코를 고는 경우가 많다. 코골이 방지기는 의료용품이어서 수면센터와 치과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후 주문제작 형태로 만든다. 수면센터에서 하룻밤 자며 검사를 받아야 하고, 치과병원에서 구강구조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와 비용 부담 때문에 아직은 보편화되지 않았다.

“수술로 효과 볼 수 있는 코골이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 정도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코골이 방지기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지요.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지면 나중에는 중환자실에서 쓰는 공압기를 집안에 들여놓을 정도라고 하니 일찌감치 진단을 받아 보고 치료하는 게 좋습니다.”

황 대표는 코골이 방지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하기 병원 진단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바이오 코클립’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요즘은 기도 근육이 잘 발달한 관악기 연주자 중 코골이가 거의 없다는 점에 착안, 기도 근육을 스트레칭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코골이들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는 날까지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 신규철
  •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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