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택 심포니에너지 대표

태양광 좇던 해바라기 인생 15년 만에 꽃피웠죠

결혼도 뒤로 미룬 채 태양광에너지 연구에 젊음을 올인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흥미롭고 변화무쌍한 분야였기 때문.
환경오염이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 10년 후에는 자연 에너지가 각광받으리라는 믿음이 더해졌다.
“야, 너 미쳤냐?”

대학원에 다니던 1990년대 초, 윤정택(45세) 심포니에너지 대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가 태양전지를 대학원 전공으로 택했을 때 주변에선 모두 ‘잘나가는 메모리나 LCD 쪽 놔두고 왜 하필 태양전지냐’며 그의 미래를 걱정했다. 당시 태양전지는 같은 반도체 분야인데도 취약했고 비전이 없어 보였다.

그는 주변의 우려와 반대를 떨치고 태양전지 전공을 고집했고, 이후 15년 넘게 그야말로 태양광에 미쳐 살았다. 대학원 졸업 후 들어간 태양광에너지 연구소는 외부 지원이 끊겨 문을 닫았고, 뜻있는 분을 도와 설립한 태양전지 회사는 부도가 나는 등 시련의 연속이었지만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태양광을 좇는 태양광(太陽狂)이 되어 갔다.

결혼도 뒤로 미룬 채 태양광에너지 연구에 젊음을 올인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흥미롭고 변화무쌍한 분야였기 때문. 환경오염이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 10년 후에는 자연 에너지가 각광받으리라는 믿음이 더해졌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주)심포니에너지 본사 전경.
그 ‘확신’은 지금 현실로 증명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지구 온난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체에너지 분야가 서서히 부각되는가 싶더니 최근 2~3년 사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것. 덕분에 2004년, 광주광역시의 모 건설회사에 제안서를 내 설립한 (주)심포니에너지도 하루가 다르게 덩치를 키워 가고 있다. 설립 초기 건설회사 사무실 한켠에 책상 하나 놓고 시작했던 이 회사는 현재 연매출 380억 원(2006년 기준)에 직원 120명을 거느린 태양전지 발전 시스템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6월에는 스페인에 있는 태양광에너지 발전회사에 600억 원대의 태양전지 모듈을 납품하기로 해 화제를 낳았다.

15년 해바라기 끝에 꽃을 피웠고, 이제 조금씩 결실을 맺어 가고 있는 태양광 박사 윤정택 대표. 광주광역시 용동에 있는 심포니에너지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설립할 때부터 지금껏 같은 공간을 쓰고 있다는 그의 사무실에는 바이올렛 빛깔의 태양전지 모듈이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색깔이 참 예쁘죠? 요즘 스페인과 이탈리아, 독일 시골 마을의 지붕들이 하루가 다르게 이 색깔로 바뀌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유럽의 경우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보니 태양광 에너지 분야가 우리보다 훨씬 발달해 있고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요. 지금 속도대로라면 태양광 제품 시장은 앞으로 1만 배 이상 커질 겁니다.”



내 고향 금오도에도

태양광 설치했어요 일찍이 이 시장을 읽고 있던 윤 대표는 심포니에너지를 태양전지 모듈 전문 기업으로 출범시켰다. 태양전지 모듈은 태양전지 여러 개를 연결해 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어 주는 태양광 발전 시스템. 태양전지는 반도체 칩이 내장되어 있는 유리 모양의 폴리 실리콘 판으로 일본의 샤프와 독일의 큐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하고 있다. 태양전지는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수조 원의 자금이 들어가 중소기업은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라고 한다.

“현재는 일본과 독일 등지에서 전량 수입해 쓰고 있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도 오르고 물량도 달리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생산해 준다면 저희 같은 모듈 전문 업체의 경쟁력이 상당히 올라갈 텐데 아직은 관심들이 없는 것 같네요.”

심포니에너지가 생산하는 태양전지 모듈은 사실 국내에 공급하기도 빠듯하다. 이 회사는 모듈 생산은 물론 시스템 설치 작업까지 한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100여 개 발전소가 주요 고객. 최근 들어서는 학교와 국책연구소 등 공공기관과 아파트, 일반 주택 등에도 태양전지 모듈을 많이 설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설치한 것 중 대표적이라고 할 만한 곳이 전남 강진에 있는 태양광발전소 남해에너지와 서울 광진구 서울숲 안 청계천 유지보수용 정수장에 설치한 태양광발전소이다. 대지 5만㎡ 부지에 설치된 남해에너지는 시간당 1000㎾를 생산하는데, 이 정도 전력이면 보통 가정 330세대가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서울숲에 설치한 발전소의 경우 시간당 31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청계천은 한강 물을 전기로 끌어올려 정수한 후 흐르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수장에서 생산되는 태양광에너지 덕분에 전체 전력의 3분의 1 정도는 절약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보통 가로 세로 1m짜리 태양전지 모듈을 설치하면 시간당 평균 100W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3㎾정도면 보통 가정에서 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윤 대표는 “저희 회사는 본사 건물 지붕과 공장부지 곳곳에 설치한 태양전지 모듈 덕분에 전기료가 들지 않는다”고 자랑한다. 아닌 게 아니라 심포니에너지 본사 건물과 공장 지붕 여기저기에는 거대한 태양전지 모듈이 설치되어 있었다. 시간당 99㎾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일사량이 좋은 4월에서 10월까지는 전력 생산량이 제법 높습니다. 보통 가정용으로 공급하고 있는 2㎾짜리만 설치해도 한 달에 몇 만 원씩 내는 전기료를 몇 천 원씩으로 줄일 수 있죠. 1㎾짜리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총 8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 부담스럽긴 한데, 한 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게다가 지금은 자연 에너지 사용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설치비의 60%까지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윤 대표는 “제 고향 금오도에 50가구가 설치했는데 요즘 같은 때는 한 달에 전기료를 500~600원밖에 내지 않는다”고 자랑이다. 금오도는 전남 여수에서도 배로 1시간가량 더 들어가야 하는 섬. 햇빛이 좋은 이곳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마친 그는 순천고를 거쳐 중앙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시골 중학교에서는 줄곧 수석이었기 때문에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간다고 했을 때 다들 기대가 많았죠. 그런데 태양광발전소를 짓겠다고 하니까 다들 ‘그 무슨 봉이 김선달 낙동강 오리알 팔아먹는 이야기냐’며 믿질 않더군요. 처음엔 설득하느라 애 좀 먹었습니다.”

태양광발전소는 전력 공급이 어려운 도서 지방에 인기가 많다. 무인도가 아닌 섬에는 거의 다 설치돼 있거나 설치 중이다.

국내 시장도 이렇게 확대되고 있지만, 그는 미래를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더 적극적이다. 2005년 까다롭기로 유명한 독일의 TUV(품질인증협회)로부터 품질우수인증서를 받은 이후 유럽에서는 이미 심포니에너지의 제품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심포니에너지의 경쟁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주저 없이 “불량률 제로인 제품의 우수성에 있다”고 답했다.

사진 : 이창재
  • 200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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