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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위즈위드 대표

쇼핑 좋아하던 소년, 쇼핑 감각으로 성공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엄마에게 “사내놈이 왜 이렇게 까탈스럽냐”는 구박을 받으면서 옷을 입을 때마다 자기 스타일을 고집했다. 고학년이 되면서는 직접 옷을 사 입었다. 30년 후, 이 아이는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 해외 브랜드를 수입 대행하는 온라인 쇼핑 업체 대표가 되었다.

국내 해외수입대행 시장의 52%를 점유하고 있는 위즈위드의 김종수 대표(42세). 어렸을 때부터 쇼핑 감각이 남달랐던 그는 인터넷 쇼핑몰 오픈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할 무렵 해외수입대행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해외수입대행은 해외 브랜드 제품의 구매에서부터 통관, 배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고 대행해 주는 서비스. 그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해외구매대행사업부의 본부장으로 있던 2000년 초 기획한 아이템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런 아이템을 생각해 냈을까.

“해외수입대행 서비스는 당시 신규사업을 구상하고 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해외여행 기회가 많아지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갈수록 다양해지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브랜드 종류는 한정돼 있었으니까요.”

아이템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오랜 쇼핑 노하우와 유통업계에 근무하며 쌓은 다양한 경험 덕분이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그는 미국 밴더빌트 대학에서 MBA를 마친 후 한화유통에 입사해 재무ㆍ기획ㆍ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이때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이나 면세점에 입점해 있는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업체 대표나 관계자들을 수도 없이 만났다.

1999년 SK글로벌로 옮긴 후 해외구매대행 사업 책임자가 된 것은 어릴 때부터 쌓아 온 탁월한 쇼핑 감각 덕분이었다. 해외 출장 중 함께 쇼핑을 하다 그의 뛰어난 감각에 감탄한 상사가 그를 그자리에 추천했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에 나갈 일이 생길 때마다 어느 브랜드가 세일이고, 이월 상품을 파는 곳은 어딘지 구체적으로 쇼핑 정보를 모아 놓았다가 짧은 시간에 쇼핑을 해오곤 했다.

“예나 지금이나 자동차나 골프에는 관심이 없어요. 시간 날 때마다 쇼핑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타입이죠. 하루 종일 아이쇼핑을 해도 지치거나 지겹기는커녕 아주 즐겁습니다. 보통 남자들과는 좀 다르죠?”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알아주는 상사를 만난 건 행운이었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국내 최초의 해외수입대행 서비스 회사를 설립한 것이 2000년 8월. 국내 고객이 미국 쇼핑 사이트에서 다양한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해외 운송을 대행해 주는 ‘위즈 어드레스’가 그 출발이었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구매한 물건을 현지에서 받아 한꺼번에 배송해 주는 방식이었다. 그 다음, 우리나라 카드로 결제하기 어렵거나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를 위해 결제에서 운송 대행까지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위즈 숍으로 발전시켰다.


수입대행 쇼핑몰로 대박, “이제 우리 브랜드 세계에 알려야죠”

2001년 3월 정식으로 사이트를 오픈한 위즈위드는 개성을 중요시 여기는 젊은 세대들의 호응에 힘입어 연 매출 200억 원대를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처음부터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만 취급, 저가 공세로 성장해 온 다른 온라인 쇼핑몰과 차별화한 것이 성공 포인트. 김 대표는 “돈 있는 멋쟁이, 패션 리더들을 겨냥한 사업이라 론칭 초기부터 광고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고 말한다. 위즈위드는 2004년 SK글로벌로부터 완전 독립했다.

“자본금이 42억 원이었는데, 론칭 홍보비로만 16억 원을 썼습니다. 국내 최고의 광고회사와 손잡고 최대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려 노력했죠.”

‘한국엔 없다! 위즈위드엔 있다’는 광고 문구는 패션 리더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위즈위드에 가면 원하는 건 뭐든 다 살 수 있다’는 입 소문으로 이어졌다. 그는 “우리 고객은 한 벌에 30만~40만 원 하는 청바지를 사 입는 멋쟁이들”이라고 말했다. 이후 위즈위드는 국내에 유통 중인 수입 브랜드와 국내 톱 브랜드 전문 숍 ‘위즈몰’, 의사들이 처방하는 기능성 화장품 중심의 국내외 스킨케어 제품 전문 숍 ‘스킨알엑스’ 등을 연이어 오픈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주방용품, 가구, 홈웨어 등 다양한 리빙 제품을 수입 대행하는 ‘하우올린’도 론칭할 예정이다.

“패션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시대입니다. 주방용품은 물론 집안의 가구와 인테리어를 트렌드에 맞게 옷을 갈아입듯 바꾸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죠. 하우올린은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미국ㆍ프랑스ㆍ이탈리아 등지의 인기 홈 리빙 브랜드들을 오프라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생각입니다. 해외 제품을 위해 항공 운송뿐만 아니라 해상 운송을 위한 시스템까지 이미 구축해 놓은 상태죠.”

위즈위드의 지면 광고들. 감각적이면서도 고급스럽다.
위즈위드는 이제 고가의 수입품에 필적할만한 국내 상품을 키우는 것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구축해 놓은 프리미엄 쇼핑몰 이미지를 살려 ‘W 콘셉트’라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한 것. 개성 강하고 뛰어나지만 인지도는 약한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상품 기획에서부터 생산, 유통 및 마케팅까지 통합 관리해 주며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시스템이다.

프랑스 <엘르>에까지 소개된 구두 디자이너 지니 킴(Jinny Kim)과 여성복 디자이너 김재현 씨의 자르뎅 드 슈에뜨(Jardin de chouette)가 대표적인 상품으로 론칭하자마자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앞으로 실력 있는 디자이너들을 많이 발굴해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 갈 생각”이라고 말한다. 온라인 숍을 마케팅 플랫폼으로 활용해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개성이 뚜렷한 패션 스토어를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패션 타운에 동시에 론칭하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

위즈위드는 직원 80여 명의 그리 크지 않은 회사다. 그런데 직원들의 출장비로 나가는 경비가 한 달에 4500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그때그때 세계 패션 트렌드를 읽고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머천다이저들의 해외 나들이가 잦기 때문이다. 그들에 비하면 대표인 그의 해외 출장은 많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저는 사업 정보나 아이디어를 인터넷 웹서핑으로 얻습니다. 세계 각국의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 온갖 정보가 다 있죠. 주말에도 사무실에 앉아서 웹서핑하는 것으로 시간을 다 보내곤 합니다.”

매일 밤 10시가 넘어야 퇴근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주말에도 출근한다는 그에게 부인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다고 하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틈틈이 아이와 아내를 위한 쇼핑으로 보답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제가 골라 주는 핸드백과 옷에 불만을 가져 본 적이 없어요.”

사진 : 이창주
  • 200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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