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의 편지] 천안행 급행전철

일요일인 지난 2월27일 오전, 새로 지은 서울 용산역 플랫폼에 「천안 급행」이라 쓰인 전철이 들어섰습니다. 100여 명의 승객들이 열차에 오르고 定時(정시)인 10시 59분에 열차가 떠났습니다. 1월 말부터 한국철도공사가 천안까지 연장 운행하는 수도권 전철이 하루 80여 회씩 다니고, 그중 하루 15회 정도 운행하는 급행 전철은 서울역에서 1시간 20분 정도면 천안까지 간다는 얘기를 듣고 나선 여행입니다.

가리봉역까지는 모든 역에서 정차하더니 거기서부터 수원까지는 12개 역 중 안양역에만 서고 계속 달렸습니다. 수원까지 40분, 이후 45분을 더 달려 12시 25분에 충청남도 천안역 플랫폼에 도착했습니다. 천안역 출구를 나가며 서울서 사용하는 교통카드를 찍으니 총 2200원이 빠졌습니다. 고속철은 39분에 1만1400원, 새마을호는 59분에 8000원, 무궁화호는 66분에 5400원, 고속버스는 1시간(서울 강남터미널서 천안터미널)에 4200원입니다.

천안역 광장에서 목천 독립기념관을 지나 병천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25분 만에 병천서 내려 전국적으로 소문난 순대국을 먹고 아우내 장터를 한 바퀴 구경하고 다시 천안에 돌아왔습니다. 역 광장 부근에 있는 전국 최초의 호두과자점인 「학화·할머니 호두과자점」에서 선물용 호두과자도 몇 개 샀습니다. 3시 42분 천안을 떠난 급행 전철은 내려갈 때보다 더 빨랐습니다. 성환과 평택 사이를 달리는데 해운대서 서울로 가는 무궁화호를 추월했습니다. 무궁화호의 승객들이 무슨 차인지 바라보는데 제가 탄 차 안의 아이들은 좋아라 떠들었습니다. 용산역 도착은 5시 5분이었습니다.

인구 50만의 천안과 20만의 온양, 평택과 안성의 30만 등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 주민 100만 명 이상이 교통혁명을 체험 중입니다. 65세 이상 노인들은 전철망을 이용해 공짜로 서울을 오갈 수 있게 됐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남대문ㆍ동대문 시장이나 서울의 곳곳을 쉽게 드나들게 됐습니다. 저희 회사의 천안서 전철로 출퇴근하는 동료는 인천보다 천안이 더 서울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90km 떨어진 충남 천안이 수도권에 편입된다는 것은 한 달 걸리던 태평양 뱃길을 10시간대로 당긴 제트비행기 발명 이상의 교통혁명이 될 겁니다. 지방에 살면서도 수도권의 혜택을 가까이 누릴 수 있는 것이 결국은 선진국 국민이 되는 길이 아닐까도 생각해 봤습니다. 몇십 조를 들여 「기러기 首都(수도)」를 만드느라 국력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대중교통망의 확대가 국민을 위한 정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하루였습니다.■
  • 2005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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